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남긴 방명록이 화제가 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방명록에 '대한민국은 한층 번영되고 행복한 지구촌을 만들기 위해 UN과 항상 같은 편에 설 것'이라는 글귀를 남겼는데, 방명록의 글씨가 한글이 아닌 영어였던 것, 그것도 유려한 필기체로 박근혜 대통령은 방명록을 작성했다,
글씨는 글쓴이의 교양을 표출한다, 그 글씨가 공인으로서 방명록에 남기는 글씨라면 방명록에 남겨진 글씨체나 단어 하나에도 더욱 각별한 의미가 스미게 된다, 게다가 그 방명록의 주인공이 한 국가를 대표하는 인물이라면 그 글씨에는 그 나라를 통채로 상징하는 국격이 스며들게 된다,
박근혜는 외국어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유려한 필기체를 선보임으로서 박근혜의 외국어 내공은 벼락치기로 쌓은 것이 아니라 길고 오랜 세월의 다듬질을 거쳐 완성된 것이라는 보여줬다, 박근혜의 유려한 글씨, 단아한 패션, 그리고 박근혜에게서 뿜어지는 우아한 기품은 대한민국의 국격을 상승시켰을게 틀림없다,
박근혜의 방명록에 특별히 눈길이 가는 이유는 지난 세월에 국가 지도자급 인물들이 보여줬던 방명록 때문이다, 2007년 현충일에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던 이명박 대통령은 방명록에 두 개의 문장을 적었다, 그러나 그 짧은 문장에는 맞춤법이 틀린 곳만 세군데나 되었다, 좌익들로부터 조롱이 쏟아지는 것은 불문가지였다,
방명록하면 절대 빼놓아서는 안 되는 인물이 안철수이다, 작년 대선 예선전이 한창일 때 안철수는 강원도 원주를 방문했다, 거기에서 안철수는 영원히 인구에 회자될 방명록을 작성했다, 그 유명한 '꿈꿈니다' 방명록이 그 때 작성되었다, 그것도 16 글자 밖에 안되는 짧은 문장 하나를 쓰면서 안철수는 맞춤법을 틀렸다,
이명박의 맞춤법은 이명박의 나이 탓과 걸핏하면 바뀌는 문법 때문이라는 핑계라도 댈 수 있었지만, 안철수의 맞춤법은 문법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소리나는 대로 적은 초등학생의 수준이었다, 더군다나 안철수의 글씨는 지렁이가 기어가는 딱 초등학생의 글씨체였다, 그가 박사였고, 대학교수였고, 세계적 석학에다가 대통령 출마자라는 사실이 전혀 믿기지 않는 그런 글씨체였다,
안철수가 광주 5.18묘지를 방문하여 남긴 방명록의 글귀는 '고이 잠드소서'였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인물이 남긴 방명록이 달랑 6글자였다, 대통령이나 대권주자의 방명록은 그 글자 하나하나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국민들은 거기에서 그 인물의 자질과 교양과 인문학적 소양과 정치의 포부를 보려한다, 그런 의미에서 6글자의 안철수는 대가리가 텅 빈 깡통이었다,
5.16혁명 직후에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경상도 어느 마을을 방문했을 때였다, 마을의 촌노들이 커다란 책상 위에 지필묵을 준비해 놓고 박정희를 기다리고 있었다, 박정희의 '인문'을 시험해 보겠다는 노선비들의 패기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박정희는 그 중에서 가장 굵은 붓을 골라 들고, 커다란 종이에 거침없이 충성 忠자를 써넣었다,
박정희의 글씨는 유려하지 못했지만 박정희의 배포는 한 나라를 다스릴 정도가 되었다며 촌노들이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박정희는 서예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초기의 박정희 서체는 보통이었지만, 말기의 서체는 '박정희체'로 명명될 정도로 독보적인 일가를 이루었다, 이것 역시도 길고 오랜 세월의 각고 끝에 탄생된 것이었다,
유려한 문체로 물 흐르듯 영어를 써내려가는 박근혜를 보니, 방명록 앞에서 뭐라고 써야 될 지 머뭇거리다가 달랑 6글자를 방명록에 쓴 사람이 생각난다, 다음부터는 대통령 후보자들에게는 받아쓰기 시험도 치러야 할 것 같다, 맞춤법 틀리는 대통령, 방명록 앞에서 식은 딸 뽈뽈 흘리는 대통령,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러고 보니 이번에 대통령은 제대로 고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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