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실의天主實義》에 나타난 윤회론輪廻論 비판
마테오 리치(Matteo Ricci,1522-1610)는 중국에서 사역한 가톨릭 선교사인데 이탈리아의 예수회의 수사였다. 1583년에 중국에 들어가 중국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십계명을 중국어로 번역한다. 북경에 도착해 지식인들과 황제에게 서양학문을 소개하곤 했는데 이 《천주실의》는 그가 한문으로 쓴 가톨릭 소개서이다. 이 책은 명나라 말기 사대부들의 베스트셀러가 됐었다고 한다.
그 내용은 우주만물의 창조주가 있어 만물을 다스리고 있으며 인간영혼은 죽음이 없는 영원한 것이고 사후에 심판을 받는다는 것과 불교의 윤회설을 비판하고 그리스도교 신앙만이 구원을 준다는 줄거리다.
이 책의 한글버전(노용필 역, 어진이출판사)으로 그 내용을 간단하게 살펴 보자면 그 영혼론 부분에서 서양 중세의 스콜라철학을 연상케 한다.
아울러 윤회론을 비판하는 점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이 책의 제 5편인 윤회론 비판 부분을 일부나마 스케치해 본다.
사람의 육신은 비록 죽을지라도 영혼은 죽지 않으며 영원히 존재하고 불멸하면서 사후 천당과 지옥을 살게 된다.
윤회輪廻는 피타고라스Pythagoras로부터 제기 되었는데 석가모니가 절취한 것이다. 피타고라스는 사람들이 악을 행하고도 거리낌이 없음을 항상 마음 아파하다가 자기 명성이 알려지면서 기묘한 것(윤회설)을 주장했다.
윤회설은 이치를 거스르는 게 너무 많다. 사람은 누구나 예전 세상을 하나도 기억하지 못한다.
석가모니가 사람의 혼이 다른 사람의 신체에 의탁하거나 다른 짐승의 육체에 들어가거나 해서 다시 이 세상에 산다고 하는 것은 확실한 거짓말이다. 사람의 영혼이 자신의 신체에 합하는 것이지 어찌 자신의 혼으로써 다른 사람의 신체에 합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다른 부류의 짐승 같은 육체에 합할 수 있겠는가?
사람이 길짐승의 천한 것에 들어감이 곧 형벌이라고 한다면 이 황당한 말과 방자한 얘기는 악을 막고 선을 권함에 이익이 되지 않고 오히려 손해만 있을 것이다.
부처의 말에 살생을 금한 것은 내가 도살한 소나 말이 곧 부모의 후신일까 두려워 차마 죽이지 못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어떻게 소나 말을 몰아 밭을 갈며 수레를 끌도록 할 것인가. 그것도 부모를 부려먹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사람이 날짐승이나 길짐승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말을 누가 믿겠는가?
이상 《천주실의》중 윤회론 비판 부분을 짧게 스케치 해 보았다.
비록 천주교인이지만 마테오 리치가 윤회론이란 허황한 얘기를 논박하는 점은 시원스럽다.
안티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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