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며칠 전에도 써먹은(인용)문구가 있다. 좌우명은 아니지만 나는 이 문구를 즐겨 사용한다. 책인지심(責人之心)으로 책기(責己)하고 서기지심(恕己之心)으로 서인(恕人)하라 했은 즉,남을 힐책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책하고 자신에게 관대한 만큼 남을 용서하라. 말씀대로 할 수는 없을지라도 가급적 노력은 하는 편이니 아주 몰라라 하는 것 보다는 낫지 않을까?
어떤 일을 앞두고 아니면 당하고 가끔은 스스로를 곱씹어 본다. 잘한 것인가 혹은 지나치지 않았는지 후회를 한다. 이런 나를 두고 스스로를 평가해 보기도 한다. 나라는 인간은 어떤 부류일까? 도대체 무슨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인가? 스스로를 평가 한다는 것은 참 웃기는 얘기다. 혹시 자신에게는 가없이 관대한 건 아닌지? 또 타인에게 지나치게 냉혹하지는 않은 것인지? 그런 가운데 내가 나를 평가한다면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호불호가 너무 극명하다는 것이다.
분노하면 그 화를 다스리기 힘들 정도로‘욱’해 버린다. 하지 말아야할 말들을 뱉어내고 뒤 돌아서서 후회하고, 어쩌다 상대가 싫어지면 그것으로 끝이다. 또한 하기 싫은 것은 때려죽인대도 못하는 불통이다. 그런 가운데 조그만 일에도 슬퍼하고 눈물이 참 많다. 누가 보면 정신병자 내지 소시오패스 라고 할까 두렵지만….내가 나를 보면 때로 그렇다는 거다.
연로하신 장모님이 이곳 천등산자락으로 내려 오셨다. 내가 이곳에 자리하자 처형과 처제도 얼마간의 땅을 샀고, 두 집 다 올가을엔 자그만 전원주택을 짓겠다며 꿈에 부풀어있다. 그런 관계로 마누라까지 포함하여 세 자매가 자리할 이곳에 장모님의 행차가 가끔씩 계신다. 더구나 그날은 소머리나 하나 사다가 한 이틀 가마솥에 푹 고아 먹자는 약속이 되어 있기도 하고.(이곳 가까이 도축장이 있어 그런 것은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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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머리국밥이나 해먹자고 해서…..소머리 하나에12만원. 너무 커 반반씩 삶았는데 동네 잔치를 해도 충분했다. 또 그렇게 했고…..소대가리가 설설 끓고 있다.
장모님께서 여장을 푸시고 세 자매와 함께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기에 신경도 쓰지 않고 딴전을 피고 있었는데, 일순 갑자기 마누라가 언성을 높이며‘대가리가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다.’는 것이었다. 얼핏 핏물 뺀다며 이틀씩이나 대형 고무통에 담아 놓은‘소대가리’얘긴 줄 알았다. 그런데 마누라의 언성에 맞장구치시는 장모님의 말씀‘그러게 말이다. 니 오빠는 왜 그리 머리가 모자란다니 그래!?’였다.
가마솥 위치가…이제 집이 다 지으지면 한적하고 안전한 곳으로 화덕을 놓고 제대로 활용할 생각이다. 끓이고 지지고(솥뚜껑)화목으로 밥도 짓고.
네 모녀가 모여 주고받는 대화를 엿들어서가 아니라 듣고 보니 짐작 가는 바가 있어‘오호라~! 그 얘기군.’이라고 생각하니 까맣게 잊었던 울화가 다시 치밀며 순식간 뒤 꼭지가 열리고 김이 날 것 같다. 해서 하던 일을 멈추고 냅다 네 모녀가 담소를 나누는 자리에 끼어들어‘장모님! 그건 아들이 아니라 개/새/끼입니다.’,‘저 살아평생 그 개/새/끼들(‘들’이라는 복수를 쓰는 이유는 따로 있다.)낯짝은 장모님 돌아가시면 어쩔 수 없이 그때 딱 한 번 볼 일밖에 없습니다.’라며 여하튼 있는 대로 장모님께 악을 쓰며 화풀이를 하고 말았다. 정말 하고 싶지도, 죽을 때까지 묻어두고 숨길 얘기였다. 그런데 그만 마누라가 불을 지르고 그 순간을 이기지 못하고 기름까지 끼얹는 짓을 한 것이다. 물론 연로하신 장모님은‘내가 사우(사위)볼 낯이 없네, 내가 사우 볼낯이 없으이…’로 일관하셨다.
작은처남은 나보단 네 살 아래지만 손위다. 내가 가내공업 비슷하게 공장을 할 때, 내 공장에서 포장 관계 일을 맡아했고, 그곳에서 한 아가씨와 눈이 맞아 결혼까지 했으니 이른바 사내결혼이고 결국 내가 경영하는 공장이 인연이 된 것이다. 얼마 후 某가구공장으로 전업을 하여 피나는 노력 끝에 주로 식탁과 의자를 생산하는 자그마한 공장을 차려 열심을 다한 결과 제법 재산가로 성장했다. 이를테면 자수성가 했다고 해도 좋을 만치 부를 쌓았고, 지금은 가구공장을 남에게 넘겨주고 김포공항근처에서 꽤 큰 가구점을 한다.
자연히 우리 집안의 가구는 모두 작은처남에게서 공급(부르는 게 가격이니 싼지 비싼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받을 뿐 아니라, 시집장가 간 나의 아이들은 물론이려니와 친인척에게 가구 살 일이 있으면 작은처남 것 좀 사라며 홍보 내지는 간접판매를 해 주었던 것이다.
사실 재작년에도 집안의 가구를 거의 바꾸다 시피 했고 아들놈 장가가고 딸아이들 시집 갈 때 소소한 것까지 합하면 족히 수천만 원은 훨씬 넘게 팔아주었다. 어디 그 뿐인가? 이제 얼마 후 천등산아래 집이 완성되면 또 그곳대로 필요한 가구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작은처남과 일이 터진 것은(개새끼라고 욕을 할만치…),지금으로부터 한 달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BY SS8000 ON 3. 2, 2012 씀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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