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은 북한에 빚을 진 것이 하나 있다. 남한 사회는 친일파 세력이 집권자가 되어 여전히 부귀영화를 누렸다. 독립군 후손의 초라한 퇴장과 비교해 보면 그들의 재탄생은 국민에겐 허무함을 주었다. 국군에 의한 양민학살 역시 친일파 집권 세력의 비호와 눈속임 아래서 여러 번 발생했다. 사실상의 묵인 하에서... 그런데 북한은 친일파 세력을 제거했다. 정통성 면에서 북한은 남한에 앞섰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여러 가지 면에서 남한이 앞서는 상황이고 북한은 퇴락의 위기 앞에 오랫 동안 서 있다.
북한의 3대 세습은 바람직하게 보지 않지만 김일성이 독립투사였던 것만은 확실하다. 그것이 주로 소규모 전투에 의한 성과라 할지라도 북한 인민이 김일성을 연호한 것은 그런 정당성 측면 때문이다. 그러나 남한은 민족의 선각자였던 김구 선생에게 시련을 주었고, 끝내 김구 선생은 암살당했다.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지 않고서 우리가 일본의 역사 왜곡을 어떻게 비난할 수 있겠는가. 일본이 볼 때 남한은 자신들을 추종했던 친일파가 득세했고, 또 철저히 친일 세력의 친일 행위로 현재까지 이어졌기에 과거에 대한 반성을 우리가 요구한다는 것은 그들의 눈에 우습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친일 행위를 실제로 하면서도 아닌 척 위장하고, 일본의 역사 교과서 등의 수정을 요구했으니 사실상 눈 가리고 아웅 아닌가. 일본 정부의 태도도 문제지만 정작 우리의 태도가 더 문제가 아닐까. 일본 입장에서는 북한이 과거사 반성을 요구하면 적어도 비웃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남한이 그러면 속으로 은근히 비웃지 않을까.
정작 남한 사회는 친일파를 청산은 커녕 이 세력이 주도가 되어 친일적인 국가를 이끌어 왔는데, 단순히 겉으로만 일본에 대해 적대적인 척 행동하는 것을 보며 속으로 즐거워하지 않을까. 일본의 독도 주장이나 여타 교과서 왜곡과 과거사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기 전에 적어도 우리 자신이 우리가 행했던 과거의 친일적 사고와 행동을 먼저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먼저 그것을 반성하고 모질게 끊어야 비로소 일본에 약발이 먹힐 것이다. 제스처만 반일을 하면 그것이 반일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 중심과 뿌리가 친일인 이상 반일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이벤트이고 우리 자신을 속이는 기만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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