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못해먹겠다는 글을 쓴지 어언 보름만에 게시판에 기척을 했다.
글을 쓸 기분도 아니었지만, 자제하라는 글을 게시판에 올렸던
안동촌노 부회장님과 정재학 전 부회장님 등,
원로논객들의 뜻을 존중해서 이기도 했다.
어쨌든 소란은 진정되었지만 그 대가는 무참했다.
통상적으로 보면 게시판의 소란 대부분은
그 당사자들이 쫒겨나거나 퇴장하는 것으로서
마무리 되는 것이 관례였다.
이번에도 여지없이 그런 관례대로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번 소란은 몇가지 이유로 나에게는 충격적이었다.
이번 소란이 가장 신임하고 지근거리에 있던
고위급 논객으로부터 출발했다는 것이고,
이런 사태를 예견하여 여러 논객님들이 나에게 충고했었던 사안이고,
이번 소란에서 보여준 사건의 본질은
다른 논객단체에서 번번이 보여줬던 분란의 모습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었다는 것 등이다.
나는 논객넷을 운영하면서 간간이 갈등에 부딪히곤 한다.
어떤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거기에는
논객의 선택과 회장의 선택이 있고, 대부분
그 두개의 선택은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을 때가 많다.
그러나 선택의 여지는 별로 없다.
나는 항상 회장으로서의 길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번의 마무리는 개인적으로는 맘에 들지 않았지만
회장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선택이었다.
비대위의 결정을 따르는 것은 회장으로서 의무였고,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어쨋든 이번 사건의 마무리를 위하여 고군분투하셨던
안동촌노 부회장님과 정문 사무총장에게는
죄송한 마음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자유분방한 직업이 바로 논객이다.
돈이 나오기보다는 벌금으로 돈이 들어가야 하지만,
권력층과 이 세상을 향하여 하고 싶은 말은
자기 성질대로 다 하는 것이 바로 논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논객 회장은 그 자유를 박탈당한다.
성깔있고 천방지축인 논객들을 한곳에 모아서 조율하고
타협하고 하나로 만들어내는 것이 회장이기에,
회장은 시집살이를 해야 한다.
하고 싶은 말도 삼키고, 본 것도 못 본 척하고,
들은 것도 못 들은 척 할 수 있는 것,
이게 논객회장의 자질이었고 임무였다.
회장은 침묵하고 인내하는 자리였다.
그래야만 논객단체는 유지되고 굴러간다.
보라, 회장이 자제하지 못했을 때는 사상자가 생기는 것을.
그러나 나는 항상 회장으로서의 선택을 했고,
이번에도 발끈하는 논객의 선택이 아니라
더 물러설 수 없는 레드라인에서 회장의 선택을 했다.
다만 회장으로서 많은 말을 못했을 뿐이다.
어찌 회장 혼자 잘먹고 잘살려고 선택을 할 수 있는가.
회장은 유한하고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논객넷은 무한해야 한다.
우리가 사라지더라도 우리의 아들들이 다시
게사판에서 외칠 것이니.
그렇다. 논객넷의 무한한 안녕을 위하여 선택하는 것은
회장만의 임무요 특권인 것이다.
일주일간 침묵하라는 징계는
나에게는 휴가였다. 너무나 오랜만의 휴가라
비대위에 감사드린다~^^
뉴스도 안 보고 컴퓨터도 안 키고,
웃통을 벗고 마루바닥에 누워 선풍기를 틀고
심야까지 스포츠 채널을 쉬지않고 보았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행복했지만 한편으로는 살찐 돼지가 따로 없었다.
논객은 긴장하고 토론하고 좌빨들과 싸우는 것이
행복인 것이 맞았다.
살찐 배도 줄이고 다시 시작해야겠다.
나라기 이 모양인데 논객이 앞장서야 한다.
회장으로서 못했던 말도 더러는 풀어놓아야 하겠다.
논객넷에서 활동하는 모든 논객님들께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 좋은 논객넷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비바람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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