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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탓'하는 세월호 폭력사범들.

작성자:

산동거사

조회: 6855 등록일: 2014-09-26

1970년 12월15일 새벽1시27분, 남해 여수 인근 소리도 앞바다. 초속 3.7m 서남풍을 탄 파도가 제주도를 출발해 부산으로 향하던 362톤짜리 여객선 남영(南榮)호를 덮쳤다. 인명피해 326명, 사상 최악의 연안 해난사고인 남영호의 침몰 순간이다. 이 사고로 승객 및 선원 338명 중 326명이 사망하고 12명만 구조 되었다.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것은 사고 다음날인 1970년 12월16일부터 마지막 기사는“서울大生들聲明 "南榮號침몰사고 責任규명철저히", 《경향신문》, 1970.12.30”부로 더 이상은 기사화 되지 않았다가 세월이 얼마간 흐른 후“康선장 禁錮30개월 南榮號 上告審선고, 《경향신문》, 1972.2.17”, 침몰 과실에 대한 선장의 재판결과만 보도되었을 뿐이다. 
 

그로부터 20여년 후인 1993년 10월 10일 전북 부안군 위도면 인근 바다에서 침몰돼 292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해페리호 침몰 사고. 유가족들에게는 합의에 따라 사망자 1인당 9,910만원을 지급한다고 보도되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침몰 사건 이후 이 사건을 마지막으로 기사화한 게“페리호사고 수사결과 발표, 《한겨레》, 1993.12.14”이었고, 해를 넘겨“페리死亡 보상금확정, 《경향신문》, 1994.2.3”기사를 끝으로 언론은 입을 닫았다.
 

서해페리호 침몰사건 후 다시 20여 년 후 2014년 4월 15일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을 출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청해진해운 소속)가 4월 16일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인근 해상에서 침몰했다. 이 사고로 탑승객 476명 가운데 172명만이 구조됐고, 304명의 사망ㆍ실종자가 발생했으며 아직도 10명의 실종자 주검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도하 메이저급 신문과 공영방송 및 종편 그리고 각 지방의 쓰레기급 찌라시 언론까지 그 상황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가운데, 새민련 국회의원 김현과 유가족 일당의 대리기사 다구리 폭행 사건이 터진 것이다. 
 

폭행사건이 일파만파 커지자 대리기사를 폭행했던 세월호 유가족들이‘사과하겠다’며 피해자가 입원한 병원을 찾았단다. 아니한 말로 어려운 발걸음을 했으면 피해자에게 무릎은 꿇지 못할지언정 진심으로 사죄를 했어야 했다. 그런데 사과를 하러 왔다는 사람들이 입으로는 사과를 하면서 엉뚱하게 당시의 상황에 대해 자꾸 질문을 하는 모습이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는 가운데“일을 크게 만드신 건 여러분들”이라고 하자 유가족들은 “우리가 아니고 언론이죠”라고 하며 언론 탓으로 돌리더라는 것이다.
 

언론 탓이라? 정말 정신 나간 놈들이다. 굳이 세월호 사태와 거의 같거나 세월호 사건 보다 큰 해난사고의 예를 든 것은 언론에 대한 행태다. 보다시피‘남영호와 서해 훼리호 사건’은 길어봐야 보름에서 두 달 남짓한 동안만 언론이 취급을 해 주었던 것이다. 당시를 되돌아 보면 슬퍼할 여유도 없었다. 이 처럼 오랫동안 슬퍼하는 것 자체가 사치였다. 1970년은 우리의 경제가 막 부흥하기 시작한 때이고 1993년은 그 경제부흥의 정점을 찍은 때이다. 슬픈 사건사고도 국가의 장래를 위해 희생(?)되었던 시기다. 
 

그 당시의 피해자나 유가족이라고 세월호 유가족만큼 아프지 않고 슬프지 않았을까? 사망자 1인당 9,910만원이 지금의 얼마만한 가치로 환산되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세월호 유가족에게 지급될 위로금이나 보상금에는 절대 못 미칠 것으로 유추된다. 이렇게 얘기하면 금전 문제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우리 정말 금전 문제가 아니라면 무엇일까? 세월호 사건의 진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돈만 벌면 무엇이든 해도 좋다는 해운회사, 그런 회사를 감시감독 해야 할 공무원이나 유관기관의 비리, 이 모든 것을 눈감고 제 잇속만 차린 또 다른 인물(집단)들.....이렇게 수년 수십 년 쌓인 폐단인 적폐(積弊) 그것 외에 또 무엇이 있을까? 그런 것을 밝혀내는 것이 사건의 진실 아닐까? 이러함에도 모든 언론(매체)은 반년이 넘도록 선정적인 보도를 해가며 유가족을 위한 보도를 일관해 왔던 것이다. 
 

참, 진부 얘기지만 과유불급 아니었나? 이제 정말 그만할 때도 되자 않았나? 무슨 속셈으로 당치도 않은 요구조건을 내걸며 억지를 부리는가? 어린 자식들을 먼저 보내고 목구멍으로 술이 넘어 가든가? 슬퍼할 기운도 없어야할 인간들이 무슨 힘이 남아돌아 대리기사와 싸움 말리는 행인을 개 패듯 했단 말인가? 반년 가까이 언론의 덕을 보며 지금도 언론 플레이를 하는 자들이 한 치 거짓 없는 사실을 보도하자“언론 탓”을 한다. 아무리 세상인심이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지만 이 따위 행태는 인간 말자들의 전형이다. 

 
그래, 어쩌면 언론 탓이기도 하다. 언론이 아니었으면 벌써 세월호 사태는 마감지어 졌을 것이다. 지나치게 침소봉대한 언론 때문에 세월호 사건만 세월이 가지 않고 아직도 제 자리에 머물고 있다. 세월호 때문에 대한민국호가 한 발짝도 항진을 못하고 밑바닥이 녹슬고 있다. 이러다 제 자리에서 침몰하지 않을까 두렵다. 이 모두가 언론 탓이 맞다. 차제에 언론도 이제 세월호 사태에서 한 발짝 물러나 새로운 사건인 대리기사 폭행 사건을 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향후 반 년 정도만.......그래야 공평한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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