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기지개를 켠다. 어떤 띨띨한 정치인의 말처럼‘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카드만, 산천초목을 다 얼리고 뼈 속까지 시리던 엄동설한도 다음 해를 약속하고 물러갔다. 요즘 이곳(하긴 어디 이곳뿐이겠는가 마는…)천등산자락은 봄이 익는 소리가 이제야 들려온다. 우선 만년설이나 될 것 같이 겨우내 쌓인 천등산의 눈이 녹아내려 집 앞 개울이 제법 요란하고 개울 건너‘이 반장’도, ‘뻥팔이’네의 경운기 엔진이 가열 차게 폭발하는 소리도 요란다. 어디 그뿐이랴, 노인회장님 사모님과 아랫마을 지씨 형님네 아주머니의 네 발 오토바이의 외출도 잦아졌고, 멀리 아른거리는 아지랑이 사이로 나물 캐는 아낙들이 점점이 박혀 있는 모습에 봄 처녀의 화사한 나들이가 시작된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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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주위에 자생력이 강한 뚱딴지(돼지감자)가 지천으로 널려있다. 며칠 전 마누라와 몇 뿌리 캐다가 포기하고 말았다. 지난겨울은 제법 관리를 한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래도 또 아깝게 늦가을 방안으로 불러들인 화초를 죽이고 말았다. 올핸 정말 제대로 된 온실을 한 번 만들어 볼 참이다.
좀 불가사의한 일은 뭔가 자꾸 움직이고 싶은 거다. 서울 집만 가면 쏟아지는 잠을 주체치 못해 하루 종일 자다 깨다를 반복하는데, 이곳에만 오면 정신이 맑아지고 이런저런 일 꺼리를 찾아낸다는 것이다. 어떤 땐 그런 생각을 해 본다. 내가 처음부터 농사꾼이었으면 어땠을까? 부농이 되고 아니고 간에 제법 성공 했을 것 같은 그런 생각. 돈 벌겠다고 아등바등 용을 쓰던 그 자세로 농사를 지었다면 아마도….좀 건방진 생각인가?
며칠 전 농사지을 밭보다 먼저 집안의 정원수에 거름을 잔뜩 주었다. 그런데 사실 요즘의 농사라는 게 과거 힘과 땀으로만 짓는 게 아니다. 이젠 농사도 과학이라는 점이다. 즉 농사 짓는 방법이 많이 바뀌고 발전했다는 의미다. 대부분의 농사가 기계화 정예화 된 것이다. 그 옛날 이것저것 할 일 없고 무위도식하던 사람들이“하다하다 안 되면 농사나 짓지…”했다가는 큰코다친다.
지난겨울 워낙 날씨가 추웠던 관계로 화목소비량을15톤 정도 잡았는데 좀 모자라는 듯하여10톤을 더 샀다. 이 놈을 지난달까지 방치해 두었다가…약 일주일 동안 전기톱. 엔진톱을 동원하여 가지런히 잘라서 아래채 처마 밑으로 모셨다. 아직 겨울이 완전히 물러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겠고, 저 화목의 반은 때겠지…???어떤 이들은 그런다. 힘들겠다고…그러나 힘으로 하면 한없이 힘이 들겠지만, 재미로 하면 할 만 하고 진짜 재미있다.
며칠 전 보도에도 청년 일자리가 감소가 되었다며 한숨짓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온다. 사람들은 왜? 책상 앞에만 앉으려 할까? 어째서 농사꾼을 천대하려 들까? 내 비록 아직 농사를 지을 줄 모르지만 고추심고, 고구마도 심고, 옥수수도 심어보니 정말 진부한 얘기로 땅은 거짓말 하지 않고 정성을 쏟은 만큼 내게 그 대가를 넘겨주더라는 것이다. 청년 실업자가 널어난다고 국가가 한숨을 쉴 게 아니라 그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면 어떨까? 위에서도 말했지만, 농사도 과학인데 보다 과학적인 농사꾼을 배출하는 게 부국의 길로 갈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근간 북쪽의 핵이 지구촌의 이슈지만 머지않아 지구촌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핵이나 첨단병기가 아니라‘식량’될 것이라는 석학들의 얘기가 아니더라도 우리네의 먹을거리 창출(농사)이야 말로 향후 가장 큰 이슈가 될 그 날을 위해서라도 진정한 농군사관생도들을 배출해야 할 것이다. 이런 생각까지 미치면 첨부터 정치를 좀 했어야하는데…개만도 못한 어떤 미친 국개이원처럼 최루탄 아닌 수류탄을 터트려서라도 법을 만들어 볼 텐데…아쉽고 안타깝다.
아래채 차고 앞과 천등산정상엔 아직 긴 겨울의 잔재가 희끗희끗 남아있다.
아이고! 봄이 되니 내가 일장춘몽을 꾸고 있다. 어제는 나도 지난해 심었던 고구마와 옥수수 밭의 비닐 막을 모두 걷어 하치장으로 옮겼다. 올해는 무엇을 심을까? 작년80여 상자의 고구마 소출을 보았는데 올해는 감자를 좀 심을까? 생각이 많다. 아무튼 농사지을 땅을 확보했으니 마을 선배농사꾼들의 조언을 들어가며 시작할 참이다.
너무 욕심이 과했나? 농사 좀 지어 볼 거라고 퇴비200포와 유박50포를 주문했다.
어머니 살아 계실 땐 어머니 따라서 된장, 간장, 고추장을 잘도 담그더니…우리 마누라 어머니 돌아가시고 처음으로 직접 된장도 담갔다. 맛이 제대로 날랑가 모르겠다. 우리 마누라 워낙 말이 없어…장맛은 있을 것 같다. 왜 그런 말 있지 않은가."말 많은 집 장맛도 쓰다" 뭐, 그런 거….따라서 맛은 모르겠고 최소한 쓰지는 않을 것이다.^^
BY SS8000 ON 3. 14, 2013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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