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17.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노무현 정부 4.3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이 만들고 박원순 기획단장(현,서울시장)이 확정한 '제주4.3사건 진상보고서'인 정부보고서 문제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선교 목사 <사진제공=뉴데일리>
작가에게는 창작이라는 특성상 허구의 세계를 묘사할 특권이 주어진다. 그러나 허위의 세계를 그려도 좋다는 특권까지 주어진 것은 아니다. 흔히 작가는 역사적 사실과 다르거나 또는 다르다고 지적을 받으면 대개 픽션를 내세우고 둘러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무리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해도 사실과 허구, 허구와 허위는 구별되어야 한다. 특히, 역사물을 다루는 작가의 작품에는 사상과 주의가 나타나고, 알게 모르게 인물과 사회와의 관계를 건드리며 전개시키기 마련이다. 어쨌튼 그 기록들이 모두 과거에 실제로 일어났던 사실들과 반드시 부합된다고 믿기는 어렵다. 객관적 사실의 강조를 주문해도 시대적 관점과 사회 변화에 따라 달리 쓰일 수 있고, 역사가(歷史家)들의 붓 끝에 의에 가감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좌편향 교과서 문제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예컨대 제주4.3사건을 남로당 주도의 사건으로 다루고 있지만, 역사적 진실을 축소, 은폐시키고 있다. 정황상 그것은 좌파에 불리한 사실들이 너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자료에 의하면 4.3사건은 1948년 4월 3일 남로당이 대한민국 건국을 저지하기 위해 일으킨 무장반란이고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민의 희생을 불러왔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 반란의 중심에는 남로당제주도당의 총책 겸 인민유격대 총사령관이었던 김달삼과 뒤를 이은 총사령관 이덕구라는 핵심 인물이 있다. 그들은 김일성 노선에 따른 공산통일을 추구하고, 공산전제정치의 실상을 전혀 모르는 순박한 도민들을 선동으로 기만하고, 남한 공산화를 위해 4.3폭동과 반란을 주동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역사는 존재의 기록이다. 일찍이 “역사가의 제1계명은 결코 거짓을 적어서도, 편견과 아집이 가미되어서도 안된다”라고 주문한 키케로의 지적을 명심해야 한다. 4.3의 역사도 편견과 왜곡없이 기록되어야 함에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현재 반(反)대한민국적 계급투쟁사관에 의해 써진 좌편향적인 교과서 문제를 우려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맞물려 있다. 공통적으로 북한 정권과 공산주의에 불리한 사건은 은폐, 축소하고 유불리에 따라 침소봉대하는 성향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역시 4.3사건도 민중사관론자에 의해 지나치게 좌편향적인 입장에서 재단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정부(군경)는 학살자로, 주동자를 희생자로 묘사시키고 있다. 이런 왜곡 사관 때문에 억울한 희생자의 명예회복도 발목 잡혀 있는 실정이다.
그 연장선에서 보면 지난 6월 12일 의미심장한 판결이 나왔다. 노무현 정부보고서 작성기획단이 만들고, 박원순 기획단장이 확정한 '제주4.3사건 진상보고서'에 대해 "보고서는 가짜이며 제주4.3공원은 평화공원이 아닌 폭도공원"이란 주장은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왔기 때문이다. 2008년 1월 국제외교안보포럼 강연회에서 이선교 목사는 '북한 노동당과 현재의 좌파'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주장한 바 있다. 그러자 기존 4.3희생자유족회 측은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민사소송을 낸 바 있고, 1심 재판부는 원고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였다. 하지만 항소심에서는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 원고 청구를 기각했고 이번에 대법원 민사부가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최종 확정한 것이다.
이선교 목사는 항소심 판결이 난 뒤 2011년 10월 12일 열린 <이승만 포럼>에서 같은 내용의 강연을 한 번 더 했다. 2014년 6월 12일자 뉴데일리에 의하면 당시 이 목사의 강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요약해 보면 첫째, 2003년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 작성 기획단(단장 박원순)'이 확정하여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한 보고서는 근본적으로 좌편향 이념에 입각해 허위 조작된 점이 특징이다. 둘째, 소련과 북한지령에 따라 5.10총선거를 무산시키려는 2.7전국폭동이 실패하자 제주도 공산화를 목적으로 일으킨 남로당의 조직적인 무장폭동을 단순한 민중봉기로 왜곡 호도하였으며, 군경 합동진압군을 도리어 학살자로 일방 규정했다. 셋째, 무장폭도들의 군경 습격, 집단 살해 및 양민 학살 사실들을 누락시켰다.
..넷째, 미군정 및 대한민국 정부를 학살자로 만들기 위하여 폭도사령부의 '선전포고' 사실을 뺐을뿐만 아니라, 선전포고후 공격하는 폭도 진압을 위해 선포한 계엄령을 이유 없는 탄압으로 결론지었다. 다섯째, 희생자로 둔갑시킨 1만3천여명을 제대로 심사하지 않았으며 그중에는 상당수의 사형수-무기수등 폭도들이 포함되었고 심지어 '3대 폭도 사령관 김이봉'까지 제주4.3기념관에 희생자로 모셔져있다. 여섯째, 보고서에서 가해자가 폭도라는 사실은 완전배제 되었으며, 미군정과 이승만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 씌웠다. 따라서 제주4.3진상보고서는 진상보고서가 아닌 '가짜 보고서'이며, 제주4.3평화공원도 '폭도공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내용대로라면 이번 확정 판결은 제주4.3사건에 대한 전환점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