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숙하고 근엄한 표정으로 억지 미소만 짓는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로 웃음이 매우 어색하고 인색한 사람들이다. 웃음이 헤프면 사람이 가벼워 보인다고 헤픈 웃음을 자제하고, 특히 여자들의 헤픈 웃음은 품위가 없거나 이상한 의미로 오해되기도 해서 소리내서 웃는 것은 경망스럽게 생각했다. 모임에서도 큰 소리를 내서 웃는 것은 금기사항 비슷하게 습관이 되었다. 이러다보니 코미디언이나 개그맨들도 사람들을 웃기기가 쉽지 않다. 자칫 웃으라고 한 농담에 웃음이 없어서 썰렁하고 어색한 분위기가 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억지 몸 개그나 과장된 몸짓까지 자주 등장하여, 웃음 대신 고소라도 자아내려고 무진 애를 쓴다. 특히 우리네 세대 이상의 나이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뚜렷하다.

유쾌하게 큰소리와 몸짓까지 섞어 웃는 웃음에는 손뼉을 치면서 크게 웃는 박장대소(拍掌大笑)도 있고, 허리가 끊어질 듯 배가 아플 정도로 몹시 격하고 못 참을 정도로 웃는 요절복통 (腰折腹痛)도 있고, 배를 부둥켜안고 넘어질 정도로 큰 동작과 소리로 웃는 포복절도 (抱腹絶倒)도 있다.그러나 나는 아직 박장대소나 요절복통 포복절도의 경험이나 기억이 없다. 가능한 한 우스워도 웃음 소리는 참고, 주위에서 웃으면 따라서 싱긋이 소리 없이 미소짓는 웃음이 고작이었던 것 같다. 웃자고 하면서도 큰 소리로 마음껏 웃는 걸 경박한 가벼운 행동으로 잘못 생각해온 것이 우리네의 문화적인 습관이었다. 오른 쪽 사진처럼 친구들이 여행에서 담배를 꼬나무 모습에서도 배꼽을 잡고 웃을 수 있는 헤픈 웃음도 좋잖아? 웃어보자고...핫 핫 하.. 흐 흐..!
나는 2년간 유엔군사령부에서 미군들과 근무하면서, 그들의 잦은 파티문화와 초대 및 클럽에서의 대화에서 그들 함박웃음과 거리낌 없는 잦은 웃음 큰 소리내는 웃음을 경험했다. 또한 20여년을 해외에 살고 60여개국을 떠돌면서 다양한 외국인과 외국문화를 접하면서, 가장 국제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우리 문화가 낯선 사람들과의 대화와 웃음이라는 걸 알았다. 한국 대사관 여러번의 파티에서도 언제나 한국사람들은 빙둘러 테이블을 차지하고 다른 외국인이 끼어들 틈을 주지 않고, 한국인들끼리 대화를 나누는 습관이 있다. 외국인이 끼어들어도 어색한 분위기에 바로 자리를 뜬다. 또한 일상생활에서도 낯선 사람들과는 어색하게 잘 어울리지를 못하여, 끼리끼리 옹기종기가 참 특이한 현상이다. 또한 한국인들의 테이블에는 현장을 떠들썩하게 하는 웃음도 없다. 대화마다 Hi-Five 손뼉을 부딪치면서 유코해게 웃으며 대화하거나, 몸을 부딪치고 소릴 지르면서 활기차게 대화하며, 마음껏 웃어제치는 흔한 파티의 광경을 한국 사람들에게서만은 기대할 수가 없다.
울음만 참고 산 것이 아니고, 나는 웃음도 참고 살았으며, 이는 한국인들의 공통 습관이고 문화라고 생각한다. 조금 우스운 농담에 배를 잡고 몸을 앞 뒤로 흔들면서 웃는다면 사람들이 다 쳐다보고 웃은 사람은 이상한 사람이 되지 않겠는가? 나는 이런 우리의 습관과 감정의 억제에서 벗어나서 웃음이 나오면 거리낌없이 주위의 눈치 안보고 마음껏 웃고 싶다. 포복절도 박장대소 요절복통하면서 배꼽이 빠져도 좋다. 누군가 나를 웃길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고, 가까운 시일 내에 마음껏 웃을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데.....하도 웃어본 적이 오래고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우선 극장에 가서 희극을 보면서 웃는 연습이라도 먼저 해야 될 것 같다.정말 웃기는 연극이 대학로 어느 극장에 있는가? 언제 내가 정말로 박장대소, 요절복통, 포복절도로 표현해도 좋을 웃음을 웃어본 적이나 있나? 60평생 정말로 눈물이 날정도로 맨땅을 뒹굴면서 웃어본 경험은 영 기억이 나질 않는다. 동창회 연말 파티에서나 한 번 맨 땅을 뒹굴면서 마음껏 웃을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