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곳 천등산 자락은 정말 조용하다. 일 년 농사를 마무리 짓고 벌써 월동준비를 하는 집도 있다. 굳이 그 집을 가보지 않아도 겨울동안 땔 화목을 자르는 전기톱 소리가 요란하게 천등산 골짜기에 메아리치는 것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이따금 들려오는 찢어질듯 한 전기톱의 굉음을 빼면 차라리 적막강산이다. 오히려 적막한 이런 산골의 모습이 정말 좋고 행복 하다. 그런데 좀 아쉬운 것은, 살고 있는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또 다른 약간의 토지가 있고, 그곳에는 정말 씨알이 굵고 맛 나는 큰 밤나무가 있는데, 지난주 쌍둥이 손녀들의 돌잔치 때문에 상경을 하여 잠시 비운 사이에 어떤 놈이 문자 그대로‘홀랑’다 털어가 버렸다. 사실은 작년에도 그런 경우를 당하여 금년엔 꼭 수확하리라고 다짐을 했었는데... 너무 황당하여 화가 난다.(하략)산골일기: 밤(栗)도둑들. 2012/09/29 05:57 거의 1년 전에 밤을 다 도둑맞고 올렸던 썰이다.
오늘 기사를 검색하다가 재미난(?)기사가 있어 전제 한다.
본격적인 밤 수확철을 맞아 몰래 밤을 훔치려다 적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북 익산경찰서는 남의 밤나무 밭에 들어가 밤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조모(67)씨 부부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6일 오전 6시 30분쯤 익산시 여산면의 오모(46)씨 소유의 밤나무 밭에 들어가서 밤 40㎏(시가 40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감시가 소홀한 새벽 시간에 1t 트럭을 몰고 가 바닥에 떨어진 밤을 줍고 나무를 흔들어 밤을 딴 것으로 드러났다. 조 씨는 경찰 조사에서 “주인이 없는 줄 알고 밤을 땄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부산 기장경찰서도 농장에서 떨어진 밤을 다량 훔친 혐의(절도)로 김모(57)씨 등 50대 주부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4일 오전 9시 30분쯤 부산 기장군 조모(52·여)씨의 밤 농장에서 바닥에 떨어진 밤 6㎏(5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동네 친구인 이들은 밤 농장이 넓고 감시가 소홀하다는 사실을 알고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에도 부산 기장경찰서는 바닥에 떨어진 밤 3kg를 훔친 혐의로 김모(63)씨를 불구속 입건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관리되고 있는 밤나무에서 떨어진 밤은 절도죄의 대상물이 된다”고 설명했다.
작년 그렇게 다짐에 다짐을 했던 밤나무를 추석 며칠 전 올라가보니 아직은 푸른빛만 보일 뿐 아람이 벌어지지 않았다. 예측하기를 한 일주일 아니면 열흘이면 아람이 벌어지고 알밤이 떨어질 것 같아 추석을 쇠고 다시 오기로 했던 것이다. 그런데 잘못된 계산이다.

아주 작살을 내고 홀랑 다 털어 갔다.
엊그제 궁금하여 실하고 맛 좋은 밤나무를 찾았다. 에그머니~! 또 이미 어떤 양상군자가 몽땅 털어갔다. 3년 째 이런 만행(?)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안 되겠다. 무슨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쥐~~ 생각해 낸 것이 경고문이다.

그런데 위를 쳐다보니 손 길이 닿지 않은 높은 곳에 아직도 익지 않은 밤송이가 매달려 있다. 저놈들이라도 어떻게 수확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특단의 조치라는 게 다른 뾰족한 방법이 있는 게 아니다. 욕이라도 한 마디 해 주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경고문(?)을 한 장 떠~억 쓰서 밤나무 밑에 붙여 두었다. 효과가 있을랑가는 잘 모르겠고....
경고문을 매달고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털다’라는 타동사의 사전적 의미 말이다. 일반적으로 도둑을 맞았을 때‘털렸다’라고 표현한다. 원래 이 단어의 파생이 밤(栗)도둑놈에게서 유래 된 건 아닐까? 위의 기사를 보니 요즘은 세상이 워낙 흉악하다보니 떨어진 밤을 줍기만 해도 절도로 몰리는 것에 비하면 과거에는 털지 않고 주워가는 것은 용인 했을 터이고 그렇게 줍다보니 성에 차지 않아 마구 털었을 때 비로소 절도가 성립되며 도둑놈이 된 것이 아닐까? 그래서 도국이 털어 갔다고 한 것 아닐까? 아이고! 별 걸 다 신경 쓰고 있다.

밤나무가 털리든 말든 뒤 마당엔 낙엽이 한둘 떨어지고 단풍이 점점 붉어 진다.
그나저나 밤 도둑 한테 부탁 하나 하자! 나는 뭐, 신문 기사처럼 그렇게 야박하게 굴지는 않겠다. 즉, 그냥 좀 주워가라! 왜 터냐고? 나도 아침 이슬 맞아가며 올라 갔을 때 알밤 몇 개라도 주워 먹으면 안 되겠니? 대한민국에서 안 되는 게 어딨니? 제발 털지 말고 주워가란 말이다!!!!!

밤도둑은 도둑이고 깊어 가는 가을 맞이를 서서이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