정재학을 변호한다
존칭은 생략한다. 나는 박근혜나 이명박에게나 누구를 지칭할 때도 존칭을 생략해서 글을 썼다. 정재학은 아스팔트에서 왕 고참급 논객이다. 이 바닥에서의 년식이 나와 비슷하거나 나보다 몇 달 정도 고참으로 생각할 정도로 이 바닥에서 나와 함께 잔뼈가 굵었다. 자유논객연합을 만들고 논객넷을 만들 때도 나와 정재학은 항상 함께 했다.
그래서 정재학을 징계해야 하는 문제에서 나는 큰 갈등을 겪었다. 여러 군데로 자문을 구하기도 했지만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았다. 오랫동안 함께 해온 동지였기도 했고, 서로가 인정해주는 글쟁이들이기도 했다. 나는 정재학의 글을 좋아한다. 그는 공식적 시인 간판도 가지고 있기에 그의 글에서는 남들과 다른 감성이 있어서 좋다. 그래서 나는 항상 그의 글을 우대했다. 딱딱함과 정치적 용어가 난무하는 논객넷 칼럼 중에서 그의 글은 남다른 풍미를 풍겼다.
나는 논객넷의 회장으로서 회원을 징계하거나 퇴출하는 문제에서 항상 반대를 해왔다. 그 회원이 칼럼위원일 경우는 목숨을 걸고 논객 보호에 앞장섰다. 대표논객의 보호가 회장으로서의 가장 중요한 임무 중의 하나로 꼽는 사람이 바로 나였다. 그래서 정재학의 징계에는 징계를 해선 안 되는 이런저런 이유들이 많았고, 나의 뇌리에도 그런 신호들이 뇌를 흔들었다.
그와 오랫동안 함께 했던 논객 비바람으로서는 징계를 하지 말아야 했고, 논객넷을 이끌어가야 할 회장 비바람으로서는 반반 갈등이었다. 그러나 이런 많은 이유에도 불구하고 나는 징계를 하기로 결정했고 회장단과 고문단에게도 통보했고 동의를 구했다. 공과 사는 구별해야 했고, 차후에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전 회원들 앞에서 읍참마속 하여 일벌백계가 필요한 사안이었다.
정재학의 반대는 시일을 놓쳐도 한참이나 놓쳤다. 몇달 동안 나 혼자 낑낑대며 이런저런 작업을 해온 노고는 고려사항이 아니었다. 논객넷 대표논객 90% 이상이 참여한 과업에서 혼자만 독불장군처럼 고집을 부리는 것은 정도가 아니었다. 논객넷에서 모두가 참여하여 앞으로 나아가는데 혼자만 반대하여 기차를 정지시키는 그 모습이 무엇을 상징하는지 정재학은 몰랐다. 그건 독선이고 전체에 대한 모독이었다.
그의 반대 이유도 그의 개인적 또는 가문의 내력 때문에 반대하는 일종의 똥고집이었다. 그의 집안은 일제시대에 많은 핍박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친일은 일종의 매국이라고 주장한다. 정재학은 20여년 동안 논객을 했지만 헛것의 세월이었다. 비바람은 국가와 미래를 위해서 논객을 했건만, 정재학은 가문과 자존심을 위해서 논객을 했더란 말인가.
논객넷에서는 어떤 주장이든 무엇이든 가능하다. 그러나 작은 길에서는 논객들이 개인적 색깔에 따라 백가쟁명의 주장을 할 수 있지만, 큰길에서 단일대오를 형성하여 총 전진 할 때에는 개인적 주장이나 주관적 사안은 잠시 접어두어야 한다. 단일대오의 총공격에서 개인적 사정에 따라 서로가 이탈한다면 그건 오합지졸이자 콩가루 단체가 된다.
논객넷에는 역학도사나 목사도 있고, 태극기 공화당파도 있고, 안정권 하느님파도 있다. 이 모두가 자기 주장만을 앞세운다면 그건 지리멸렬이다. 그리고 일제시대에 핍박을 받은 사람은 어디 정재학의 조상뿐일까. 그리고 조상이 핍박 받았다고 해서 그 핍박받은 자손이 백 년의 세월 후에 일제의 자손을 상대해서 조상의 원수를 갚겠다고 벼르는 것은 도대체 어느 동네의 전설이란 말인가.
정재학의 친일 공격은 정확하게 김일성의 주장과 남한 좌익의 주장을 닮았다. 종북척결의 기치를 내건 논객으로서 그 주장이 부끄럽지도 않단 말인가. 그래서 20년의 세월이 헛살았다는 것이다. 그래도 논객 간판을 달았다면, 논객서당의 강아지도 친일 공격이라는 것이 빨갱이들의 미친 헛발질이라는 것은 알고도 남는다.
그래서 나는 정재학의 징계를 결정했다. 왜! 이번 징계가 논객 정재학에게 잠시 필설을 내려두고 쉼터를 제공해 주면서 자기 뒤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구멍에서 싸우면 평생 구멍만을 생각하다가 늙어 죽는다. 잠시 멀리 떨어져서 뇌를 식히고 천천히 논객넷을 쳐다보노라면 친일과 반일의 극명한 색깔이 눈에 들어 오리라 믿는다. 논객 정재학의 용맹정진을 바라면서 이글을 써보았다.
비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