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랬단다. 운동과 노동의 차이점은, 같은 일을 해도 돈을 주고받는 것은 노동이고 금전이 개입되지 않은 것은 운동이라고. 사실 이곳에 정착한 후부터 자꾸 살이 오르고 허리띠 구멍이 두 칸이 널어났다. 피트니스클럽이라도 나갈까? 했지만 제천 시내까지는 약30K고 돈을 지불 하면서까지 노동을 할 수는 없는 것. 그래서 결심을 했다. 제대로 된 운동을 금년부터 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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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다 녹았지만 때 아니게 엊그제 산골에 눈이 소복이 내렸다. 산골의 눈은 언제 봐도 정겹다. 우리 집 뒤 산이다.
제대로 된 운동은 어제부로 끝이 났다. 그 덕분에 지금 온 몸이 쑤신다. 팔을 제대로 못 들겠다. 허리도 물론 아프고…말하자면 근육통이 심하다. 지난 토요일부터 금년 농사(영농)준비를 하기 위해 퇴비150포(참고로 모든 비료는20KG 단위로 되어있다),석회비료48포(이것은 신고된 영농 단위를 계산하여 정부에서 무상으로 공급해 주는 것이다),유박70포를 혼자서 트럭에 싣고 밭으로 가져가 다시 내리고, 그것을 뜯어 옆구리에 대형 바가지를 끼고 밭에 고루고루 일일이 뿌려주었다. 사흘이 걸렸다. 비록 과한 운동으로 몸은 좀 고통스럽지만 성취감은 물론이고 스스로 자랑스럽기 조차하다. 특히 나의 이런 모습을 나보다 더 자랑스러워하는 아내의 걱정과 격려에 감동하여 뼈가 부서지는 고통도 감내 할 수 있을 것 같다.(그래서 칭찬은 고래도..어쩌고 그러나 보다.)
도시의 눈은 지겹기만 했는데 산골의 눈은 오히려 정겹다. 또 아무리 바쁜 계절이라도 산골의 눈은 휴식을 불러준다.
하긴 예년 같으면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일이다.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울 건너 이 반장형님에게 금액도 정하지 않고 알아서 해 달라고 한 뒤 요구하는 대로 주었으니 이 며칠 나의 각오와 그에 따른 행동(운동)이 아내를 감격시대로 몰고 갔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젠 아니다.
벌써 귀농5년차, 매년 기백만 원의 적자를 봤다. 그럴지라도 사실 그 동안 수중에 있는 자금(?)으로 생활을 해 온 터라 본업인 농사를 게을리 해 왔기에 적자가 나도 크게 괘념치 않았는데 근간 들어 생각해 보니 뱃속의 기름기도 빠진 것 같고 또 곶감꼬지 빼 먹듯 한 자금이 바닥이 보이는 관계로 금년부턴 제대로 농사(생활비)를 좀 지어 볼 생각이다.
금년부터 제대로 된 농사를 지을 각오를 해 보지만 생각과 달리 막상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
왜? 오늘날의 농사는 과학이기 때문이다. 학창시절‘국. 영. 수’도 제대로 못한 놈이 언감생심 과학씩이나? 그마저도 이젠 머리가 굳어 새롭게 도전할 학문(?)이나 과제가 아니다.그렇다고 포기하면 입에 풀칠은 무엇으로 하지? 이런 생각은 비단 내 생각만이 아니라 어쩌면 귀농을 꿈꾸어 보지만 위와 같은 걱정 때문에 엄두를 못 내는 분들이 계실 것이다.
아! 작년까지 컨테이너에서 옹색하게 살던’이 반장형님’수 년 간 고추농사 지어 모아 둔 돈으로 깨끗하고 아담한(25평)주택을 지었다. 마을 사람 모두가 축하할 일이다. 마을에 새집이 자꾸 들어서자 본인도 각오한바가 있었는가 보다. 도시의 월급쟁이 같았으면 엄두도 못 냈을 껄?
오죽했으면 어제 우리 아버지 사친회비도 제대로 주지 않으시며 선생님에게 얻어터지고 온 놈을 또 조 패시며 공부하기 싫으면 농사를 지으라는 말씀이 지금 생각해 보면 얼마나 혜안을 가지시고 선견지명을 가지셨는지 뼈저리게 느낀다. 그때 아버지 말씀대로 일찌감치 농사 짓는 법을 배웠더라면 다 늙어 고희를 목전에 두고 이런 개고생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을…..과격(?)한 운동을 한 탓에 온몸으로 통증을 느끼면서도 지난 날 아버지의 자식 사랑을 새삼 추억하며 이 썰을 풀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그럼에도 썰의 제목이 바뀌었지만 내가 악을 쓰듯‘귀농(귀촌)을 합시다!’고 외치는 것은 며칠 전에 연재했던‘노후준비’를 마음 편히 하자는 것이다. 사실 옛날엔 그랬다. 60-70년대 우리의 격변기시절‘하다하다 안 되면 농사나 짓지’라고 말이다. 아무리‘농자천하지대본’이라고 씨부리 싸도 그 근저에는 농사를 짓는 사람 즉 농부를 한 단계 깔아 뭉기고 촌놈 취급 했던 시절이 있었고 지금도 그 습관(?)은 맥맥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말을 곱씹어 보자. 하다하다 안 되면 농사라도 지어? 농사를 아니 농군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마지막으로 아무 때나 선택해도 좋은 직업군으로 분류하느냐 이거다. 그렇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점에서 우리의 살길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BY SS8000 ON 3. 16, 2015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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