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성화에 못 이겨 가벼운 손맛이나 보자고 한칸짜리 낚시대 2개를 들고 가까운 저수지에 들렸다. 지렁이 한통사서 들린 저수지에 간간이 보이는 루어 낚시꾼과 대낚시꾼 사이를 오가며 블루길 낚시를 시작했다.
블루길은 저수지의 폭군이다. 무한 번식력과 토종물고기의 알, 수초까지 모두 먹어 치우는 탐식성으로 토종물고기 씨를 말리는 4대 환경 교란종의 수위를 차지하는 놈이다. 지렁이 끼우는 것조차 지겨울 정도로 맹렬하게 덤벼든다. 손맛을 제대로 보자고 챙긴 한칸짜리 연질대 낚시대가 휙휙 휘어지고, 쉴 사이 없이 낚시바늘에 끌려나오는 블루길로 제대로 손맛을 즐겼다.
슬슬 낚시손맛을 알아가는 초등학생 아들놈은 이제 능숙하게 지렁이 끼고 블루길이 많은 수초 사이 등의 포인트도 알아서 찾는다. 저러다 낚시폐인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지만 낚시를 통해 배우는 것이 많았으면 좋겠다. 몇시간 저수지를 훑어 잔챙이부터 손바닥만한 것까지 다양하게 잡은 블루길을 튀겨 먹기로 했다.
살림망을 들어보니 잡아도 너무 많이 잡았다. 때마침 매운탕 거리가 필요하다며 블루길을 낚고 있는 노인을 만나 절반도 넘게 담아 드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릴 때 살던 개울에는 퉁발이, 꺽지, 쏘가리, 갈겨니 등 1급수에서 사는 다양한 토종민물고기를 보고 자랐지만 이제는 아들에게 블루길이라는 낮선 녀석을 보여 주고 있다. 환경오염, 남획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토종물고기는 이제 배스와 블루길 같은 외래종과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지만 외래종의 강력한 번식력과 환경적응력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배스와 블루길 낚시는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토종물고기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블루길과 배스는 식용목적으로 우리나라에 이식되었다. 따라서 식용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고 맛도 결코 뒤지지 않지만 외래종이라는 선입감으로 대부분의 낚시꾼들은 잡자마자 버린다. 또한 배스나 블루길 잡는 것을 싫어하여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 황쏘가리 같은 경우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고, 산란기에는 금어기를 지정하여 쏘가리를 보호하고 있지만 남획으로 인해 쏘가리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고 있다. 쏘가리 외에도 고급어종으로 꼽히는 꺽지도 시달리기는 마찬가지이다. 꺽지가 모여살기 좋은 곳은 스피너라는 낚시바늘 천지라 할 정도로 꺽지는 낚시꾼에게 시달리고 있다.
저수지도 붕어나 잉어낚시꾼이 넘처나지만 배스나 블루길은 루어꾼인 스포츠 피싱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주로 잡고 있다. 배스도 지렁이 여러 마리 끼워 대낚시를 드리우면 잘 잡힌다. 배스의 강력한 파이팅은 손맛도 가히 최고다. 배스 대낚시법을 개발해서 보급하면 배스퇴치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 같다. 블루길 낚시도 낚시초보자에게는 제격이라 할 정도로 쉽게 잡히고 잔잔한 손맛 또한 일품이다.
어차피 배스와 블루길은 이땅에 온지 수십년이 되어 가고 있다. 물리적으로 제거하기에는 늦어 버렸다. 향어가 이땅에 이식되어 한동안 국민 먹거리로 톡톡히 한몫을 했고, 무지개 송어도 굶주린 국민 뱃속을 채워 주었다. 국민스포츠로 배스와 블루길 낚시법을 보급하여 낚시인들을 통해 블루길과 배스의 개체수를 줄이는 방법을 찾는 노력이 없는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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