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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그 여자가 사는 법

작성자:

오대산

조회: 34724 등록일: 2023-08-01

김은경, 그 여자가 사는 법   <o:p></o:p>스스로 옳다고 확신하는 집념을 소신 있게 관철해 가는 것을 가리켜 우리는 신념(信念)이라고 한다. 신념이 신앙(信仰)으로 나타날 때 그것을 가리켜 종교라 하며, 신념이 사상적으로 나타날 때 그것을 이데올로기라 한다. 그리고 신념이 개인의 철학으로 정립되었을 때 그것을 가리켜 가치관 또는 인생관이라고 한다.    <o:p></o:p>말은 사상의 표현이다. 사람은 사상의 노예가 되기 쉽다. 즉 어제 하던 대로, 생각하던 대로 오늘의 일을 처리하고 싶어 한다. 새로 생각하고 새로운 방법을 발견하자니 귀찮기 때문이다. 우리는 얼굴은 매일 씻으면서 머릿속 청소는 게을리하고 있다. 사람의 머리도 먼지가 끼기 쉬운 것이니 나날이 청소하지 않으면 안 된다.   <o:p></o:p>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청년세대 좌담회에서 ‘노인 비하’ 발언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갓 스물 두 살 둘째 아이가 중학생 때 ‘왜 나이 드신 분들이 우리 미래를 결정해?’라고 질문한 적 있는데 “합리적이죠?”라면서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젊은이와) 똑같이 표결해야 하는가”를 에둘러 시사했다.   <o:p></o:p>이 발언은 남은 기대수명이 다른 청년과 노인의 1표를 달리 보는 게 합리적이라는 의미여서 노인 비하라는 비판이 따를 수밖에 없다. 논란이 확산하자 “아들이 중학생 시절 낸 아이디어로 청년들의 정치참여를 독려했을 뿐 1인 1표라는 민주주의 기본원칙을 부인한 바 없다”라고 했다. 어쨌든 아들 뒤에 숨어버린 모양새다.   <o:p></o:p>말의 노예(奴隸)가 되지 마라. 민주당 혁신위원장을 떠나 우선 부모답지 않게 중학생 아들 이름 뒤에 숨고, 법학 교수라는 학자답지 않은 처신이 비겁하다. 모든 기교적인 것, 주의를 끄는 것을 피하라. 심하게 때리면 몸이 붓는 것과 같이 늙기도 서러운 노인들 마음에 상처를 가하면 도리어 강한 분노로 부메랑이 될 것이다.    <o:p></o:p>나라보다 정쟁에만 빠져있는 정치인들을 개탄한 중국 금(金)나라의 시인 원호문(元好問)의 ‘안중’이라는 시의 한 구절은 더욱 가슴에 와닿는다. ‘좁은 땅에 개미들이 자기들의 왕국을 세우지만, 다른 땅은 미처 보지 못하고, 수량이 늘어난 연못에서 개구리들은 자신들의 미성에 취해 잘난 척 우쭐대고 있다. 애처로운 모습이여!'   <o:p></o:p>초야에 묻혀 사는 포의소민(布衣素民)의 말 보다는 당상(堂上)의 높은 분들의 말 한마디는 더 신중해야 한다. 세 치의 혀를 조심하는 것은 함부로 움직이는 혀가 자칫 자신을 찌르는 칼이 될 수도 있다. 말은 그 사람과 단체의 인격이다. 김은경 개인 발언 문제를 떠나 더불어민주당의 수준과 방향이라면 할 말은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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