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다 그러했겠지만 어제는 산골일기(산골의 여유)를 써 내려가는 가운데 또 폭설이 내렸습니다. 지난 폭설 때 우선이라도 운신을 할 수 있도록 아래채와 마당으로 통 할 수 있는 길(제설)을 만들었는데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어제 썰의 말미에 젊은이들이나 입에 담을 육두문자를 토설하고 보니 괜히 죄스럽고 혹시 제가 형편 무인지경의 욕쟁이 같은 놈으로 비쳐질까 두렵습니다. 뭐, 솔직히 욕을 즐겨(?)합니다. 그러나 아무 때나 하는 게 아니라 꼭 해야 할 때만 합니다. 가령 어제 산골일기말미에 나타난 정황에도 욕을 아니 할 수 있는 분이라면 그 분은 도덕군자이십니다. 어제 같은 경우 어째서 욕을 할 수밖에 없는지 잠시 변명을 좀 하려고 합니다. 두 가지 이유에서입니다. 첫째, 어쨌거나 이PD라는 손님을 초대했습니다. 그런데 그 판이 깨지게 되었습니다. 사람을 초대해 놓고 판을 깬다는 것은 결례 중 가장 큰 결례입니다. 그런 즉 욕이 안 튀어 나오겠습니까?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처형이라는 여인.
내가 이렇게 격정적으로 표현하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처형이라고는 하지만 나 보다 다섯 살 아래다. 뭐 나이가 나 보다 어려서가 아니라, 청상(靑孀)이라 해도 좋을 나이에 혼자가 되었다. 당시 동서되는 이가 연탄가스로 세상을 떠는바람에…남매를 두었고…그 후 어찌어찌하여 새 남자를 만났는데 한동안 행복한 것처럼 보였다. 그때 나 자신은 사업부진과 부정수표 단속법 위반혐의로 잠시 법망에 쫒기는 신세였으며 그 피난처가 그곳이었다. 약 한 달 간 신세를 지다가 결국 더는 숨어 살 수만 없어 자수를 하고…등등…
그렇게 행복하게 잘 살아야 할 처형이 새로 만난 그 놈 때문에 처가 집(주택)을 저당잡히고 이혼까지 하며 처가댁을 박살을 냈던 것이다. 아마 장인장모님 연세가 지금의 나만큼 잡수셨을 때이다. 거의 길거리에 나 앉는 형상이었다. 그 빚을 정리하고 나니 조그만 단칸방 전세 얻을 정도의…그리고 처형은 방황을 하고….
내겐 지난 날 약 한 달간의 처형에게 진, 그 신세가 평생 잊을 수 없는 빚으로 남아있었다. 그렇게 방황하는 처형을 중국으로 불러들여 일자리를 마련해 주고, 다행히 방황하며 저질러진 모종의 사건(금전)도 해결하고 시쳇말로 과부3년에 구슬이 서 말처럼 일이 잘 풀려 나가나 했는데 또 이 여편네가 무슨 일에 연루가 되어 그간 좀 벌어 놓은 것을 몽땅 한아가리에 털어넣고 만 것이다.
어려운 처갓집 촌수에 처형이지만 동생 같은 여인네다. 친 오라비가 둘 있긴 하지만, 큰 것은 처형 보다 더 지랄 맞은 개망나니 같은 놈이고, 작은 처남은 먹고 살만하지만 자신과는 불심상관이라며 거들떠도 안 본다. 어쨌든 그 일로 다시 방황하는 처형의 마음을 다잡게 한 것은 아내다. 얼마간 물심으로 도운 끝에 재기를 하였고 지금도 일주일에 한두 번 중국을 오가며 보따리상 겸 운송업을 하고 있다.
이제 그녀의 나이도 내후년이면 환갑이다. 낫살 먹은 여인이 아직도 험한 보따리상을 하는 게 안쓰러워 이곳으로 내려와 노후를 보내라고 설득한 것은 나와 아내다. 그래서 내친김에 처제까지 이곳에 함께 하기로 되어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여편네가 고집이 황소고집 이라는 거다. 가끔은“처형! 내 말 듣소. 내 말만 들으면 자다가도 떡 생깁니다.”사실이 그랬다. 내가 저를 엉뚱한 데로 인도하겠는가? 그럼에도 가끔씩 제 고집을 피울 때가 있다. 엊그제 눈 오는 날 같은…그런 아무것도 아닌 것에도….가끔 지금도 그놈의 아니 그년의 황소고집을 피울 땐“아이고! 저것이 백말 띠 행세를 하누만..”이다. 그러니 욕을 아니 하려해도 저절로 나온다.
목적지 주유소까지 1k밖에 안 남았고 그곳에 차를 두고 오겠다고 하지만 도무지 말이 안되는 소리다. 산골짜기 10리 길을 정강이까지 빠지는 눈길을 오겠다고? 노골적인 말은 않지만 구조요청이나 다름 아니다. 내 그럴 것 같아 이PD와 술잔만 부딪고 술을 마시지 않았던 터다. 필시 저 원수(?)같은 여편네가 그리 될 것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잡혀 있었다. 붕우자원방래(朋友自遠方來)는 아니더라도 가장 가까운 이웃과 함박눈 내리는(하긴 깜깜한 밤이라 안 보이기는 하지만..)속에 술잔을 부딪치며 신선의 정취를 맞보려는 데 방해를 논다는 생각이 미치자 마구 육두문자가 쏟아지는 것이었다. 평생을 두고 도움이라고는 병아리 오줌만큼도 못 되는 여편네 같으니라고….20여 년 전 그 한 달가량의 신세가 오늘날까지 내 발목을 잡을 줄이야….별 놈의 생각이 다 든다. 에에이~! c바! 아내도 이PD네도 들을 수 없도록 혼자서 마구 중얼거리며 주안상 마주하고 있는 이PD에게 양해를 구한 뒤 자리에일어설 수밖에 없었다.
BY SS8000 ON 12. 7, 2012 씀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소음 없이 실내를 쾌적하게 만드는 환풍기로 변신하는 마술
게시물 삭제요청방법
Copyright(c) www.nongak.net
tapng97@hanmail.net
연락처 : 010-4696-7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