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무미건조' 의 상징이다. 존재감도 없고 성직자 같은 이미지로 각인되어 당의 동력과 에너지가 있기나 한 건지 한숨만 쉬게 된다. 그런 황 대표가 근간에 사회적 혼선을 빚고 있는 5.18 문제를 두고 방송사들은 왜곡하지 말라고 민주당과 입을 맞췄다. 아마도 광주의 소리가 무섭고 귀찮다는 생각을 한 것인지, 보수 진영의 애타는 민심을 못 듣는 귀머거리가 된 것이다.
5.18 당시 북한군 투입 문제로 의혹들이 부쩍 제기되었으면 집권당의 당 대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해야 할 것 아닌가. 5.18 문제가 정치적 타협으로 입맞춤으로 슬쩍 넘어가겠다고 생각했다면 당장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무슨 근거로 각 방송사에 더 이상 왜곡하지 말라고 경고하였는가. 그래서 인지 국방부장관도 5.18때 북한군의 개입은 사실이 아니다 라고 정리한 것으로 보도 됐다. 이 역시 5.18 관련 단체들이 국방부를 방문하여 입장을 밝히라는 거센 항의에 백기를 들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여권과 정부는 이 점부터 명확히 하여야 한다. 얼마 전에 방송사에서 거론 됐던 북한군 투입 사실에 대해 해당 탈북자를 소환해서 철저하게 조사하는 게 우선이다. 그 탈북자가 한국에 거주하고 있으며 직접 광주 사태 때에 투입했다고 대리인을 통해 소상히 밝히고 있다. 입을 틀어막을 게 아니라 입을 열게 하여 진위여부를 밝혀 의혹의 잡음을 진정시키는 게 사태 해결에 온당한 접근법이다. 5.18 관련단체와 야권은 물론 심지어 여권에서도 이 문제를 무시한다면 걷잡을 수 없는 사안으로 확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직접 투입하여 활동했다고 한 증언한 탈북자가 자기만 살겠다고 위증을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광주 사태가 갖는 파괴력으로 보아 그가 무슨 뱃장으로 조작을 하여 역사를 왜곡한다 말인가. 쉽게 납득 되지 않는 부분이다. 그러니 덮어 흘려보내려고만 해서는 안 된다. 여의치 않으면 여야 특위를 구성해서라도 조사를 하라. 북한군 침투의 문제는 우리 쪽에는 정답이 없다. 오로지 북에서만 그 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의 시민군, 계엄군, 언론사 등 모두가 추정일 뿐이지 무슨 근거로 간첩 개입이 없었다는 것인지, 논리와 정황의 문제가 아니다. 사실관계 아닌가. 잠재우려든 5.18 문제는 오히려 의혹만 증폭되어 남남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될 개연성마저 제기되는 거 같아 하는 말이다.
지난 좌파 정권 10 동안 과거사위원회, 진실규명위원회 등 무수한 특별위원회가 만들어 졌고, 그래서 반세기 지난 역사적 사안들이 뒤집히는 소용돌이가 있었다. 심지어 44년이 지난 유골을 끄집어내어 타살 의혹을 밝히는 희대의 역사 검증이 불과 몇 개월 전까지 있었잖은가. 야당과 재야 세력들은 무덤까지 파면서 진실 규명을 하는데 왜, 보수 진영의 진실규명은 정부, 여권에서조차 파르르 떨며 애써 못 본 척 하는 걸까? 역사의 진실은, 정치도 이념의 문제도 아니다.
위에 언급한 역사적 사건들은 모두 법적 판결이 종료 된 사건이요, 그럼에도 좌익 진영에서 요구하면 역사 파헤치기가 가능하고, 보수 진영은 원천 봉쇄를 당하는 희한한 작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좌파 정권 10년간 무수한 사건들이 좌파들의 입맛에 맞게 변질 될 때 현 여권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 벙긋 못한 건 역사의 죄인 것이다. 사회적 가치를 들먹이며 실체 파 헤치기에 묵시적으로 동조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그러면서 5.18 문제는 왜 이렇게 관대한가.
5.18 문제만 불거지면 여권의 정치인들은 왜 작아지는 것일까? 광주에의 그 어떤 역풍이 그렇게도 무섭고 위협적인가. 5.18은 역사적으로 검증이 되고 진실이 모두 밝혀졌다고 종지부 찍을 성질의 것이 아니다. 의아해 하는 다수 국민들의 가슴을 열게 하는 획기적인 전기 마련은, 국민들 모두가 5.18의 실체를 확인하고 공유할 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5.18 문제가 정치적으로만 접근한다면 영원히 풀리지 않는 민족의 상처로만 남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