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꽃은 장미와 백합이다. 처음 이곳에 정착할 때 담장 옆으로 100여 그루의 장미를 심었기에 마을 양반들은 내 집을 장미집이라고 명명 했다. 길을 잃거나 헷갈리는 방문객들에게는‘장미 집’이 이정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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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천성이 좀 게으른 편이다. 먹고 살 일이라면 악착같은 데가 있지만 취미생활이나 그런 것엔 영 젬병이다. 오죽하면 색소폰이나 악기를 좀 배우겠다고 사면 일주일이 안 가 포기 한다. 꽃을 기르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 무성하던 장미가 이젠 몇 군데 군락(?)을 이룰 뿐 모조리 고사를 하여 연 전에 그놈들을 캐내어 몽땅 불살랐다.
정착을 하면서 또 하나 다양한 백합을 많이 심었다. 서재 가까이 빈터에 그 놈들을 심었더니 만개를 하면, 이맘 때 즉 7월 중순이면 창문을 통하여 그 향이 한 달 가까이 그야말로 프랑스의 유명한 샤넬no5 이상으로 코를 자극한다. 그렇게 자랑스럽던(?)백합이 재작년 폭우와 함께 산사태로 그만 모두 객사를 하고 말았다.
그 향을 잊지 못해 이른 봄 구근을 비싸게(한 뿌리에 3천, 어디 좀 더 싸게 살 데가 없는지...)30여 뿌리를 사서 이번엔 서재 앞으로 심어 보았다. 바로 이 놈들이다. 어째 향내가 예전만 못하다. 저들 중에 그래도 흰 백합이 향내가 으뜸이다. 사진을 찍다 보니 뒤뜰에 여름 꽃이 몇 피어 있기에 같이 찍어 보았다.
꽃은 또 꽃이니 그러할 지라도 농사(?)를 짓는 다는 게 꼭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맨 땅을 놀리면 풀도 많이 나고 특히 이웃의 참 농사꾼들께 지청구를 듣는다. 어쩔 수 없이 하기는 하지만 제대로 돌보지 않는다. 나면 나는 대로 몇 개 따서 먹고 이웃에 나누기도 하고.
중요한 것은 파종이나 모종 심을 때 난 처음 밑 그름만 줄 뿐 농약을 치거나 또 다른 시비를 하지 않는다. 이른바 유기농법(풀도 호미나 그 외 농기구로 뽑고 제초를 하지 않는다.)을 한다. 이러거나 저러거나 우리 부부 외에는, 딸 둘은 해외주민이고 아들 며느리 하나 있는 건 제주도에 거주하고 있기에 수확을 해도 거의 이웃들에게 퍼 주는 셈이다.
지난 며칠 서울 집에 있다고 오늘 새벽 내려오니 이곳은 비가 부슬거린다. 오랜만에 밭에 나가 보니 이런저런 작물이 꽤 열렸다.
1)애호박도 며칠 따지 않았더니 거대해 졌다.
2)수박도 여러 개 달렸는데 아직 덜 익은 가운데 한 놈이 절로 터져 있다.
3)오이는 오이지 해 먹을 만큼 많이 달렸다. 비료를 주지 않아 구부러지고 휘고...
4)며칠 전 페친 한 분이 참외 사진을 올리셨는데 얼핏 개구리참외 같다고 했지만 수확하신 걸 보니 개구리가 아니고 나이롱 참외다. 그런데 나는 금년 우리의 토종 개구리참외를
심었는데 오늘 비록 하나지만 결실을 얻었다. (넬 모레 마누라 내려오면 같이...)
5)토마토는 여러 종유 심었다. 요즘 한창이다. 보통토마토. 방울토마토(빨강. 노랑)
흑방울토마토 등등등.....
아! 올 여름엔 그래도 손님이 좀 있다. 캐나다 몬트리얼에 거주하는 작은 딸과 쌍둥이 손녀가 방학이라고 귀국해 있다. 20여 일 가까이 됐는데 8월 하순에 출국한다. 며칠 뒤 이곳에서 3~4일 보내겠단다. 그리고 벤쿠버에 사는 큰딸과 왕언니 은비는 8월 초에 귀국하여 3주를 보내겠단다. 두 아이들 다 코로나 때문에 몇 년 보지 못했는데 올 여름은 이곳이 좀 시끌 거리겠다.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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