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난 빈번한 북 어선, 동해안에는 과부촌도 생겨”
[자유아시아방송] 워싱턴-노정민 2018-03-22

앵커: 작은 목선, 열악한 장비로 고기잡이에 나섰다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이 많아지면서 북한 동해안에는 ‘과부촌’이라 불리는 곳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또 고수익을 위해 수산기업소와 계약을 맺고 바다로 나섰지만, 정작 사고를 당하면 남은 가족은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조난이 빈번한 북한 어선의 상황과 배경 등을 노정민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 바다에 나설 때 가져가는 것은 오직 GPS와 라디오 한 대
- 무전기도 없이 무대책 상태로 바다에 나서
- 한국으로 도망칠까 우려해 배에 기름도 제한
- 한 달 넘게 돌아오지 않는 남편들, 동해 지방에는 과부촌도
함경북도 청진시를 비롯한 동해안에는 오징어잡이(북한명:낙지)에 나선 남편이 돌아오지 않은 가정이 많아 ‘과부촌’으로 불리는 곳이 적지 않습니다.
지난해 8월까지 함경북도 청진시 수산사업소에서 창고관리직으로 근무했던 탈북 남성에 따르면 돈벌이가 된다는 이유로 작은 목선에 몸을 싣고 작업에 나섰다가 한 달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으면 ‘바다에서 죽었구나’라며 남편 또는 아버지의 귀환을 포기하게 됩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수산 기업소에서 근무한 탈북자의 말을 인용해 위치 확인을 위한 GPS와 한국의 날씨 예보를 듣기 위한 라디오를 몰래 소지하고 바다에 나서지만, 무선은 없으며 싣는 기름의 양도 도망 방지를 위해 제한이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바다에 나갈 때 가져가는 것은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있는 GPS 기계, 한국 날씨를 듣기 위한 라디오를 가져갈 정도이고, 무선이 없다고 하니까 무방비 상태로 바다에 나가서 고기잡이를 하는 형태인 것 같습니다. 목선도 스크루가 아주 작은 2개짜리가 보통이라고 합니다. 또 혹시나 한국으로 도망치지 않을까? 라는 우려 때문에 디젤유를 충분히 싣지 못하게 한다고 합니다. 한 번 바다에 나가면 1~2주 정도 작업을 한다고 하는데, 만약 멀리 나가면 다시 북한에 돌아가야 하지 않습니까? 이에 필요한 기름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하게 한다고 합니다. 도망방지를 위해서요. 이것도 표류의 원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시마루 지로] 가을철에 북한 어선이 일본 근해까지 표류하는 사건은 몇 년 전부터 있었지만, 2017년에 급격히 많아졌어요. 그래서 일본 어민도 그렇고, 매체들도 당황했습니다. 정말 많아졌고, 지금이 3월인데 작년 가을부터 합치면 100척 정도 될 거고, 시체도 30구가 넘어요. 이 어선들의 정체가 뭐냐? 일본 언론에서도 보도를 많이 했습니다. 일부에서는 김정은 정권에서 어선을 무리하게 바다에 내보내 사고가 잦았다는 해석도 있었습니다. 또 중국이 북한 근해의 어업권을 돈을 주고 샀기 때문에 북한 근해에 물고기가 없어지면서 먼바다까지 나갈 수밖에 없었다는 견해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북한 내부에 확인해보고, 실제로 청진의 수산 기업소에서 일했던 사람을 인터뷰하면서, 이것은 오징어(북한 명: 낙지)를 잡는 소형 목선이 대부분이고, 100% 가까이 그렇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https://www.rfa.org/korean/in_focus/ne-jn-0322201810232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