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커가는 모습을 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특히 손자손녀 자라는 모습은 마냥 입가로 미소가 번지게 합니다. 지난날 어르신들께서 자식 키우는 것 보다 손자손녀 커가는 모습이 더 재미있다는 말씀의 의미를 이제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삼남매 시집장가 보냈습니다. 그런데 모두 딸만 넷을 낳았습니다. 그러니까 아직 손자는 없는 셈입니다. 뭐 섭섭하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손녀만 넷이니 좀 심심하달까요? 큰 딸아이 밑으로 출중한 미모의‘은비’가 있고, 둘째 딸아이는 일타이매로 쌍둥이‘수아, 주아’를 낳았고, 막내로 아들은‘예솔’이라는 친손녀를 낳았습니다. 은비는 벌써 초등학교2년이 되었습니다. 某사립학교에 다니는데 미모만큼이나 학업이 출중합니다. 학업성적이면 성적, 미술이면 미술, 글짓기면 글짓기 등등 상장이 수두룩합니다. 이제 다 컸으니 재껴 두기로 하겠습니다.(은비는 조기유학을 떠났고 지금은 캐나다에 상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쌍둥이 외손녀‘수아, 주아’와 친손녀‘예솔’이는 20일 정도의 시차를 두고 세상에 나왔습니다. 이제 18개월 좀 넘었나? 아무튼 집안이 난장판입니다. 고물거리면서 온갖 것을 헤집고 다니는데 정신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마냥 귀엽기만 합니다. 이 아이들이 무슨 짓을 해도 노엽지가 않고 예쁘기만 합니다. 셋은 자주 만나서 우의를 다지고 있습니다. 특히 제가 서울 집을 갈 땐 모두 불러 모아 고무락거리는 녀석들의 재롱이나 유희를 즐기거든요.
그런데 문제가 조금 있습니다. 친손녀‘예솔’이가 20일 먼저 세상에 태어난 쌍둥이 언니‘수아, 주아’를 쥐 잡듯 하는 겁니다. 우의를 다지면 함께 놀다가 느닷없이(아마도 저희끼리는 뭔가 이유가 있겠지만...)쌍둥이언니들을 할퀴고 때리는 겁니다. 그러면 집안이 갑자기 초상집으로 변합니다. 너무 지나치니까 아무리 딸이라도 쌍둥이 엄마 보기가 정말 미안합니다. 그래도 딸아이는 ‘애들이 그러는 걸 어떻게...’그러면서 조용히‘예솔아~! 그러면 안 돼~!’라며 한없이 부드럽게 말하지만 솔직히 속이 속이겠습니까?(작은딸은 아래층에 거주하고 아들네는 위층에 거주한답니다.)
그래서 나는 그럴 때마다‘수아, 주아’를 앞에 세워놓고 자꾸 맞지만 말고‘예솔’이 맴매 해 주라며 꼬드긴답니다. 그렇지만 쌍둥이는 얻어맞기만 할뿐 한 번도 실력행사를 한 적이 없습니다. 특히 쌍둥이 언니‘수아’는 거의 ‘예솔’이의 밥입니다. 하도 예솔이의 행동이 거칠어 전문가에게 문의를 했더니 일종의 애정 결핍증 같은 거랍니다. 이해는 갑니다. 제 어미가 항공사 승무원 이다보니 해외를 자주 나가거든요. 그럴 때마다 이모네로 고모네로 저희에게로 보내져 떠내기 생활을 하다시피 하거든요. 직장을 그만두라고 종용해 보았지만 며느리 욕심(?)이 커리어우먼으로 목표치가 있고 또 젊었을 때 좀 더 벌겠다는 겁니다. 더 이상 어떻게 말리겠습니까. 어쨌든‘예솔’이가 한 번 다녀가면 쌍둥이얼굴에 고속도로공사 자국이 남습니다. 그래서 며느리에게 반농반진으로 그런 답니다. ‘숙영아~! 내가 둘째 딸 볼 면목이 없다. 이 일을 어쩌면 좋냐?’물론 며느리는 미안해서 어쩔 줄 모르지만‘예솔’이의 버릇은 고쳐지지 않습니다.
