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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본질本質은 사랑이다.

작성자:

탈존

조회: 2757 등록일: 2017-12-10

살다보면 다투기도 하고 사랑하기도 한다.
  친구, 연인, 모자, 부부, 형제 등등의 관계에서 공히 그렇다.
  때로는 '왜 살지?' 이처럼 해답 없는 치졸한 생각도 해보지만 나이를 먹을 만큼 먹어서인지 요즘 들어 우리네 삶에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나 자신의 의식을 발견하게 된다.
  글쎄, 시들해졌다는 표현이 더 가까울까. '뭐, 인생이 별 거 있나? 관계하는 게 인생이지.' 언제부턴가 세상사 이렇듯 달관한 척 해보지만 따지고 보면 크게 틀린 느낌은 아닌 것 같다.
 
  부모와 친구와, 이웃들과, 자연과 음식물과, 공기와, 학교와, 직장과, 기타 등등, 태어나면서부터 관계가 아닌 것이 없지 않은가.
  내가 나라고 생각하는 이 모습부터가 관계성이 없었다면 인지할 수 없는 것. 말하자면 남이 없으면 결국 나도 없다는 뜻이다.
  삶 자체가 관계라면 어차피 사랑하거나 미워하거나, 갈등이 없을 수 없다. 생각해보면 그 원리라는 게 아주 간단하게 느껴진다.
  사랑이 존재하려면 사랑의 대립개념인 미움도 존재해야 한다. 미운 감정을 만들어야 사랑을 체험하게 되고 인지할 수 있지 않겠는가.
  어떻게 보면 사탄, 혹은 악마라는 것도 하느님을 인식할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상대개념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이런 말을 했다가 그야말로 사탄의 현신이라도 되는 양 나를 이상한 시선으로 쳐다보던 목사님도 계셨지만 말이다.
 
  그래서일까. 나이 탓이기도 하겠지만 요즘은 매사에 좋다거나 나쁘다는 감정이 희석되는 것 같다.
  젊었을 때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던 일들도 요즈음은 '그러려니---' 하고 웃어넘길 수 있어졌으니 말이다.
  세상사라는 것이 생각한대로, 내가 원한대로 아무런 갈등 없이 이루어진다면 그 세상 참으로 지루하고 재미없을 것 같기는 하다. 안 되는 걸 풀고 갈등을 대로로든 뭐로든 풀어내고 쓰러질 때마다 다시 일어서는 삶이야말로 의욕을 가지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는 것이다.
 
  시각에 따라서는 이 세상에서는 사랑 아닌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 누군가에게 미운 감정을 가지는 건 왜 그런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결국 상대가 자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주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 대상이 부자지간이 됐든, 친구지간이 됐든, 아니면 연인지간이 됐든 뭔가를 기대했다는 것만으로도 미움의 원초적 감정은 사랑이다. 말하자면 미워하는 것 자체가 사랑받고 싶은 감정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사랑이란 감정은 즉 증오, 분노, 정욕, 질투, 탐욕의 총화인 것이나 아닌지를 생각할 때가 있다.
  따지고 보면 인간의 모든 감정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어찌 사랑인들 알겠는가.
 
  우리는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참으로 많은 갈등을 겪어왔다. 민족적 갈등, 사상적(思想的) 갈등, 종교적 갈등 등등.
  이제부터라도 우리의 삶을 성찰(省察하면서 우리끼리나마 지나치게 편 가름을 하기보다는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키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김일성 일가와 그를 추종하는 남한의 빨갱이들과는 화합해서는 안 된다는 본능적인 잠재의식이 발동한다.
  그것도 북한식으로 변질된 봉건사회주의 식의 지옥이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까지 전파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이 너무나 끔찍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인간이 지닌 갈등구조조차 선동재료로 능숙하게 사용하는 자들이니까.

댓글 : 2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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