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술과 윤리] 누가 진짜 번역자인가?
※ 필자주: 먼저 이 글을 작성하기에 앞서, 특정 교수와 단체에 대한 명예가 있기에,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공공의 이익과 정의를 위한 것”과 “잘못되고 부정한 사실을 공공연하게 밝힌 것”의 사이에서 ‘명예훼손’이 왔다리갔다리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작금에 한국의 대학에는 한 대학에서 일정 기간을 재직하고 나서 퇴직하면 얻게 되는 ‘명예교수’란 것이 있는데, 이처럼 대학사회에서는 외부적 명예가 매우 우선시되는 풍토가 형성되어 있기에 더더욱 그러합니다.
관련 전공자들이 자신의 전공 분야의 논문, 저서, 번역서 등을 직접 살펴보면, 필자처럼 이러한 사례를 종종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암튼 오랫동안 한국학계에 만연하고 있는 타인의 수고와 노력을 가로채는 아름답지 못한 풍토를 바로 잡았으면 하는 바램에서, 사실에 근거하여 공공의 이익과 정의를 위해 제 의견을 표현해 봅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한국학계에 이와 유사한 사례들을 찾아서 분석해 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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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에 어느 출판사에서 출판된 중국고전 관련 학술서란 책이 있는데, 이 책의 번역자는 책 표지에 모 대학의 교수 2명이 공역(共譯)한 것으로 되어 있다. 즉, 일반인이 보면, 두 교수가 직접 함께 번역한 책으로 이해가 된다.
그런데 이 번역서에서 역자 서문의 끝 부분에 보면, 번역서의 초벌 번역을 중국의 어느 대학 교수의 힘을 빌었다고 밝히고 있다. 필자는 한국어가 가능한 조선족 중국인 교수로 추정하고 있다. 당연히 중국의 교수가 무료 봉사로 이 책의 초벌 번역을 했을 리 만무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초벌 번역에 대한 대가성의 수고비가 지급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역자 서문에서는 중국 교수의 초벌 번역서를 가제본하여 두 교수가 재직하고 있는 대학의 석박사 과정에서 4〜5번 강의를 하면서, 관련 전공자들이 원본과 대조하여 교감하면서 재번역하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직접 논문을 작성하거나 번역을 해보신 분들을 잘 아시겠지만, 논문과 번역의 초고를 일일이 작성하는 것이 제일 힘들다. 예전에 필자는 어느 지방대 교수가 자신의 박사학위 출신 대학의 후배 박사 시간강사에게 일정한 돈을 지불하고 초역을 부탁했는데, 나중에 이것을 자기 이름으로 출판한 것을 본 적이 있다. 이렇게 되면, 자신의 번역 연구실적을 타인에게 돈을 지불하고 구입한 결과가 되는 것이다.
참고로 대학에서 甲의 위치에 있는 교수의 부탁을 상대적으로 乙의 신분에 있는 사람들이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하여 상당한 불미스러운 일들이 대학에서 발생하고 있다. 대학에서 교수와 대학원생, 시간강사, 연구원 등등의 관계를 잘 아는 사람들이라면, 필자의 이 말 뜻을 잘 이해하리라 본다.
암튼 본론으로 돌아가서, 이 학술서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두 교수가 실질적으로 한 역할은 무엇인가? 즉, 두 교수가 실제로 이 책을 직접 얼마 정도 번역을 하였는가? 필자가 이들을 직접 만나서 번역의 자초지종을 물어볼 수 없지만, 역자 서문을 통해 본다면, 중국의 교수가 초벌 번역을 하였고 뒤에 관련 전공자 석박사생이 초벌 번역을 바탕으로 재번역을 했기 때문에, 두 교수가 책 번역에 어떠한 기여를 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 물론 대학원 수업과정에서 교수의 번역에 대한 몇 마디 코멘트는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고 해서 마치 두 교수가 공역(共譯)을 한 것처럼 정식 출판을 하는 것은 뭔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된다. 한편 중국어 전공이 아닌 한국의 교수와 대학원생이 번역한 이 책의 번역 정확도 문제는 별도로 분석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학술적 행위는 현재 한국연구재단에서 규정하고 있는 연구부정행위 중에서 “부당한 원고저자 표시 행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즉 연구의 내용 또는 결과에 대한 공헌 또는 기여가 없음에도 저자 자격을 부여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학술논문을 이처럼 한다면 조사를 통한 징계가 가능하지만, 작금에 교수의 자유로운 출판에 대해서는 주의, 경고, 징계보다는 학자인 교수의 양심과 판단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연구재단의 연구윤리 가이드 라인이 매우 구체적으로 만들어져 있고, 또 연구자들이 익명으로 제보를 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이러한 규정은 대체적으로 한국연구재단에서 관리하는 학술지나 연구 프로젝트에 한정되는데, 한국연구재단과 관련이 없는 경우는 교수와 연구자의 판단과 양심에 따라 출판이 되는 것 같다.
암튼 이것은 학술논문에 대한 연구윤리이지만, 출판되는 저서와 번역서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타인이 초역한 것과 대학원생이 모두 번역한 것을 마치 교수 자신이 모두 번역을 한 것처럼 출판하는 풍토는 이제 학계에서 사라져야 할 것이고, 교수 스스로가 이를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우익대사: 독립적 연구가(Independent Resear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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