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가지에 기부스를 하고는 산골생활이 여의치 못할 것이다. 거듭 얘기 하는 거지만 다른 이들과 소통하지 않고는 산골뿐 아니라 사회생활 자체가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도시에서 왔다며 원주민을‘촌놈’취급을 하려 드는 것이다. 저도 머잖아‘촌놈’될 사람이 말이다. ‘산골일기: 귀촌을 위한 조언’을 이쯤에서 끝내야겠다. 중언부언 횡설수설 말이 많았지만 몇 가지로 간단히 표현하면서 그 끝을 맺을까 한다.

이웃 문 선생네의 불루베리 밭은 내 소유다. 원래는 저 땅을 포함한 수십 평을 자신의 소유라며 돌려달라고 했지만, 측량을 해서 사실이 그러하면 당연히 돌려 드리겠다고 약속한 후 측량을 한 결과 내 소유였던 것이다. 그러나 소유권만 분명히 하자며 얘기하고 그냥 농사(?)를 짓게 했다. 불루베리는 금년부터 소출을 보고 있다. 아래의 사진은 불루베리 밭에 대한 1년 도지 쪼로 갓 딴 불루베리 한 홉 정도를 가져왔다. 달리 어찌할 방법이 없어 그냥 술을 부어서 보관 중이다. 뿐 아니다. 아랫 집 뻥팔이네는 내 땅 50여 평을 무단점유 하고 있다. 10여 년을 그렇게 무단점유 하여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놨으니 어쩌겠는가. 역시 좋은 게 좋다고 그냥 농사를 짓게 했다. 두 집은 나를 볼 때마다 그냥 미안해 하고 있다. 그러지 마시라고 여러 번 얘기 해도....
그 전, 자랑 같지만, 절대 자랑이 아닌,,, 지금 마누라는 천등산자락의 이곳에서‘부녀회장’이라는 중임(?)을 맡고 있다. 솔직히 귀찮은 직책이다. 봉사활동도 시나 면단위의 부름에도 자주 나가야 하는 그런. 그러나 귀찮은 직책이라 하여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정착한 지 3년이 안 된 이주민에게 그런 중임을 맡기는 것은 그만큼 주민과의 관계유지나 신뢰가 쌓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관계유지나 신뢰가 하루아침에 쌓이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이곳에 처음 이주하여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 터 닦이를 할 때 집으로 들어오는 진입로가 구불거려 15평 남짓 마을 길 넓히는데 희사(?)했다. 그러나 서류상은 어디까지나 내 소유다. 그런데 꼭 내 것이라고 차지 해야만 하는 사람들 때문에 서로 간 갈등이 생기고 증폭 하는 것이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데면데면한 원주민 대신 우리 부부는 스스로 그들과의 소통을 위해 찾아 다녔다. 한 번도 만난 적 없지만 경조사에 찾아다녔고 마을의 무슨 행사가 있으면 가급적 참석을 했고 많지 않지만 얼마간씩 쾌척을 했고, 그들이 인사를 받든 말든 먼저 머리를 숙였던 것이다. 그러는 사이 이웃들의 성향과 정서를 파악(?)해 나갔던 것이다.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라고 미리 밝혔지만 이런 것들을 습득(?)하고나니 마을에서 생활해 나가는 것이 얼마나 용이한지 모르겠다. 그래서 하는 얘기다. 천등산자락 생활이 3년 되었지만, 만약 내가 다른 곳으로 다시 이주해야한다면(절대 그럴 리 없지만,,,,)나는 이렇게 할 것이다. 이전에 그렇게 해 왔듯이....

마을 입구의 냇가는 고기 반 물 반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덕동 계곡도 5분 거리고...

천등산은 언제나 의연하게 마을을 내려다 보고 있다.

집 앞 개울에도 제법 수량이 불었다. 이런 마을에서 어찌 불협화음을 일으키고 반목을 할 수 있겠는가. 나는 마냥 즐겁고 행복하기만 하다.
1. 대갈빡을 숙일 것이다. 예를 갖춘 놈 즉 웃는 낯에 침 못
뱉는 게 우리네 정서다. 대갈빡 잠시 숙이는 것은 자존심
구겨지는 게 아니다.
2. 대처에 살았다는 표시 내지 말자. 지난날 한양구경 한 번 못하
고 죽었던 그런 시절 아니다. 전국이 반나절이면 오가는 그런
시대다. 도농이 따로 없다. 차라리‘나도 촌놈이다.’하고
원주민에게 접근하는 게 더 이상적이다.
3. 어딜 가나 이런 사람 꼭 있다.‘향우회’ 서울사람, 이주민끼리
뭉치자는 제안도 있었다. 모두 무망한 짓이다. 그런데
이곳에도 아랫 역 몇몇은 벌써 그런 운동(?)을 하고 있다.
휘둘리지 말자.
4. 마을 일에 적극적이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가끔씩
동참하라. 아주 중요한 대목이다.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5. 얼마 간 이라도 마을 행사 또는 길흉사에 소액이라도 부조를
하라. 전원주택 지을 정도면 그래도 형편이 좀 나은 편 아닌가.
정히 안 되면 소주나 음료수 한 상자라도..그것도 안 되면
몸으로라도 때우자. 마을회관 청소나 설거지 등등.
6. 땅의 개념을 바꾸자. 도시 양반들 땅에 대한 집착이 너무 크다.
서류상으로 존재하면 그것으로 만족하라. 설령 팔고 다른
곳으로 이주한다 해도 그 땅 어디 안 간다. 원주민과의 갈등문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다.
7. 혹시 마당에서 삼겹살 구우면 지나가는 누구라도 불러서 같이
먹자. 소금 먹은 놈이 물 킨다는 속설이 있다. 광속에 인심 나고
고기 한 점에 새로운 이웃 생긴다.
마지막, 혹시라도 새로운 이주민이 생기면 봉지 커피라도 나누며 선배 된 입장에서 마을에 대한 안내(소문이 아닌...)를 해 주는 것도 좋은 이웃을 만드는 방법일 것이다. 그밖에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나 개인의 정서와 마을주민의 정서가 다를 것이라 살아가며 임기응변으로 대처해 나가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다만 위에 열거한 것들을 얼마간 상기하거나 적용한다면 결코 후회 없는 그리고 해피 한 산골생활 귀촌(귀농)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