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와 그런 시비(?)를 주고받기 며칠 전 아주 반가운 소식을 하나 전해 들었다. 둘째 딸아이가 쌍둥이 전용 차량을 하나 샀고 그것으로 등. 하원을 시키게 됐다는. 다른 계절은 관두고라도 북풍한설 몰아치는 평창동 언덕 빼기를 종종걸음으로 앞세우고 뒤세우며‘빨리 가자! 빨리 와라!’라며 소리를 질렀을 생각을 하면 지금도 콧잔등이 시큰해지는데 차를 한 대 뽑았다니 얼마나 축하하고 고마워할 일인가. 더 고마운 것은 제 남편의 사업이 요즘 정말 술술 잘 풀린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불과 며칠 전 쌍둥이를 위해 차를 샀고, 가족 유일의 장롱면허 소지자 였든 둘째가 화급히 도로주행 교습을 마치고 그것도 미진하여 며느리가 교습선생 노릇까지 했다는 기쁜 소식을 접했는데 갑자기 가게를 그만두게 되고 다른 종업원을 구한다니 불길한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해고야? 사직이야?”
“선이(딸)스스로 자청한 거래요”
“그걸 어떻게 액면 그대로 믿어!? 선이한테 전화해!”
나의 이런 태도에 아내는 불쾌한 듯 눈을 홀기며 말을 잇는다.“지 누나 가게 할 때 그 추운 엄동설한에 누나 대신 출근해서 가게 문 열어주고 헬스장에서 시간을 때우고 지 가게 문 연 아이를 의심해욧! 당신 같으면 그렇게 하겠어?”이건 완전히 싸우자고 덤비는 격이다.
내 새끼라서가 아니라 정말 착한 놈이다. 이 아비의DNA를 물려받았으면 성질이 더러워 뻑하면 소리 지르고 할 테지만 정말 단 한 번도 큰소리 내는 걸 못 봤다. 제 어미를 닮아 항상고분하고 차분한 놈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착한 놈이고 남매지간이지만 어쩌다 제 누이의 존심을 건드리지는 않았는지? 존심이 상할 대로 상한 딸년이 부지불식간 그만둔다고 한 건 아닌지? 별의 별 생각이 다 든다.
상가는 같지만 층이 다르고 또 영업개시 시간이 각각 달랐다. 보통의 상가들은 지각을 하거나 문을 열지 않을 경우 상가 나름의 규칙에 따라 상당한 벌과금이 부과되는 모양이다. 아무리 누나지만 저도 한 가정을 꾸리고 있고, 아직 깊은 잠에 빠져있는 며느리와 손녀 예솔이가 혹시라도 깰까 까치발로 조용히 출근(사실 서울 집에 갔을 때 몇 차례 목격했다.)했을 아들 생각에 갑자기 지금까지 아내와 시시비비 가렸던 게 미안하고 송구하다.“그랬어………..?챠~아~식!”하며 내심 아내의 독한 지청구에도 흐뭇한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요즘은 워낙 농번기에 접어들어 그렇지만, 사실 저녁이면 손녀들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 큰딸네로 쌍둥이네로 며느리에게로 차례로 전화를 하여 끝으로‘사랑해!’라는 말로 하루를 마감하는 경우가 많다. 그날도 차례로 전화를 하는 가운데 작은딸과도 통화를 했다.“가게 그만 두는 거, 100%니 의사가 확실하지?”라는 다짐을 몇 차례 받고야 안심을 했던 것이다.
지난 토요일 아들며느리가 내려왔다. 어버이날은 평일이라 못 내려온다며 미리 다녀 간 것이다. 그 자리에서 나는 또 예의“도우며 살아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그리고 역시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 부연하지 않는다.
서울 집으로3남매가 자주 모이는 모양이다. 그리고 우의를 다지는 모양이다. 그냥 막연히 먹고 마시는 게 아니라 이 아비의“도우며 살아라!”라는 무형의 기치아래 그렇게 모이고 또 우의를 다지고 있는 게 분명하다.
이런 사실들을 모두 며느리의 공으로 돌리고 싶다. 자식 놈이 아무리 착하고 제 누나들에게 우호적이라도 제 처를 깡그리 무시하고 누이들과 그런 관계를 유지한다면 그것은 탐탁지 않거니와 아비 살아있는 동안만 지키겠다는 형식적인 구호일 게 분명할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나의“도우며 살아라!”라는 외침에“네~!아버님!”하며 단호하고 결기 있는 대답을 자식 놈보다 먼저 하는걸 보면 속으로 감동이 북 받히며 모든 걸 며느리 공으로 돌리고 싶은 것이다.
한창 농번기에 접어들었다. 어제도 모종을 또 일부는 파종을 하였다. 몸은 고달프지만 행복하다. 아직은 초보농사꾼의 결실이 어떨지 모르지만 두렵지 않다. 금년 농사는 예년과 달리 잘 지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또 나름 자식농사는 훌륭히 지었는데 농사가 좀 덜 된들 어떠하리. 계절의 여왕5월의 하늘이 눈부시다.
덧붙임,
둘째딸은 쌍둥이가 스스로 유아원 차량을 타고 다닐 내년쯤에 가게에 다시 나가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BY SS8000 ON 5. 6, 2015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소음 없이 실내를 쾌적하게 만드는 환풍기로 변신하는 마술
게시물 삭제요청방법
Copyright(c) www.nongak.net
tapng97@hanmail.net
연락처 : 010-4696-7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