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누나가 언제부터인가 교회(소위 이단이라는…)에 미치면서 미용실이고 가정사고 간에 팽개치고 광신도로 변해 있었다. 그런 즉 매형이 원했던 바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돌 볼 수밖에 없었기에 소소한(?)주방 일은 매형의 몫이었고, 맥을 더 깊이 파고들면 식도락가였던 것이다. 그러니 누나의 그것은 애당초 입 맛 밖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구부정한 자세로 주방에서 일하는 모습은 낯설지 않지만 그래도 딱한 건 어쩔 수 없다. 광신도로 변하여 가정을 팽개친 누나를 생각하면 매형이 그렇게 고마울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 나이 먹도록 매형에게 땡 전 한 닢은 고사하고 반 푼 어치 덕을 본 적 없었다. 1편에서 우리 작은누나 독하단 얘기도 했지만, 큰누나 미용사로 일 할 때 내가 고필이었으니…단 돈10원을 용돈 주는 걸 못 봤다. 정말 독했거든….내가 고필이2년 때 두 사람은 부부의 연을 맺었었고, 그 해에 나는 집안의 이런저런 보물1.2호를 뚱쳐 전당포에 잡히고 제주도로 가출을 하며 비행기(非行期)를 탔다가 유급까지 한 처지였는데, KS마크에 범생이 출신의 눈에 내가 어떻게 비쳤을까?
누나 내외가 이곳으로 왔을 때 마을의 선배나 친구들에게 매형을 소개시키기 위해 여러 차례 막걸리 파티를 열었었다. 그런 매형은 늘 술이 몇 순배만 돌면 마을 사람들 앞에서‘내가 쟤(나 보단 8살 많음. 나도 낼 모레70을 앞 둔 놈에게..)를 인간 취급을 안했는데…’사실 뭐.. 내가 생각해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난 4개월을 소위 막노동(노가다: 제주 오현고 증축현장과 서귀포 감귤 따기 노동)을 해가며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연구 및 성찰(?)하던 과정이었지 여느 비행사처럼 타인에게 기총소사를 한다든가 곡예비행과는 거리가 먼 고행의 비행청소년이었다.
물론 인간취급을 안 한 놈이 농촌에 와서 잘 살고 있다는, 생전 농사도 지어 보지 않았던 놈이 농사를 잘도 지으며 산다는, 사업을 한다고 꽤 고생을 하더니 노후엔 그래도 부러울 것 없이 편하게 지낸다는, 더하여 어쩌면 나는 KS마크출신인데 저런 인간 취급 안 했던 놈이 잘 사는걸 보니 자조(뭐, 여기까지는 아니더라도…)KS마크를 달고 들어와 결혼을 하던 해에 고필이 처남이라는 놈이 가출을 했으니 그 눈에 인간으로 보일 리가 있었겠는가?
그러나 그 명석하고 똑똑한 인간도 딱 하나 간과한 게 있다.‘행복(인생)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하는…아니한 말로 자기가KS마크를 달았으면 어떻고,KS마크를 단 놈들은 모두 성공을 했거나 행복한 삶을 사는가? 어째서 청소년기 비행기를 좀 탔다고 70다 되어 가도록‘쟤는 내가 인간취급을 않았다.’고, 술만 오르면 마을 사람들 앞에서 한두 번도 아니고 매 번 그런단 말인가?
서너 차례 그런 일을 겪은 어느 날“매형! 저는 매형이 좋은 뜻으로 얘기한 줄 압니다. 그러나 듣는 사람은 얼마나 개구신이나 개차반으로 놀았으면 매형 되는 사람이 저럴까? 할 것 아니겠습니까? 제발 이젠 그 말씀 좀 하지 말아주십시오.”라고 정중히 부탁을 드렸던 것이다. 그런 일이 있은 후 마을 분들과 막걸리파티가 있으면 술이나 안주는 내가 마련하고 다른 이의 집을 빌려 파티를 열며 가급적 매형과는 술자리를 피해왔었다.
지난10월 중순인가 하순인가 쯤에 김포 사돈내외 분께서 실로 오랜만에 이곳을 오셔서 하루 밤 유숙하고 가셨다. 오랜만에 오신 만큼, 그래도 고급에 속하는 죠니 워커 블루라벨도 내 놓고 충주까지 가서 회도 떠오고…등등. 매형과 술자리를 꺼려하지만, 그래도 친. 인척관계인 데…또 다음에 혹시 상면하더라도 데면데면하실 거 같아…무엇보다 워낙 술을 좋아하는 매형이기에…금준미주(金樽美酒), 옥반가효(玉盤佳肴)는 아니더라도 올라오시기를 청했던바 와서 사돈내외분과 함께 분위기 좋게 일 배 又 일 배하며 몇 순배 돌았다.
그런데 나와 무슨 억하심정이 있는지 사돈내외분 앞에서 또 밑도 끝도 없는“내가 쟤를 인간으로 보지 않았습니다.”의 관용구(이 정도면 관용化되어있었다.)를 토해 내는 것이었다.
이거야말로 미치고 환장할 노릇 아닌가?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어 사돈내외분 앞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를 수밖에. 어째서 그런 식으로 그것도 딸아이를 시집보낸 사돈내외 앞에서…인간으로 태어나 할 소리가 있고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할 소리도 있는 것이다.
도대체 매형 눈에는 내가 왜? 어째서? 무엇 때문에? 인간이하로 보였단 말인가? 이것만 생각하면 이 순간에도 울화가 치민다.
매형이라는 사람, 그렇게 시비를 걸고 성질을 올렸으면, 아무리 내가 소리를 치고 화를 내도 나를 진정시키는 태도를 취했어야 했다. 그런데 똥 싼 놈이 어쩐다고…오히려 성질을 벌컥 내며 일어서더니“내가 알아? 니네 남매가 너를 잡놈으로 취급하더라!”라며 아예 인간취급도 아닌 잡놈이라며 확인 사살까지 하며 내려간다. 사돈내외분만 아니셨으면 따라 내려가 살인이라도 낼 것 같은 심정이었다. 분노조절장애가 있다거나 아니면 옆에 누가 없었더라면...가족 간 살인이 이런 게 아닐까 할만큼...
식식거리는 나를 사돈내외분과 마누라가 말렸지만, 그날 밤 억울하고 기가 막혀 잠 한 숨을 못 잤다.
BY SS8000 ON 12. 13, 2015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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