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권력을 이용한 왜곡된 진실의 독점
“대한민국을 거짓과 악으로, 폭도는 진실과 선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4월 3일 4·3 발발 70년 추념사를 통해 대한민국을 악(惡)으로 규정했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70년 전 이곳 제주에서 무고한 양민들이 이념의 이름으로 희생당했습니다. 이념이란 것을 알지 못해도 도둑 없고, 거지 없고, 대문도 없이 함께 행복할 수 있었던 죄 없는 양민들이 영문도 모른 채 학살을 당했습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4월의 봄은 얼마 못 가 5·16 군부 세력에 의해 꺾였지만, 진실을 말리려는 용기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중략) 수많은 4·3 단체들이 기억의 바깥에 있던 4·3을 끊임없이 불러냈습니다. (중략) 4·3은 깨어났습니다. 국가 폭력으로 말미암은 그 모든 고통과 노력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리고, 또한 깊이 감사드립니다. (중략) 민주주의 승리가 진실로 가는 길을 열었습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언뜻 보면 대단한 박애주의자의 연설 같지만, 그 일부분만 발췌해 봐도 왜곡으로 점철된 허위투성이다.
첫째, 주어(머리)가 없다. 이 사건이 '언제, 누가,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일어나는지에 대한 머리가 없다. 4·3사건은 대한민국 건국의 토대(입법)를 만들기 위한 5·10 제헌 국회의원 선거를 무력으로 저지하기 위하여 공산당(남조선 노동당, 이하 남로당)이 일으킨 폭동·반란 사건이다.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쌍방에 의해 무고한 민간인 희생자와 피해자가 많이 발생했다.
둘째, 이념을 모르는 순진한 도민을 누가 선동했는가. 우선 이념 대립으로 일어난 사건을 규명하면서 '이념의 전제'를 무시한 듯한 발언은 비논리적인 모순이다. 무엇보다 이념의 주체인 남로당이 당원 배가 운동을 하면서 도민을 공갈, 협박, 회유한 사실은 여러 증언(證言)으로 기록되어 있는 사실만 봐도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
셋째, 대통령의 '학살'과 '국가 폭력' 발언은 헌법 위반이다. 학살과 국가 폭력이라니? 무슨 의미인가. 대한민국 헌법상 대통령 책무 항목 가운데 국가의 독립과 영토의 보존, 국가의 계속성과 헌법 수호 등의 연장선에서 보면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할 말은 아니다. 준전시 상황에서 군대조직을 갖춘 무장대가 화기(火器)로 대적하여, 이를 군인과 경찰이 진압한 것을 '학살' ‘국가폭력'이라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끝으로 “민주주의 승리가 진실로 가는 길을 열었습니다.”라고 언급한 것은 한마디로 견강부회다. 대한민국 건국을 저지한 공산폭동·반란 사건을 민주주의의 승리라니? 이는 ‘탄압에 저항'이라는 명분을 정당화하기 위한 '대한민국(국가공권력)을 거짓과 악으로, 폭도(무장대)는 진실과 선으로' 접근한 뒤틀린 선악의 이분법적 논리로 볼 수밖에 없다. 그사이에 낀 무고한 양민의 희생과 피해에 대한 진정한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바람직하지 않다.
'나는 선(善,진실), 너는 악(惡,허위)' 정치 권력을 이용한 왜곡된 '진실의 독점' 인상을 주는 발언은 '역사적 사실'이라는 관점을 떠나 사실을 추구하는 학자 및 국민에게 자칫 차별과 배제에 따른 적대감을 키워 또 하나의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최근 언론중재법 논란도 어쩌면 그 연장선에 있을지도 모른다. 진실이라는 명분 아래 진리를 독점하면서 '가짜뉴스'를 규제한다는 구실로 통제, 언론 환경을 위축시키지 않길 바랄 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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