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씨 가족, 시민단체 반발하자 열흘 앞당겨 20일 이장식 끝내
통영음악당내 묘역 - 28일 오후 경남 통영시 도남동 통영국제음악당에 비공개 안장된 작곡가 윤이상씨의 묘역에 너럭바위가 놓여 있다. /김동환 기자 경남 통영 출신 작곡가 윤이상씨 유해가 애초 일정보다 열흘 앞서 비공개 이장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윤씨의 친북(親北) 행적 논란에 일부 시민단체가 통영 안치에 반발하자 외부에 알리지 않고 서둘러 매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통영시 등에 따르면 윤씨의 가족은 지난 20일 통영시 공설봉안당에 임시 보관하던 윤씨의 유해를 도남동 통영국제음악당 묘역에 안장했다. 애초 이장식은 오는 30일 추모 행사와 함께 치러질 예정이었다. 20일 이장식에는 윤씨의 딸 윤정(68)씨와 음악당 관계자 등 4~5명이 참석했다. 유해는 98㎡ 규모 묘역에 안장됐다. 너럭바위와 1m 높이 향나무, 해송이 심어졌다.
너럭바위에는 윤씨의 이름과 생몰연도, 처염상정(處染常淨)이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문구는 '더러운 곳에 처해 있어도 세상에 물들지 않고 항상 맑은 본성을 간직하는 연꽃'을 뜻한다. 생전 윤씨의 인생관으로 알려졌다. 통영시 관계자는 "보수 단체 반발 집회가 계속되는 데다 유가족이 불교식으로 좋은 날짜에 이장하기를 원해 일정을 앞당겼다"고 했다.
윤씨 유해 안치에 반대 집회를 열고 있는 천만인서명운동본부 경남본부의 박순자 운영위원은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김일성을 찬양했던 사람이 충절의 고장인 통영에, 그것도 몰래 묻혔다는 사실에 분통이 터진다"며 "과거 행적에 대한 반성은 전혀 없이 처염상정이라는 문구를 쓴 것은 뻔뻔함의 극치"라고 했다.
통영국제음악재단은 오는 30일 오후 2시 통영국제음악당 윤씨의 묘역 인근에서 추모식을 연다
. 천만인서명운동본부는 "추모 행사에서 김일성과 김정은, 윤이상의 사진을 나무판자에 붙이고 불로 태우는 화형 퍼포먼스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씨는 1967년 동베를린 간첩단 사건으로 2년간 복역 후 풀려나 1995년 독일에서 사망했다. 윤씨는 수십 차례 북한을 오가며 김일성을 향해 '우리 력사상 최대의 령도자' '주석님의 뜻을 더욱 칭송'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