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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사대: 이제는 말 할 수 있다(11)

작성자:

산동거사

조회: 3076 등록일: 2017-01-04

제목: 악랄한 타짜에 놀아나는 대한민국. 용(龍)타령과 도회(韜晦)유비가 황숙(皇叔)의 지위에 오른 뒤 황제의 부탁을 받고 잠시 내직에 있을 때의 일이다. 말이 황숙이지 실권은 하나도 없고, 국사의 모든 전권은 승상인 조조가 전횡을 부리며 요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었고, 오히려 황숙이라는 지위 때문에 유비는 블랙리스트의 으뜸에 있었다. 유비 입장으로서는 어떻게든 조조의 보이지 않는 감시망에서 탈출을 해야만 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자신의 집 후원(後園)에 밭을 갈아 씨를 뿌리고 물을 주며 세월을 흘려보내는 것이었다. 당연히 조조의 의심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작인 것이다. 그러든 어느 날 조조는 유비를 승상부로 초청한다. 그것은 유비의 동태를 직접 점검하기 위한 조조의 호출인 셈이다. 두 사람은 승상부의 후원에 앉아 정답게(?)대작을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지만 사실은 불꽃 튀기는 신경전을 벌이며 서로 간의 속내를 떠본다. 마침 검은 구름이 뭉게뭉게 일고 비바람이 불며 금방이라도 소나기를 쏟을 것같다. 그 모습은 마치 용이 막 승천하는 형상 그 것이었다. 그 모습을 본 조조는 당대의 영웅호걸들을 용에 비유하여 이름을 거명하며 입에 올리지만, 그 누구도 허명(虛名)만 잔뜩 할 뿐 진정한 영웅은 없다고 한다. 다만 진정한 용(龍)은‘조조 자신과 유비’밖에 없다며 비행기를 태우는 찰라 뇌성벽력이 천지를 뒤흔드는 것이었다. 유비는 그 천둥번개소리에 손에 쥐고 있던 수저를 떨어트리며 깜짝 놀라는 시늉을 한다. 조조는 유현덕의 그 모습을 보고 핀잔과 조롱을 동시에 보내 유현덕에 대한 의심을 푼다.    포커페이스TV에서‘타짜’라는 영화를 방영해 준다. 자세히 보질 못해, 뭔 내용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전문도박꾼들의 얘기다. 전문도박꾼이란 도박판에서 상대를 속여 승부를 가리는 사람들이다. 그 영화를 대충 보며 어째서 도회란 단어가 뇌리를 스치는지 잘 모르겠지만, 도회(韜晦:요즘은 도광양회라고 하지만...)의 글자 풀이를 하면, 도(韜)는 ‘칼집에 꽂은 칼을 넣어 두는 자루’라는 의미고, 회(晦)는 그믐밤 또는 캄캄하다는 의미인 것이다. 칼집에 넣은 칼을 다시 자루에 넣었으니 얼마나 감추고 또 감춘 것이겠는가. 도회란, 자신의 재능이나 지위 따위를 숨기고 감추는 것을 뜻하며 계략에 의한 속임수라 할 것이다. 계략의 바이블 육도삼략(六韜三略)도 이‘도(韜)’자를 쓰는 것이다. 따라서 도회란 현대식 표현으로 바꾼다면‘포커페이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수천 만 금이 오가는 포커 판에서 아무리 좋은 패이거나 나쁜 패가 들어와도 그 기분을 얼굴에 드러내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지독히 어려운 상황에서도 뛸 듯이 기쁜 상황에서도 무표정해야하며 마음의 동요를 얼굴에 나타내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승부사인 것이다. 유비는 도회를 함으로서 조조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조조가 친 거물을 벗어나 역사의 한 장을 메우고 촉(蜀)나라를 세우는 위업을 달성했던 것이다. 그르므로 유비야말로 희대의‘포커페이스’이며 진정한‘타짜’인 것이다. 진정한 타짜, 진짜 포커페이스에 걸리면 난다긴다하는 웬만한 도박꾼들도 아작이 나고 작살이 나는 것이다. 꾀주머니, 잔대가리의 대명사 조조가 유비에게 당하는 것을 보더라도 그렇다.    악랄한 타짜에 놀아나는 아마추어와 대한민국.일반적으로 어떤 분야에서 최고의 지위에 오르는 인물을 입신(入神)의 경지 또는 9단이라고도 한다. 그러나9단의 경지보다 한 수 위가 타짜인 것이다. 그런데 정말 혐오스러운 것은 그 놈의 타짜스스로가‘하우스’까지 개장하고 고리까지 뜯어가는 형국인 것이다. 아마추어 도박꾼들은 타짜에게 잃을 것 다 잃고 다시 대가리 숙여가며 새로운 밑천을 꾸어가며 정치적 도박에 열중하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놈들은 타짜와 눈을 맞추겠다며 타짜의 집을 꼴방구리 쥐새/끼 드나들 듯하기도, 어떤 놈은 패를 받아보고 성질난다며 잠적을 하기도, 또 어떤 놈은 패가 나쁘면 단 한 번도 참지 못하고 제 성질 다부리며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변한다. 그런 놈들이 도박을 하겠다고 뛰어들었으니 이 얼마나 한심한 얘긴가 말이다. 이놈들은 용의 승천의 의미를 모른다. 진정한 용은 승천하기 위해 도회(韜晦)한다는 사실조차도 모른다.  타짜는 그런 것들을 악용하는 것이다. 타짜의 사전엔 은퇴란 없다. 끊임없이 어떤 정치적 이슈를 생산해내며 타짜로서의 지위를 누린다. 아니 그렇게 되도록 밤낮으로 기도(企圖)하는 것이다. 타짜는 오늘도 유유자적하며 아마추어도박꾼들을 조종하고, 놈들은 그렇게 타짜에게 놀아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 자체가 타짜에게 놀아나고 있는 것이다. 타짜는 과연 누구일까? 2007년 어느 날. 덧붙임,오늘날의 악랄한 타짜는 과연 어떤 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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