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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우루무치.

작성자:

산동거사

조회: 2909 등록일: 2017-09-30

중국 신강(新疆)위구르자치구의 투루판(吐番)과 우루무치(烏木齊)를 넘어서면‘서역’이 시작된다. 베이징으로부터3천3백리 떨어진 이곳은 베이징(동양) 보다는 유럽 변방이 오히려 가깝다. 톈산(天山)산맥과 타클라마칸사막을 끼고 있어 중국에서도 오지 중의 오지로 취급 받는 곳이다. <o:p style="font-size: 14px;"></o:p>중국의 웬만한 도시엘 가면 한족(漢族)같은 동양계의 모습이 아닌 이국적 모습의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바로 신장 위구르사람들이다. 한족은 이들을 회족(回族)이라고 부르며50여 소수민족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그런지 생김생김이 천생 아라비안 계열이다. 사진 속으로 본 아프가니스탄이나 파키스탄 인으로 생각하면 틀림없다. <o:p style="font-size: 14px;"></o:p>투루판의 주 생산물이 바로 포도인데 중국에서 생산되는 거의 대부분의 포도가 이곳 투르판에서 난다. 건조하고 더운 지방이라서 그곳에서 나온 과일들은 굉장히 많은 당도를 함유하고 있단다. 그 중 건포도는 이들이 자랑하는 최상의 상품이다. 늦가을 철 건포도를 손수레에 가득 싣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100% 이들이다. <o:p style="font-size: 14px;"></o:p>이들이 가장 많이 팔러다는 것이 또 하나 있다. 양고기꽂이다. 시장이나 사람이 번잡한 곳엘 가면 매캐한 숯 타는 냄새와 눈 따가운 연기를 풍기며 부채질 하는 곳엘 가면 이들이 양고기꽂이를 팔고 있다. 그랬던 꽂이장사가 수년 전부터 한족에게 넘어간 모양이다. 그들의 꽂이 파는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아마도 치열한 나와바리(구역)싸움에서 수적 열세로 패한 모양이다. <o:p style="font-size: 14px;"></o:p>원래 꽂이의 재료는 양고기가 주류였으나 요즘은 양고기는 전문식당에나 가야 맛볼 수 있고 지금은 돼지고기 소고기꽂이가 주류다. 맛? 잘 모르겠다. 길 거리서는 사먹어 보지 않았다. 솔직히 비위생적(여름철엔 파리가 많이 붙어있기도..)이기도 하지만, 우선은 맛을 내는 향신료라던가 양념의 냄새가 내 구미엔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점에 가서 간단히 소금 뿌리고 고춧가루 좀 치고 내 구미에 맞도록 주문하면 먹을 만하다. 가격은 노상의 것은890전(약160180원),전문점은11.20위안(200240원)정도한다. 술안주로 적당하다. <o:p style="font-size: 14px;"></o:p>이 보따리장사가 중국 시장 통에서 한참을 흥정하다보면 꼭 들려오는 소리가 있다. 나와 단골 관계인 거래처는 그런 일이 없지만, 처음 상대하거나 그런 광경을 처음 목도하는 사람들(중국인)은, 가게주인들에게 귓속말로“타쓰나리?”또는 아예 직접 내게“니쓰나리?”라고 노골적으로 물어온다. 그리곤“한꿔더? 르븐더?”라며 덧붙여 질문을 해 오는 것이다. <o:p style="font-size: 14px;"></o:p>즉,“저 사람 어디사람이야?”또는 “당신 어디사람이야?”여기서‘타’는 영어의he(she)라는 3인칭이고,‘니’는 you라는 2인칭이다. 그리곤“한국 사람이야? 일본사람이야?”연이어 국적을 물어보는 것이다. <o:p style="font-size: 14px;"></o:p>그 순간 장난끼가 발동하여 못들은 척하고 있으면, 저희끼리“한국사람 같아, 아니면 일본사람 같아…”라고 떠든다. 그때서야 나는“부,부,부쓰…워쓰신지앙위구르라, 워더로지아우루무치라!(아냐, 아냐! 나는 신강위구르사람이고, 내 고향은 우루무치야)”라고 하면, 의아 해 하지 않고 오히려 안도까지 해가며 그들은 믿는다. 어쩌다 나중에 또 만나면 내 고향을(우루무치가 고향인 위구르인으로서…)기억해주는 한족(漢族)과 먼발치로 손을 흔들거나 미소를 주고받는다. <o:p style="font-size: 14px;"></o:p>사실 중국이 워낙 넓고 또 50여 소수민족이 사는 나라이다 보니, 보통의 중국인들은 신강(新疆)사람들의 참 모습을 본 적이 없는 것이다. 그러한 즉 나의 단순한 농담에도 진지하게 받아 들이고 믿어주는 게 아닐까? 물론 신지앙 위구르회족자치주 인구70%이상이 한족이라니 나도 한족(漢族)으로 취급할 수도 있겠지만, 어디 사람인지 질문 하는 것을 보면 한족으로 보이지 않으니 그럴 것이다. <o:p style="font-size: 14px;"></o:p>어제의 일이다. 역시 열심히 보따리장사를 하고 있는데, 또 똑 같은 질문을 하는 중국인이 있다. 언제나 같은 장난끼가 발동하여 막“신지앙위구르인”이라고 말하려는 찰라, 아차! 싶다. 위구르자치구에서 약 일주일 전 발생한 대규모 유혈사태가 퍼뜩 떠오른다. 위구르족과 한족과의 충돌로 수백 명의 인명살상이 일어나고, 양쪽 민족의 갈등이 비등해 있다는 사실에 그런 농담을 했다간 자칫 치도곤을 맞을 것이라는…..물론 이쪽 남방(절강성)사람들은 그런 사태에 아랑곳 하지 않고 관심도 없는 듯하다. <o:p style="font-size: 14px;"></o:p>그런데 왜? 하필이면10여 년 가까이 그런 농담을 주고받으며 신장위구르인 행세를 했는지 나 자신이 알다가도 모르겠고, 어쨌거나 기왕 행세한 내 민족 위구르족과 내 고향 우루무치가 하루빨리 평온을 찾고 독립을 했으면....그래서 해 보는 소리다. <o:p style="font-size: 14px;"></o:p>2009년 7월 중순의 어느 날 씀.  <o:p style="font-size: 14px;"></o:p> <o:p style="font-size: 14px;"></o:p>덧붙임,아마 그 때 중국 신강성 우루무치에서 폭동(독립을 요구하는...)이 일어났던 모양이다. 갑자기 이 썰이 생각 난 것은 오늘날 이 땅에서 일어나는 혼돈과 혼란의 소용돌이들 보면‘대한미국’을 분리 독립시켰으면 하는 생각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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