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별 생각이 머릿속을 교차했지만 걱정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우선은 보험회사로 전화를 했다.‘뽑은 지 며칠 되지 않는 새 차가 퍼져서 그런다. 견인차를 보내 달라.’그리고 위치 확인, 10분 내외로 도착할 것이니 기다리라는 견인차 운전자의 연락을 받고 기다리는 동안 다시 한 번 시동을 걸어 보기위해 기어 판을 바라보니“이런! 이런! 기어 핸들이’B’에 가 있다.”즉 빠꾸(back)에 핸들을 가져다 놓았으니 시동이 걸릴 턱이 있겠는가. 얼른“P"로 옮겨 시동을 걸어 보니 가열찬 굉음과 함께 시동이 걸린다. 하하하하…내가 어지간히 당황했던 모양이다.
시동이 걸리자말자, 딸아이는 속내도 모르고“새 차가 왜 이런 대요! 아빠!”란다. 딸아이 앞에서 체면 구길 수는 없고“그러게 말이다. 이놈의 차가 미쳤나…”로 얼버무리고 얼른 좀 전 통화를 했던 레카 운전자에게“차가 시동이 걸리니 올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시동은 걸리지만 여전히 계기판에는4WD의 빨간불이 명멸한다. 그러나 멋모르고 만용을 부리며, 보다 정확하게 얘기하면‘수아’의 아픔 때문에 정신없이 병원까지 달려왔지만 돌아갈 길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얘, 아무래도 차가 불안해서 그냥은 못가겠다.‘수아’는 웬만하다니 정비소에 들렸다가자!”라며 뒷좌석의 딸아이에게 사정 아닌 사정을 하고 지정 정비업체의 위치를‘네비게이션’에 찍어 보니 불과6k여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네비’속의 아름다운 목소리 여인의 지시에 따라 드디어 정비업체에 안착을 했던 것이다.
폭설이 내린 탓일까? 정비공장의 너른 마당에 생각보다 많은 차량들이 대기 중이다. 일단 먼저 접수를 해야 한다고 하여 접수를 하며, 얼마를 기다려야 할지를 묻자 짧게는1시간 그렇지 않으면 시간 반이나 두 시간 정도 걸린단다. 난감하다. 나와 딸아이는 그렇다 치고, 할애비의 잘못으로 몸이 불편한‘수아’는 어린이용 좌석에 보다 불편한 자세로 앉아 있어야 한다는 게 난감했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 아! 그래! 궁하면 통한다지 않던가. 다시 접수처로 달려가‘수아’의 처방전과 약을 보여주며“지금 갓난아이가 몸이 아파 병원에 다녀오는 길인데, 차 안에서 그렇게 오래 있게 하면 다른 생병이 생길 것 같으니 무슨 방법이 없겠습니까?”정중하고 간절한 할애비의 소청에 접수담당 직원은“아~! 애기가 타고 있었습니까?”라며 놀란 표정을 짓고“xx님! 이 분 차에 갓난아기가 타고 있답니다. 빨리 좀 조치해 주셔야겠습니다.”그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정비사는 내 차 위치를 묻기에 함께 그곳으로 불이나케 달려갔다.
당연히 차량의 이상 증세를 묻기에 운전 시4WD표시의 빨간불이 명멸하고 차량의 엔진소리가 너무 크고 마치 무언가 잡아당기는 기분이 든다며 느낀 그대로 설명을 하자, 정비사는 능숙하게 계기판을 확인하고 운전석에 올라타더니 잠시 뭔가를 주물락 거린 후“아니! 이거! 고장이 아닌 데요!”란다.“뭐요!?”라는 놀라운 반응이 내 입에서 튀어나올 수밖에.“지금 이게 고장이 아니라 조작을 잘못한 겁니다. 4WD로 운행하려면 정지된 상태 즉“N"위치에서 조작을 해야 하는 것을 운행도중에 스위치(다이알)조작을 했으니4WD라는 불만 들어오고 실제는4륜이 작동되지 않은 것이다. 정비사의 설명이 있고 그가 직접 기어를”N"위치에 놓고 조작을 하자 과연 그 명멸하던 불이 없어졌다. 기가 막히는 것이었다.
<사진>
그제 밤엔’수아’가 밤새 보챈다. 나는 물론 제 할미도 어미도 심지어 제 동생까지 깨운다. 손녀들이 산골에 내려와 새벽에 보채면 언제나 내 차지다. 새벽잠이 없다보니…그런데 정말 다행인 것은 내 품에 들어오는 아이들은 울음을 멈추고 놀거나 다시 잠이 든다. 위의 사진도 새벽 두 시쯤’수아’와 놀며 찍은 사진이다.’수아’가 차도가 있어 어제 서울 집으로 쌍둥이를 데리고 올라왔다.
세상에! 세상에! 그것도 모르고 여태 그 폭설 속을 네 바퀴 모두가 작동하는 줄 알고 쏘아 다녔으니…세상에나! 세상에나! 알고서야 어찌 그런 무모한 짓을 했겠는가. 아무리 모르는 게 약이라지만,,,해도 너무했지…스스로에게 등신, 병신, 멍청이, 찌질이, 단세포, 아메바,…등등 못난 것의 대명사가 몽땅 쏟아져 나온다. 아! 세상에 틀린 말 하나 없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거….나는 무식한 놈! 그래서 용감한 놈! 그렇지만 억만금을 준데도 두 번은 용감할 수 없는 무식한 놈이다. 새 차 매뉴얼 한 번만 읽어봤어도….이런 무시칸 촌놈이 되지는 않았을 텐데…
서울 집 차고는 배불뚝이다. 이곳에 가끔 오셔서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막일꾼’님으로 부터 이 집을 살 때는 정상이었으나 당시 내가 가진 차가 너무 길어 할 수 없이 배를 불렸다.
그런데 네 다리로 달리는 이번에 눈길에서 큰 공을 세운 애마가 벌써 상처투성이다. 이 애마를 몰고 한양엘 두 번 왔는데 배불뚝이 외양간 문짝 때문에 애마의 코가 찌그러진다. 다음 부턴 이놈을 몰고 상경하면 노상주마를 해야겠다.
BY SS8000 ON 12. 10, 2012 씀
덧붙임,
여러 벗님들의 염려와 기도로 쌍둥이들의 건강 특히’수아’의 병세가 완전하지는 않지만 아주 좋아졌습니다. 조제한 약만 다 먹이면 다시 활기차게 뛰어 놀 것입니다. 염려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꾸벅^^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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