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 딸 은비.
2信에서 밝혔지만, 영어를 못하는 아내가 수 년 전 캐나다 미국 국경에서 벌인 에피소드는 많은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에피소드이다.
캐나다와 미국의 이미그레이션(immigration)을 통과하는 모습은 확연히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 이 전이라도 미국의 출입국관리소는 왠지 모르게 사무적이고 권위적이다. 특히 911사태 이후 그것이 더 공고해진 느낌을 버릴 수 없다. 이해가 충분히 가는 대목이지만 내가 그 자리에 서 있을 때는 몹시 불편한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나 캐나다는 그렇지 않다. 때론 웃어주며 농담도 던지고 어디에서 얼마나 머물 건지? 정도로 묻고 미소를 띠며 입국 도장을 쾅! 찍어 준다. 그러나 그나마도 여행객이나 단순방문객(no visa)은 좀 낫지만 어떤 명목이든 비자를 취득한 입국자에게는 좀 더 까탈스럽다. 장기 비자를 취득한 후 불법적인 취업이나 비자 목적이외의 일을 시도하는 불법입국자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딸아이와 손녀 은비는 유학visa를 받고 체류 중이다. 이곳엔 이런 한국인이 많이 머물고 있다. 그러나 학부모 되는(보통은 주로 엄마들)이들은 영어가 신통치를 않다. 한 엄마가 내 마누라만큼이나 영어가 안 된 모양이다.
처음 입국하던 날 캐나다 관리가 자신의 차례가 되자 살짝 미소를 지으며 엄지손가락을 고추 세우더라는 것이다. 그럴 리가 없는데...하며 뒤를 돌아보니 뒤에는 아무도 없고 자신뿐이었단다. 이 여인 그 순간 미소와 함께 엄지를 고추 세우고 그 관리를 향해 ‘You too, best!’라고 힘차게 외쳤는데, 그 관리‘no. no. no’난색을 표하며 이번엔 로마의 황제들이 검투사들에게 죽이라는 표현을 하는 것처럼 고추 세운 엄지를 바닥으로 자꾸 찍어 내리더란 것이다. 그 여인 도대체 저 친구가 왜 저러나? 하고 있을 때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다음 차례의 어떤 분이“엄지지문 찍어 라는 겁니다.”라고 친절히 알려 주더라는 것이다. 얼마나 황당하고 창피 했는지... 깔깔거리고 함께 웃었지만 소름 돋는 에피소드다.
또 다른 엄마의 얘기다. 이 엄마는 딸아이에게 이곳을 소개한 지인이다. 부산 분인데 영어라고는 단어 몇 개...아무튼 기초 단어 몇 개가 영어실력의 전부였다는데...하루는 한적한 고속도로를 지나다 사슴을 치어 죽이는 소위 로드 킬(road kill)을 당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그냥 도망을 치면 안 되고 꼭 신고를 해야 하는 게 이곳의 법인가 보다. 아무튼 그런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그 서툰 영어로 911에 전화를 했단다.
그런데 당황해서 그랬던지‘고속도로’라는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헬로! 디스 이스 스카이 로드.” 그런데 그쪽에서 알아듣더란 것이다. 그리곤 뭐라고 상대가 얘기 하는데 하나도 못 알아듣겠고 어쨌든 그 상황을 설명을 해야겠는데 이번엔‘사슴’이란 단어 또한 생각이 나지 않아 에라이! 모르겠다. 무조건“루돌프 다이”라고 크게 외쳤더니“OK”그러더란 것이다. 다시 또 뭐라고 막 얘기하는데 머리를 굴려 보니 위치를 말하라는 것 같아 도로에 서 있는 이정표를 떠듬떠듬 읽어 주었더니 얼마 뒤 불빛을 번쩍이며 관리들이 와서 해결해 주었단다.
영어가 안 통해도 용감하고 씩씩한 우리 엄마들이다. 해외여행을 가고 싶어도 그 나라 언어가 통하지 않을까 겁먹고 안가는 분들도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조만간 지구촌에 사용되는 주요 언어를 95% 이상 완벽하게 번역할 수 있는 통역기가 나온 단다. 너무 걱정 하지 말고 조금만 참으면 그 통역기 하나로 세계를 누빌 수 있으니 참고 견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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