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는 누구나 한 가지씩의 오랜 습관(버릇)또는 징크스(?)같은 게 있다. 필자 개인의 경우는(지금은 없어 졌지만...)한 가지가 아니고 두 가지가 있다. 멀쩡하던 뱃속이 먼 길을 떠나려하면 살살 아파 온다. 그런데 화장실을 가도 아프기만 할 뿐 해결이 안 된다. 다른 하나는 아무리 급해도 남의 집 화장실은 절대 이용 않는다. 아무튼 이런 습관 때문에 두어 번 곤욕을 치른 적이 있었다.
곰곰이 원인과 동기를 생각해보니 중국에 처음 진출하고 대륙을 종횡으로 바쁘게 뛰어다닐 때 그들의 화장실 문화에 질려 버렸던 것이다. 문짝도 없는 화장실에 그 지저분함이란...정말 지금도 상상하기 싫다. 일을 보다가 크든 작든 대소 간에 볼 일이 생길 것 같으면 최대한 참지만 도저히 불가할 때는 택시를 타고 묵고 있는 호텔로 들어와 볼일을 보고 다시 나간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한. 러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하루 밤 유숙도 하지 않은 채 극히 짧은 여정으로 방한한 후 돌아갔다. 양국 간 근 마흔 건에 가까운 협정에 서명을 하고 돌아갔다. 향후 그 협정들이 모두 지켜질 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의외로 푸틴이 떠난 뒤 푸틴의 뒤 꼭지에 대고 맹비난이 일고 있다. 즉 정상회담 시 하루 밤 유숙하기로 해 놓고 당일치기로 간 것, 정상회담 장에 40분 늦게 나타난 것 때문에‘외교결례’라며 온통 이 나라의 매체와 국민들이 난리 부루스를 추고 있는 것이다.
못난 짓이다. 상대가 결례를 한다면 그 자리에서 얘기해 주어야 한다.‘사람을 세워 놓고 이러는 게 아니다. 이건 결례다.’라며 면전에 대고 조근 조근 알려주어야 한다. 뭐라고? 그것조차도 결례라고? 그렇다면 면전에서는 한 마디 못하다가 돌아간 뒤 비 맞은 중처럼 뒤통수에 대고 중얼거리는 것은 예의고, 어떤 덜 떨어진 판사 놈처럼 동방예의지국人이 할 짓인가?
그런데 속사정을 알고 보면 푸틴이 우리의 박근혜 대통령에게만 그런 게 아니고 회담장의 지각대장으로 상습범(?)이라는 데 있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40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40분, 교황 요한 바오르 2세 15분, 사울리 니니스토 핀란드 대통령은 2시간,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물경4시간. 보다시피 통계(?)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의30분은 푸틴 나름의 예를 차린 양호한 지각인 셈이다.
푸틴을 두둔하자는 게 아니다. 친구 집에 방문을 했다고 치자. 그런데 그 친구가 시집도 안 간 친구다. 차라리 남편이라도 있다면 하루 밤 머물며 권 커니 자 커니 하며 정담을 나눌 수 있겠지만 우리 사정이 어디 그런가? 이 또한 푸틴으로선 배려를 한 것이다. 그리고 늘 지각 대장으로 평판이 나있으면 대통령의 유머로 충분히 모면해 갈 수 있었을 것이다. 처음부터‘각하 저희 집에 오실 땐 지각 않으실 거죠?’라든가 기왕 예의 그 버릇이 도졌으면‘각하를 기다리느라 연약한 소녀의 다리가 약간 부었나이다.’머 이러면서 살짝 만면에 미소를 띠었더라면 어땠을까?
또 그리고 혹시 알아? 푸틴이 누굴 만나려면 아래배가 살살 아파오는 증상이 있어 화장실에 오래 앉아있는 습관이나 징크스가 있는지? 그런 버릇이 있든 없든, 기껏 사람을 초청해서 양국의 이런저런 국익을 위한 회담을 해 놓고‘안자고가네 늦게 왔네.’하며 뒷 다마 때리는 것은 오히려 역 결례다. 조 터질까봐 앞에서는 아무 말 없다가 뒤에서 궁시렁 거리는 건 못나다 못해 비겁하다.
한. 러 정상회담에서 주고받은 협정이 다 지켜질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지켜지지 않더라도 상징적 의미로 충분하다. 한반도를 둘러싼 4대강국과 북괴에 대한 충분한 시위일 수도 있는 것이다. 미국만 우리 우방이 아니다. 중국 니들 봤지? 또 일본은 어떤가. 독도와 쿠릴열도를 가지고 일본과 영토분쟁을 하고 있는 양국의 공통관심사, 특히 북괴에게 보여줄 수 있는 한. 러 정상회담은 시사 하는바가 클 것이다. 물론 푸틴이 한 번 다녀갔다고 효과 만점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는 기대 않지만 그 발걸음에 무게와 의미를 둬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손님 초청해서 좀 결례를 했기로 뒤에서 손가락질은 말자. 찾아온 손님이 우리를, 우리만, 무시했다면 가기 전에 귀 쌈이라도 후려 패야겠지만 그 사람 결코 우리를, 우리만 무시한 행동은 아니다. 내 말 틀리?
덧붙임,
이런 뒷 다마 때리기는 종북좌빨 세력의 한. 러 정상회담 자체를 폄하하기 위한 술수다. 제1 야당의 대표라는 항기리라는 늠은 초청장을 줘도 안 가고, 그늠이 또'한. 러'무슨 단체(협회)장 감투까지 쓴 늠이라더구만. 그런데도 안 가?
안 갔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