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첫 발을 내딛은 시각이 현지 시각으로 아침9시 넘어서였다. 맬번 공항에 내리자마자 훑어 본 호주 인들의 모습은 선입견 일는지 모르겠지만, 정치적으로 고통을 받고 죄 지은 자 되어 유배지로 보내어진 그네들의 조상 탓인지 여느 백인들보다 활발해 보이지 않는듯했다. 오히려 그런 점이 순박해 보이고 인간미가 물씬 풍기는듯했다. 미국이나 유럽 쪽의 백인은 왠지 딱딱하며 마치 서울깍쟁이 같다면 호주의 백인들은 때 묻지 않은 강원도 순둥이 같은 그런 인상을 받았다.
뭐, 그런 생각도 잠시 멜번 공항에서 아들놈 위한’김치’사건으로 마약탐색견이 나와 마누라의 여행가방 앞에 쭈그려 앉는 바람에 곤욕을 치룬 얘기는 이미 오래 전에 호주 현지에서 들려드렸던 터이고…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호주 당국이 지금은 없어졌지만’백호주의’를 내세워 백인이 아닌 유색인종은 호주의 입국이나 정착을 배제시켰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아무튼 호주 인들의 순박함은 동물사랑에도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안다. 호주하면 먼저 떠오르는 동물이 캥거루 그리고 코알라이다. 이 두 동물이 호주의 트레이드마크가 아닐까 생각한다. 얼마 전 Discovery Channel(Animal Planet)의 상시 메뉴인 악어사냥꾼 스티브 어윈의 활약상을 즐겨 보곤 했는데 새로운 다큐멘터리를 찍다가 가오리의 꼬리가시에 찔려 사망한 사건도 있지만, 나는 그 프로그램을 즐겨보면서도 그의 무모한 도전(?)에 가끔씩 진저리를 치며 원숭이도 나무에 떨어진다는데…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묘하게 악어사냥꾼이 악어에게 당한게 아니라 가오리에 당했으니…어쨌든 그는 악어사냥으로 가죽이나 고기를 구하는 게 아닌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역할을 충실히 하다가 불의의사고로 생을 마감하였지만, 이와 같이 호주 인들의 동물사랑은 각별한 데가 있다.
호주의 첫 유람지는 그곳 여행사에 들려 동물을 보러가기 위한 것으로 스케쥴을 잡았다. 소위 펭귄 파래이드 라는 걸 보기위해 필립 아일랜드라는 곳을 갔다. 가는 도중에 역시 동물농장에 들려 휴식을 취하며 갖가지 동물들과 접해보며 직접 동물사랑을 느껴보는 곳이다.
<사진>
무슨 새인지 모르나 가까이 가도 도망을 치지 않는다.
오랜만에 만난 모자의 망중한이다. 마침 그곳은 겨울이라 하여 두꺼운 옷을 준비하였지만 한겨울임에도 우리의 초봄정도의 온화한 날씨였다. 잔디의 푸르름을 보시면 날씨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먹이를 먹고 있는 녀석은 캥거루가 아니고 사촌 쯤 되는 왈라비(작은 캥거루)라는 녀석이다. 저 녀석을 만나려면 컵에 들어있는 사료를 사야한다. 호주$2.00이다. 아무튼 동물농장의 모든 동물들이 사람을 보면 따라 다닌다. 사료를 얻어먹기 위해….
동물들과 이런저런 친교를 마감한 후 나오면 데번셔 티나 뜨거운 커피와 함께 호주식(이름 은 모르겠지만…)빵을 먹을 수 있는 딱지를 준다. 손님이 모두 철수한 가든의 한 장면. 반팔 티셔츠(그래도 춥지 않은 호주의 겨울)차림의 종업원이 너무도 씩씩해 보여서 한 장 박았다. 그 옆의 동양인은 한국인 가족 이었다. 사실 관광객의90%가 동양인이었고, 그 중에 또7-80%가 중국인이었으며 간간이 한국인 단체관광객도 보였다. 중국인의 발전상과 국력(?)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관광버스는 얼마를 달려가다가 코알라의 집단서식지라며 차를 세운다. 재미없는 것은 코알라라는 녀석이다. 저희를 보러 왔으면 방싯 웃으며 반기지는 못할망정 하나같이 등을 돌리고 잠을 자는 것이다. 사진에 나타나는 나무(유칼립투스)에서만 서식하며 저 나무의 잎새가 주식이다. 그래도 아래 사진은 운 좋게도 놈이 잠자다 무엇에 놀랐는지(꿈을 꾸었는지)고개를 돌리는 순간을 포착했다. 하긴 아주 게으르고 낮엔 잠만 자고 밤에만 활동하는 철저한 야행성이라나….코알라를 본 게 아니라 나무 밑에서 녀석들의 방댕이만 실컷 구경했다.
1부에서 이국의 낙조사진을 몇 장 올렸지만 팽귄을 보기위한 필립섬의 도착은 어둑어둑해서야 도착한다. 수천 길 낭떠러지의 섬, 폭풍의 언덕에서 날아가지 않게 마누라를 꼭 부여 앉고 한 컷했다. 신기한 것은 북풍한설 모질게 몰아치는 그 폭풍의 언덕에서도 초록 빛깔 잃지 않은 이름 모를 꽃은 핀다는 것이다. 호주의 겨울이 어느 정도인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남극과 가까워 무지하게 추울 줄 알았는데…전혀 아니다.
아무튼 그렇게 팽귄 파래이드를 보기위해5시간 이상을 달려 간 필립섬의 메인이벤트(?)는 처음 그곳을 방문한 자그마한 동양인 일가족을 최대한 실망시켰다.
위의 팽귄 뉴스 한 장이 모든 걸 대변해 준다. 커지도 않은 저런 뉴스페이퍼(?)를 식당의 한쪽 벽에 걸어두고 관광객의 허전한 마음을 달래(?)준다. 팽귄 퍼래이드는 어두워져야만 시작이 된다. 노천극장의 계단에서 먹이 사냥을 다니다 어두워져야만 나타나는 팽귄을 보기위해 사람들은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팽귄들은 위의 팽귄 뉴스에서도 보시다시피 오후6시 이후에 나타나기 시작해서 불과2-30분 만에 각자의 둥지로 사라지는 장면을 퍼래이드라고 하는 것이다. 팽귄들은 절대 한 마리씩은 움직이지 않는다. 보통은 대여섯 마리가 모여야만 함께 이동을 하는 것이다. 천적인 갈매기놈들이 팽귄을 기다렸다 해코지를 하는 것이다. 여럿이 모여 이동하며 그 해코지를 피해 보자는 심산일 것이다. 안타까운(?)것은 그곳에서 어떤 촬영도 금지 되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동물보호 및 사랑의 극치를 보여 준다고나 할까? 그 먼 곳까지 밤을 기다려 장관을 본다고 간 것이 사진 한 장 찍을 수 없고 아무 소득도 없이 또5-6시간을 달려서 돌아올 생각을 하니 머리가 아파온다. 그래도 어쩌랴!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는 것을….
BY SS8000 ON 9. 27, 2006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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