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서울서 손님이 한패 내려왔다. 불구의 형님, 병든 누나 그리고 연로한 매형을 수십 차례 설득한 결과 드디어 누나와 매형이 먼저 결심을 한 모양이다. 비어있는 아래채로 이주를 하겠단다. 누나와 매형이 이주를 한다니까, 함께 다니는 교회의 장로님과 그 부인 그리고 교인들이 대동했다. 아마도 앞으로 교우가 살 집과 주위의 분위기를 보기 위함일 것이다.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데 장로님 부인 되신다는 양반‘공기도 맑고 마을도 조용하고…그렇지만 난 이런데서 못 살겠단다’순간 차를 한 모금 마시려든 나는 사래가 들 뻔 했다. 울퉁불퉁 지 멋대로 생긴 여편네, 힘도 세고 일도 잘 할 것 같은…우리 마을에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은 여편네의 입에서 그런 고상하지 못한 말이 나오는 것을 보고 혹시 마음 돌아설까 심히 저어 됐다. 산골이 뭐 어때서…..저게 너무 많이 배운 탓 일 게다. 너무 많이 배워 머릿속이 복잡한 탓 일 것이다. 산골 살이가 어때서? 귀농귀촌은 무식하고 단순한 사람들만 하는 건 아닐 것 같은데….잠시 행복감이 깨졌지만 얼마지 않아 복구가 됐다.
컴바탕화면에 은비의 사진을 번갈아가며 깔아 둔다. 행복이 뭘까? 사람마다 행복의 기준과 관점 그리고 가치를 달리한다. 지난 해 크리스마스 즈음 쌍둥이가 일주일 이곳에서 묵고 간 적이 있었다. 쌍둥이가 서울에 도착한 시간은 어둠이 깔리며 각종의 네온싸인이 어지럽게 명멸 하는 시각 이었고 어떤 대형건물은 벌써 크리스마스트리가 밝혀 진 때였다. 갑자기 쌍둥이들이‘우와! 우아! WOW!를 연호하며 할머니 저거 좀 봐요! 할아버지 저거 좀 봐요!’라며 탄성을 지른다. 캄캄하고 적막한 산골 생활 일주일을 하며 도시에 대한 환상 그리고 화려한 불빛이 마냥 좋았던 모양이다. 겨우 네 살 짜리 어린 것들도 그러할 진데…아무리 울퉁불퉁해도 다 큰(?)어른이 대형교회의 장로님 사모님이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휘황한 불빛 아래서 산해진미를 먹으며 끈적이는 부루스를 추며 행복을 느끼는 인생이 있는가 하면 초라하지만 소박한 밥상에 산채만 먹으며 행복해 하는 나 같은 사람도 있는 것이다..
<사진>
얼마 전 블로그대문에 몇 년 째 있던 은비의 사진을 내리고’우리 집 보물들’이라며 올려놓았다. 친손녀 예솔이와 쌍둥이들. 어제 우연히 켜 놓은 컴을’은비’가 보았다.’할아버지! 나는 보물에서 왜 빠졌어?’ 아~갑자기 몰려왔던 그 당혹감. 얼른 컴화면을 되돌려서’은비야! 너는 보물 중에도 특별한 보물이라 이렇게 화면으로 모셔 두었단다.’간신히 위기를 넘겼다. 할애비의 보물이 되기를 자처하는 손녀들이 넷 씩이나 되는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
좀 엉뚱한 얘기 같지만, 나는 이 시각에도 제일 부러운 사람이 영어 잘 하는 사람 그리고 컴 잘 하는 사람들이다. 아주 오래 전 조선닷컴의 독자마당 정치 사이트(지금도 있을 것이다.)에 수 년 간 몸을 담은 적이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독수리타법으로 토닥이며 썰을 풀고 있지만 컴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친구들이 여럿 있었다. 그런 친구들이 폐쇄된 공간에서 노닥거리는 게 정말 안타깝고 크게는 국가적 낭비 같아 예닐곱을 중국에 데려가(물론 경비부담을 해가며…)견문을 넓히도록 했었는데 돌아와선 겨우 여행기만 올린다. 당시 인터넷 판매며 홈피라는 게 막 시작할 즈음 이었으니 중국에 관한 축적된 나의 경험과 그들의 컴실력을 접합시키면 무엇인지 해 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으로 그런 아이디어를 착안했으나 데리고 간 놈 어느 한 놈도 그런 그릇이 없었다. 결국 내 꿈도 접고 말았지만 지금생각해보면 아쉽기만 하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든가? 그냥 주워들은 대로라 잘은 모르지만 이거 맞는 얘기 같다. 그게 무슨 유물론적 말씀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일상생활도 그렇다. 보따리장사를 한다며 세계 각처로 바이어를 찾아다녔는데 제대로 배우지 못한 관계로 언어의 한계에 봉착한다. 그리고 그때 비로소 깊은 고민과 사색을 해봤다.‘내가 영어를 좀 더 잘했더라면 훨씬 많은 오더와 한 푼이라도 더 딸라를 벌어들이고 애국을 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 그래서 컴 잘하고 영어 잘하는 사람을 활용하려던 장대(?)한 꿈을 접은 게 더 아쉬운 부분이다. 또 엄한 얘기지만,3남매를 키우며 딱 두 가지는 재촉도 다그침도 하지 않았다. 첫째, 절대 때리지 말자! 둘째, 절대 공부하라고 강요하지 말자! 사실 그랬다. 공부하라고 우격다짐을 하여1류대학에 들어가서 좋은 회사 입사해서 잘 먹고 잘 살았지만 천륜 을어기는 죄악을 저지른다면..??내 새끼는 절대 그럴 아이가 아니라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BY SS8000 ON 3. 27, 2015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소음 없이 실내를 쾌적하게 만드는 환풍기로 변신하는 마술
게시물 삭제요청방법
Copyright(c) www.nongak.net
tapng97@hanmail.net
연락처 : 010-4696-7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