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옛날에 논객들이 친이 친박으로 갈라져 피튀기는 싸움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논객넷에서 친윤, 비윤의 색깔을 가진 논객들의 논설 색깔이 달라지는, 그런 수준이 아니라 박빠 논객과 명빠 논객들은 대부분이 상대방을 부모님 웬수보듯 하던 시절이었다. 예외로 나는 약간 빠돌이 전쟁에서는 비켜선 입장이었는데, 수시로 박근혜 비판 논설을 썼기 때문에 박빠들로부터 위장박빠라는 공격을 받기도 했다.
박빠논객, 명빠논객이라는 것은 사실 논객이라 부르기엔 좀 그랬다. 그들의 주요 소재나, 목적은 대한민국의 정체성 보다는 그냥 자기 주군을 위한 빠돌이들의 전쟁이었다. 그 당시의 소모적인 경험은 논객넷을 운영하는데 중요한 자산이 되었다. 그래서 논객넷의 확실한 목적은 '대한민국을 위하여'라는 고지를 향해 가는 것이라는 것을 항시도 잊지 않고 있다.
그 당시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개똥이(가필명)라는 논객이 있었다. 글도 수려하게 썼고, 박근혜를 지지하며 이명박에 비판적인 것도 나와 비슷해서 비록 인터넷에서 필명으로만 만나는 사이였지만, 댓글로 소통하며 어떤 유대감과 동지애 같은 것이 싹트고 있었다. 경선에서 이명박이 승리하고 나는 비통에 잠겨 있을 때였다. 개똥이가 게시판에서 절필 선언을 했다. 약간 황당했다.
개똥이의 선언은 대충 이랬다. 나는 한나라당 당원으로서 경선이 끝났기에 이제는 절필하겠다. 한나라당 당원으로서 이명박을 비판할 수 없다. 그래서 떠나겠다. 나는 개똥이의 선언을 이해할 수 없었다. 비바람과 개똥이의 차이는 목표의 차이였다. 비바람은 종북척결을 위하여 인터넷에 나와 글을 쓰고 있었지만, 개똥이는 당원으로서 박근헤에게 줄을 댔고, 그래서 박근혜를 빨아주는 글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개똥이의 줄은 패배하는 줄이었고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
이런 젠장, 한나라당 당원이면 어차피 박근혜가 되나, 이명박이 되나 마찬가지인데, 게시판에서 짖어대는 이유는 뭔데? 아마도 개똥이는 이명박을 비판했던 과거를 지우고, 이명박에게 줄을 대어 이명박 빨아주는 글을 쓸려고 했던 걸로 추측이 된다. 그때 개똥이는 줄을 잘 찾아서 나중에 한자리라도 받았을까 모르겠다. 이 글은 4편에 썼던 '빠돌이 논객'과 비슷하다. 빠돌이라는 단어 대신 정당원이라는 단어를 넣으면 똑같은 논조가 된다.
빠돌이 논객은 시야가 좁아진다. 자기 주군을 기준으로 글을 쓰기 때문이다. 정당원 논객도 마찬가지다. 정당에 가입한 논객은 자기 정당을 기준으로 글을 스기 때문에 빠돌이 논객처럼 시야가 좁아진다. 무릇 논객이 될려면 대한민국 논객이 되어야 한다. 이슬 맞으며 밤에 쓴 글은 태양이 뜨는 낮에는 부끄러워진다. 특정 정당만을 위하여 쓴 글은 나중에 철이 들었을 때 부끄러워진다. 그래서 개똥이처럼 이름을 바꾸고 과거를 지우려 한다.
논객은 어쩌다 한번씩, 아니면 자주, 경찰서에서 호출을 받는다. 논객의 글에 언급된 종북좌빨 인사가 논객의 글을 트집잡아 고소장을 쓴 것이다.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을 때 절대 빠지지 않는 질문이 있다. "피고는 정당에 가입하였습니까" "가입하였다면 피고는 어느 정당입니까" 나는 항상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정당에 가입한 적이 없습니다" "나는 대한민국을 위하여 이 글을 썼습니다"
대한민국을 위하여 쓴 글은 그 어느 때에라도, 그 어디서에라도 절대 부끄럽지 않다. 세월이 흘러 자식들에게 손자들에게도 부끄럽지 않을 글을 쓰고 싶다면, 대한민국을 위하여 글을 쓰라. 유튜브를 위하여 또는 특정 정당을 위하여 글을 쓰는 논객은 논객이 될 수 없다. 논객넷의 논객들은 대한민국을 위하여 글을 쓰는 대한민국 "빠" 논객들이어야 한다. (계속)
비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