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봉개동에 위치한 제주4·3평화공원에는 저마다 사연을 담은 희생자들의 위패(位牌)가 안치되어 있다. 약 395,380㎡ 면적의 공원에는 기념관이 약 21.7m 높이로 세워져 있으며 봉분(封墳)을 상징하는 반원형의 위패 봉안실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곳 위패봉안실에는 얼추 1만 여기 이상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는데, 위패 마다 가슴 아픈 사연들을 간직하고 있는 희생자들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원인을 직접 제공하고 확대 재생산시킨 반란과 폭동의 주동자들이 희생자가 되어 버젓이 그곳에 같이 봉안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봉안실에 있는 위패들에 대한 옥석(玉石)을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가추념일 지정에 앞서 주동자와 억울한 희생자를 분리시키는 일부터 우선해야 한다는 세간의 목소리도 그 연장선에 있다.
제주4.3사건 이후 '헛봉분' 풍습이 더 많았다고 하니 이 사건이 제주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방증도 된다. 죽은 가족에 대한 대우와 억울함 해소 차원에서 헛봉분을 만든 것이다. 사망한 시간과 장소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절망감을 위로하는 제사를 지내는 집들이 많은 것도 이 즈음이다. 증언에 의하면 당시 낮에는 주민 행세하고, 밤이면 폭도가 되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피아개념 구분이 어려웠던 혼란의 시기였다.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희생을 당했는지 구분도 어려웠다고 한다. 한 마을에서 몰살 당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해 마을에 따라 같은 날 제사를 지내는 집들이 많은 것도 그런 까닭인 셈이다. 행방불명자도 많다 보니 밭에 가묘(假墓)를 만들어 고인의 옷가지 등을 넣고 헛봉분을 만들어 그 원통함을 풀었던 것이다.
제주4.3사건은 1948년 4월 3일 남로당이 대한민국 건국을 저지하기 위해 일으킨 무장반란이고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민의 희생을 불러왔다는 것이 정설이다. 하지만 현재 위패 봉안실에는 반란 주동자들이 버젓이 희생자로 둔갑되어 봉안돼 있다. 이런 규명도 없이 국가추념일로 지정되면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가반란의 주구(走狗)들에게 추념하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게 된다. 이 사건에 대한 옥석(玉石)을 구분하는 성격 규명이 반드시 우선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짜가 진짜 행세하니 정작 희생자들의 원통함도 못풀고 있는 것이다. 반란 주동자 불량위패 때문에 헛봉분으로 원통함을 풀었던 희생자들의 위안 마져 앗아가야 되겠는가? 남로당 앞잡이들이 희생자로 둔갑되어 있으니 그 해원의 실마리도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해원(解寃)은 '원통한 마음을 푼다'는 뜻이다. 제주는 예부터 '본풀이'라는 굿법이 도민들의 정신문화를 지배해 왔다. 본풀이는 죽은 영혼이 살아있는 사람에게 ‘적어도 우리는 이렇게 살자’하며 주문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연결고리였고, 인간과 신(神)의 연결고리였다. 본풀이는 변방에서 외방을 그리워하는 한(恨)을 담는 제주인의 해원의 역사이기도 했다. 이제 왜곡의 굿판은 치워야 한다. 진짜도 아닌 불량위패들이 진짜 행세하며 억울한 희생자의 한 마져 왜곡시켜서는 안된다. 4.3사건과 헛봉분의 해원 그리고 위패 봉안실의 불량위패들에 대한 해법은 본립도생(本立道生)의 교훈에서 찾아야 한다. 제주4.3사건, 시대의 소명에 따라 화해와 상생의 길을 도모하려면 그 첫 걸음은 남로당 주구들의 불량위패 제거부터 시작하는 것이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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