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틀짓기(media framing)'라는 이론이 있다. 미디어가 현실의 어떤 측면을 선택해 강조하고 수용자에게 설명하는 반면, 다른 것은 소홀히 하고 무시하는 보도성향을 말한다. 즉 매체가 특정 시각을 중심으로 재구성되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방송국에서 TV 뉴스가 만들어지는 과정 역시 틀짓기 이론에 의해 설명이 가능하다. 뉴스는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다. 수용자들은 그 틀을 통해 자신들과 타인에 대해 배운다. 뉴스는 끊임없이 사회 현상을 정의하고, 재정의하고, 대체하고, 또 다시 대체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갈등 이슈의 경우도 본질보다는 현상에 포커스를 맞추어 부각시키는 경우가 많다. 이런 틀짓기 방향에 따라 메시지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우리는 보도를 통해 사건의 기사를 접한다. 그 기사문에는 반드시 들어가야 할 육하원칙(六何原則)이 있다. 이에 준하면 어떤 사건에 대한 성격규명이 그대로 드러난다. 특히 역사적인 사건을 논할 때 더 선명해진다. 제주4.3사건도 그 연장선에서 보면 중앙당 지시를 받은 남로당 제주도당이 1948년 4월3일 제주도 전역에서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저지하게 위해 일으킨 무장반란이다.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민의 희생을 불러왔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러나 4.3평화공원 기념관 전시물을 보면 도가 지나치고 있다. 전시된 내용물들이 대부분 반란의 주체인 남로당의 의도와 만행을 은폐 축소시키고, 미화 면책시키는 학습장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10%의 펙트만으로 90%의 픽션을 미화시키는 영화, 드라마를 거의 매일 접하다시피 하고 있다. 문제는 반복효과 때문에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허구가 마치 진실인 것처럼 세뇌 당해 버린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역사물이라면 문제의 심각성은 클 수밖에 없다. 4.3평화공원 기념관 전시물도 마찬가지다. 기념관에는 군인과 경찰이 무차별로 어린이와 부녀자들에게 총질하고, 그 시체 사진으로 도배하고 있는 과장된 영상물이 반복적으로 방영되고 있다. 영상물을 보고 있으면 마치 군인과 경찰이 죄없는 양민을 이유도 없이 무차별 학살한 것처럼 인식될 수 밖에 없다. 당연히 이를 접한 학생들에게도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은 커녕 증오심으로 키워질 것이다.
교육은 배우고 가르치는 일이다. 최근 이른바 ‘4.3평화교육활성화 조례(안)'도 발의 되었다. 역사가 존재의 기록이라면 교육의 활성화에 앞서 이런 문제점부터 바로잡는 것이 순서다. 그럼에도 이를 비켜같다. 체계적인 4.3교육 기반마련이 취지라고 하지만 그 속내는 오히려 기존 정책지원을 보다 구체화 시킨 옥상옥에 불과하다. 좌편향 일색인 기존 입장만 강화시켜 주는 꼴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금의 4.3사건이 민중항쟁의 도그마에 빠져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는 자가당착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건이 정립(正立)되지 않은 탓이 크다면 성격 규명의 전제를 무시한 논리와 주장은 억지이며 의도적인 '4.3틀짓기'에 불과하다.
결국, 4.3사건은 균형잡힌 교육방향과 역사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교육 활성화 조례도 마찬가지다. 차제에 경직된 시각에서 환골탈태하는 개혁안도 발의되어야 한다. 사건의 성격을 규명하고, 반란자와 희생자의 옥석을 구분한 후 당당하게 국가추념일로 지정받아야 마땅하다. 좌편향 일방통행식 접근법에서 벗어나는 조직개편도 병행해야 한다. 자문기구도 설치해야 한다면 정치색과 이념 편향성은 배제되야 한다. 그리고 학계, 유족(단체), 학생 등 다양한 계층, 다양한 생각을 동참시켜야 한다.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독백일 뿐이다. 4.3평화기념관도 역사교육장으로 그 기능을 다하려면 전시된 좌편향 일색인 왜곡된 전시물부터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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