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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뭉치 문제아(問題兒)가 흘린 눈물

작성자:

최성령

조회: 5609 등록일: 2016-05-19

그는 중3 남학생이다.조숙하여 키는 178㎝이고 체중은 85㎏이다.공부는 뒷전이고 사고 치는 것이 그의 본업이다.그의 부모는 경찰서의 단골손님이다.빼 오면 사고 치고 또 빼 오면 사고 치고...학교에서도 손을 놓았다고 한다.그 애만 나타나면 모두들 슬금슬금 피한다.그는 학교에서 이런 문제아들의 두목이다.교장도 그를 설득해 보았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다.                         동네에 훈계 백 단 원로 할아버지가 있는데 그는 공자 맹자보다 학식과 교양이 뛰어나다고 한다.그가 이 아이를 책임진다며 교화(敎化)를 자청했다.그러나 결과는 원로 할아버지가 두 손 두 발 다 든 것이었다.이번에는 어느 사찰 주지스님께 맡겼다.이 스님도 혼비백산(魂飛魄散)하여 기절할 뻔했다고 한다. 어느 무명(無名)의 시골교회 목사님이 있다.부모는 기대를 접고 그에게 애를 맡겼다.아이는 기세가 등등하다.상대가 말 한 마디를 하면 아이는 열 마디를 한다.하도 닳고 닳아서 말싸움에서 지는 법이 없다.여의치 않으면 그는 뛰쳐 나간다.그것으로 끝이다.                               그날도 아이는 작전계획을 머리에 숙지(熟知)했다. 멋지게 목사를 망신주겠노라고.이윽고 방에 들어오는 목사의 손에는세숫대야와 수건이 들려 있다.(아니! 피자가 아니고 웬 대야는? 지가 무슨 예수라고...)목사는 그에게 발을 담그라고 했다.아이는 망설였지만 시키는 대로 발을 담갔다.(그래! 기왕 온 김에 발 한 번 씻고 가자.)물이 따듯했다.피자보다는 못해도 그런대로 괜찮았다.목사는 말 없이 그의 발을 정성스레 씻겼다.그리고 수건으로 물기를 닦았다.아이는 이런 일이 처음이라서 어리둥절하기만 하다.목사가 아이와 눈을 맞추고 두 손을 잡았다.                                  목사 : 너! 힘들지?아이 : (그래! 그것을 알면 먹을 거나 주렴.)  목사 : 나는 네가 힘든 것을 안다.아이 : (쑈하고 있네.)목사 : 나는 네가 아프다는 것도 안단다.아이 : (이건 아닌데?)목사 : 오죽 힘들고 아팠으면 그렇게 했겠니?아이 : (이거 정말인가?)목사 : 오늘 나한테 말해 보렴. 하기 싫으면 안해도 되고.아이 : 목사님! 정말입니까?목사 : 그럼 정말이지 말고.아이 : 제가 화나는 것도 아십니까?목사 : 그것도 안단다.아이 : 제 가슴이 꽉 막혀 숨 쉬기도 힘든 것을 아십니까?목사 : 그것도 알지.아이 : 그것을 어떻게 아십니까?목사 : 네 눈을 보면 안다. 네 눈이 그것을 말하고 있다.아이 : (눈에서 보석 같은 눈물이 주르르 굴러 떨어진다.)목사 : (아이를 두 팔로 꼭 껴안는다.)          울어라. 실컷 울어라. 밤 새도록 울어라.아이 : 목사님! 저도 제 마음을 모릅니다.          그러나 이것은 압니다. 제가 참 나쁜 놈이라는 것을요.목사 : 너는 나쁜 아이가 아니다. 다만 흉내를 낼 뿐이다.아이 : 저도 착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까?목사 : 그럼! 너는 이미 착한 아이, 착한 아들, 착한 학생이 되었다.아이 : (대성통곡을 하며 뒹군다.)목사 : (그를 꼭 껴안고 같이 눈물을 흘린다.)아이 : (한참을 울고 나서)          목사님! 아무도 저한테 그것을 묻지 않았습니다.          공부 해라, 이거 해라, 저거 해라가 전부였습니다. 목사 : 그것도 사랑이란다. 표현이 다를 뿐이지.                         아이 : 저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됩니까?목사 : 억지로 하려고 하지 마라.          그냥 하고 싶은 대로만 하면 된다.아이 : 부모님께 용서를 빌겠습니다. 선생님한테도요.          그리고 친구들한테도 그렇게 하겠습니다.목사 : 그래!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려무나. 아이 : 고맙습니다!          저 목사님과 약속 하나 해도 되겠습니까? 목사 : 그래! 해 보아라.아이 : 저는 오늘이 저의 生日입니다.          어제까지의 저는 죽고 없습니다.          오늘부터 저는 다른 사람입니다.          그래서 저에게 새 이름을 지어 주십시오.목사 : 그것은 부모님과 의논해라.아이 : 그러면 목사님은 저에게 별명을 지어 주십시오.목사 : 음! 별명이라?          다시 태어 났으니 '재탄(再誕)'이 어떻겠니?아이 : 목사님! 그것 너무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한 번 불러봐 주십시오.목사 : 그래 재탄아!          나는 너를 사랑한다.          부모님도, 선생님도, 친구들도 너를 사랑한단다.                        그 아이는 부모와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용서를 빌었다. 그런데 그 학교에 놀라운 현상이 벌어졌다.그와 함께 했던 사고뭉치 문제아들이 줄줄이 개과천선(改過遷善)하고 새사람이 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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