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오늘은 때아닌 비가 억수같이 쏟아 내린다.
평소 비가 오지 않는 지역이라 우산을 준비한 사람을 볼 수 없다.
여기 사람들은 비가 오면 그냥 비를 맞는다.
간혹 우산을 쓴 사람들도 있지만, 그들은 거의 한국인들이다.
내가 사는 지역은 한국인을 쉬이 볼 수 없는 지역이라서 나 또한 우산을 쓰지 않는다.
이렇다가 보니 비가 오면 가급적 비를 덜 맞는 곳에다 차를 주차하려 서로 애쓴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곳(Southern California) 주민들의 '禮義'을 알리고자 함이다.
다들 잘 알고 계시겠지만, 볼 때마다 매번 아! 저래야 하는데... 하는 맘이 들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여기에 사는 한국인은 대부분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비가 억수같이 내리니 마땅히 피신할 곳도 없고 해서 Coffee Shop에 들렀다.
주차 공간은 많지만, 비를 맞지 않으려니 출입구 가까운 쪽에 차를 Parking 해야 했다.
때마침 차 한 대가 빠지길래 뒤 꽁무니를 살짝 걸친 체 조금 지나서 기다리다
후진을 하려는 순간 뒤 따라오던 차 한 대가 쏜살같이 파킹을 해버렸다.
나는 순간 벙!쪘고, 터무니가 없어 멀쭘하게 그 차 운전자를 쳐다봤다.
(그도 내가 파킹하려는 것을 알고 있었는 듯...)
그리고 나는 한참 떨어진 곳으로 차를 몰고 빈자리를 찾아 파킹을 하려는데
때마침 아까 그 차가 나를 쫓아 와선(운전자가 내리면서 하는 말이) "아까는 미안하다."
"자릴 비워 뒀으니 당신이 그 자리에 차를 파킹하라"고 한다.
나는 오히려 민망해서 "괜찮다. 파킹했으니 됐어!"
"그 자린 네가 주인이야 네가 파킹해"라고 했다.
30대로 보이는 젊은이는 그러는 사이 온몸이 세찬 비에 다 젖어버렸다.
그래서 그는 결국 다시 그 자리에 파킹을 하게 되었고,
그래도 내가 어른이니 "내가 커피를 한잔 살께" 했더니
그는 얼른 이해를 못 했다.(상식 밖의 일이라...)
가게 안으로 들어서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옆을 지나던 60대 남자분이 살짝
내 손을 스쳤다. 그는 깜짝 놀라며 "쏘리! 쏘리!" 한다.
둔한 사람 같으면 모를 정도의 스침이다.
만일, 한국인 같았으면 쓰윽 보고는 되려 기분 나쁘다는 식으로 지나치거나
아주 살짝 고개만 숙일 뿐이다. (수 십년 경험)
그리고는 아까 청년에게 "내가 커피를 사고 싶은데 뭐로 할래?"
하고 재차 물으니 "음~" 그는 왜 니가 커피를 사냐는 듯 의아해한다.
네가 예의를 지키려 나를 다시 찾아 비를 온통 다 맞았으니 내가 기뻐서 그렇다 했더니,
"하하하하" 웃으며 그렇게 하잖다.
그래서 커피를 서로 나눠 다른 자리에서 마시는데
그 청년이 손에 뭔가를 들고 다시 내게로 온다.
"당신 이것 좋아해?" 하면서, 바나나 쿠키다.
물론 나는 그걸 좋아한다, 그래서 얼른 받았고 자연스레 잠시 합석을 하게 됐다.
그리고 서로 태어난 곳을 얘기하고 문답하는 과정에 North Korean이냐고 묻는다.
그가 아들뻘이라, "야! 북한 사람은 여기 못 와! 왜 그렇게 묻느냐"고 했더니...
며칠 전 '현영철 고사포 공중분해 사건'이 화제였던 모양이다.
그들이 박근혜 대통은 모르는데, 김정은은 안다는 게 참 신기할 따름이다.
별 얘깃거리가 아니지만, 우리는 이런 것에서부터 '의식전환'을 해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한국인이라는 것은 젊은 세대를 칭하는 것이 아니고
거의가 40대 후반에서 70대의 한국인들을 가리킨다.
이들은 주로 한국인 밀집지역에 사는 분들이고 미국에 살지만, 한국적 풍습으로
살아가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같은 한국인들끼리 눈을 마주쳐도 인사는커녕
눈을 마주치면 왜 보냐는 식의 분위기를 형성한다.
그런데도 미국인(백인)에게는 완전 다른 양상을 보이는 반면 맥시칸이나 흑인은 또
무시하는 처사를 보이기도 하는 이런 행태를 가리켜 웃지 못할 현실이라 해야 할까!
여기서 예의 없는 일부 교포를 폄하하는 듯한 얘기를 해서 안 됐지만,
이처럼 한국인들은 '고정관념'을 버리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을 말함이다.
어쨌든 오늘은 비를 좀 맞았지만, 비와 커피는 잘 어울린다.
커피 향이 피어나는 기분 좋은 하루를 보냈다는 생각이다.
자신의 이기심을 금세 깨우친 그 젊은이가 앞으로 잘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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