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주도로 노란봉투법 제정을 추진하자 외국계기업들이 법적책임의 범위를 추상적으로 넓혀 기업인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만들고 경영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반발하며 형사처벌 위험에 직면한다면 한국시장에서 철수할 수 있다고 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주도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이른바 ‘노란봉투법’의 제정을 추진하자 외국계 기업들이 탈(脫)한국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외국계 기업들은 이 법이 시행되면 하청업체와의 교섭 의무 등 법적 부담이 늘어나는 데다, 경영 활동도 많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는 지난 28일 낸 입장문을 통해 “노란봉투법은 근로계약 여부와 무관하게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법적 책임의 범위를 추상적으로 넓혀 기업인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만들고 경영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외국인 투자 기업들은 노동 관련 규제로 인한 법적 리스크에 민감하다”며 “교섭 상대 노조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교섭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형사처벌 위험에 직면한다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상의는 한국에 진출한 유럽 기업 400여 곳이 소속된 단체다. 유럽에 본사를 둔 자동차, 항공, 식음료, 금융 관련 회사들이 가입해 있다. 주요 회원사로는 BMW, 메르세데스-벤츠, 루프트한자를 비롯해 오비맥주의 모회사인 AB인베브,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등이 꼽힌다.
유럽상의 회원사를 비롯한 외국계 기업들은 노란봉투법 핵심 쟁점(사용자 범위, 쟁의행위 개념, 손해배상책임 제한) 중 사용자 범위를 확대하는 노조법 2조 개정안을 특히 주시하고 있다. 근로계약 여부와 무관하게 사용자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법적 리스크가 커진다는 점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핵심은 원청업체도 하청 근로자의 사용자로 인정돼 교섭 의무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기존 노조법은 근로계약 관계를 맺고 직접 고용한 사업주만 사용자로 한정했지만, 개정안은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하고 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곳으로 사용자의 범위를 넓혔다.
외국계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체는 통상 2, 3차 하청업체를 협력사로 두고 있다. 수입차를 예로 들면 부품, 물류뿐 아니라 판매, 수리 등을 담당하는 딜러사가 모두 협력사에 해당된다.
사실상 간접 고용된 하청 근로자를 비롯해 파견, 비정규직, 특수고용 노동자가 줄줄이 교섭을 시도할 경우 원청업체의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많다.
AB인베브의 경우 오비맥주를 인수한 이후 물류를 담당하는 사내 하청 근로자들과 갈등을 빚어왔다. 오비맥주는 대형 물류회사와 1차로 계약을 맺고 해당 물류회사가 중소 협력사에 다시 업무를 위탁하는 식의 계약 구조를 갖고 있는데, 중소 협력사 소속 직원들은 이 과정에서 고용 불안에 시달린다면서 원청이 책임질 것을 주장했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는 미국, 독일, 프랑스 상공회의소에 이어 국내에서 네 번째로 큰 외국 경제 기구입니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는 독일과 프랑스를 포함한 다른 유럽 기업들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이한 공식 입장으로 알려져 있으며, 9월 발간 예정인 백서에 노동조합법 제2조 개정 관련 요청을 포함할 예정입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또한 노란봉투법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으며, 이르면 30일 입장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AMCHAM은 작년에 "노란봉투법이 외국 기업의 성공과 장기적인 투자 유치에 필요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경영 환경을 조성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으며, 투자 대상지로서 한국의 매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외국 기업들 사이에서는 국내 노동 경직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기업 관계자는 "노조와의 협상은 물론 채용, 해고, 임금 조정 등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한국 내 사업장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FKI)가 100인 이상 외국인투자기업 439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7%가 한국의 노사관계가 "대립적"이라고 답했습니다. 64%는 한국 노동시장이 경직적이라고 평가했으며, 13%는 지난 10년간 각종 노동규제 강화로 인해 사업 철수나 감축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외국 기업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은 다음 달 4일,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을 처리하겠다는 의향을 밝혔습니다. 이 법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두 차례 국회를 통과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결국 폐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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