엊그제 오랜만에 서울 집을 갔습니다. 꼭이 무슨 볼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정말 쌍둥이들이 보고 싶어서입니다. 말도 못하는 아이들과 억지로 ‘나 할아버지..’를 강조하며 가끔 통화를 합니다마는 그럴 때마다 정말 보고 싶어지거든요. 쌍둥이 언니‘수아’는 저를 닮아서 그런지 제 어미 아비 보다 저를 더 좋아합니다. 제가 나타나기만 하면 만사를 재끼고 제게 달려와 품에 안깁니다. 어찌 귀엽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엊그제 고것들을 보러 일부러 서울 집을 간 겁니다. 그리고 손녀 넷이 모였습니다. 덕분에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또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아무도 없는 빈방에서 갑자기 세 아이의 울음소리가 터지며 잔칫집 분위기에서 갑자기 초상집으로 변한 겁니다.
그 방에서 함께한 제일 큰손녀‘은비’의 증언을 요약해 보면 이렇습니다. 그 방은 원래‘은비’의 방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주인 없이 텅 비어서 전화기와 복사기만 있습니다. 전화기를 서로가지겠다고 싸움이 벌어진 모양입니다. 쌍둥이 동생‘주아’가 전화기를 먼저 잡고 발신음 소리를 들으며 놀고 있는데 그것을‘예솔’이가 뺏으려 한 겁니다. 힘이 부쳤는지 그만‘예솔’이의 실력행사가 나오며.‘주아’의 얼굴을 할퀸 겁니다. 그런데 놀라운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평소 같으면 맞고 울기만 했어야 할 ‘주아’가 잡고 있던 전화기로‘예솔’이의 대갈빡을 사정없이 갈긴 겁니다. 당연히 초상집으로 변 할 밖에요. 그렇지만 저는 속이 후련했습니다. 혹자는 그래도 친손녀 친손자라고 합니다마는 아무리 친손녀 친손자지만 행패를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는 겁니다. “아이고! 우리‘주아’잘 했네!”라며 오히려 격려를 해 주었습니다.
제 블로그에 가끔 아들과 며느리가 와서 보는 모양입니다. 위의 얘기는 아들과 며느리가 모르는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그날 벌어진‘주아’의 응징(복수) 얘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예솔’이의 행실이 아무리 거칠고 일방적으로 쌍둥이에게 행패(?)를 부렸다지만 듣는 어미 아비 입장에서는 지난날‘예솔’이의 과오는 고사하고 섭섭하며 화가 날 것이 틀림없을 겁니다.(아그들아! 혹시 보더라도 이 아비의 심정을 쪼까 이해 혔으면 한다. 설마 내가 ‘예솔’이가 미워서 이랬겠니? 우리 예솔이를 차카게 바르게 키우자! )
BY ss8000 ON 4. 20, 2013(손녀들에서...)
어제 블로그에 글을 올리다 우연히 찾아낸 것입니다. 어째서 저 글을 썼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보아도 뚜렷한 이유를 찾을 수 없습니다. 다만, 그런 생각은 듭니다. 모두 내 자식이고 모두 사랑으로 키워야겠지만, 그 속에 행패(?)를 부리는 놈이 있다면 누군가가 나서서 훈계하고 선도(善導)해야겠지만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쌍둥이 엄마는 제 새끼가 호되게 당해도 올케와 불목(不睦)할 수 없으니 참고, 올케는 그런 현장을 목격 할 수 없으니(직업상) 그런 사실도 모르고 설령 누구로부터 전해 들었어도 실감이 크게 나지 않을 것이고 더하여‘어린애들 이니까’하는 식으로 넘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알고도 누구도 발설(發說)하려들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제가 은근짜로 저런 글을 올려 며느리가 보도록 했나 봅니다.
어쨌든 그 후 행인지 불행인지 두 달 보름여 후 모종의 사고(아시아나기 샌프란시스코 추락 사고)로 며느리는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되었고 어미의 품에서 제대로 교육을 받은‘예솔’이는 새사람(?)이 되었고 벌써 초등5년이(쌍둥이 역시) 되었답니다. 지금은 쌍둥이와 죽고 못 사는, 가끔 함께 어울리면 집이 떠나갈 정도로, 저희들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않고 밤을 꼬박 새우기까지 합니다. 이젠 제가 너무 성가셔‘니들 집에 가라’고 소리를 칠 정도로...
저는 정치적으로 수구꼴통이지만, 누구의 빠는 절대 아닙니다. 해 본 적도 없고. 그래서 같은 집안의 어른(국민)이면 공평무사(公平無私)해야 합니다. 자식 모두 귀엽지만 누군가 비뚤게 나가면 바로 잡아 주어야합니다. 자식 여럿 되는데 지나치게 편애(偏愛)를 하면 버르장머리만 나빠지고 결국 패륜아가 됩니다. 우리 모두 자식들을 차카게 바르게 키웁시다.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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