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썰의 말미에 얘기했지만 농촌(귀농이든 귀촌이든)생활의 제1관건은 그곳에서의 정착이다. 정착이라는 안주를 의미하는 것이다. 말하기 좋아하는 양반들 얘기로는 귀농(귀촌)의 고비는 3년이라는 것이다. 3년만 잘 버티면 성공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거의가 3년 안에 떠나고 만다는 것이다. 약간의 입장은 다르겠지만, 꿈과 같은 전원생활을 해 보겠다고 산골로 들어왔지만, 큰 병원이 없다든가 마트가 멀다든가 아이들 교육이 어쩌고 하는 따위는 오히려 모두 핑계다. 아니면 부농으로 한 번 성공해 보겠다고 큰 기대와 꿈을 안고 내려왔더니 천재지변 또는 이웃과의 불목으로 실망하고 다시 대처로 나가고 만다는 것이다. 그래서 3년을 넘어 선 내 소회를 지금 밝히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곳(천등산 박달재)은 부농으로 성공할 농토도 특별한 아이템도 없다. 이곳에 정착하며 부농의 꿈을 꾸는 분이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3년의 산골생활을 하며 제일 먼저 느낀 점은 나 어릴 적 내가 자라던 옛날의 산골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금은 아무리 산골이라도 웬만하면 포장이 다 되어있다. 지난날 신작로(新作路)라며 먼지만 폴짝이든 그런 도로는 없다. 심지어 깊은 산골짝의 외진길이라도 농토가 있으면 농로를 포장해 주는 그런 세월이다. 더구나 세태가 사글세를 살아도 자가용(사치품이 아닌 필수품으로...)은 있어야 하는 시대다. 만약 귀농을 꿈꾼다면 그 자가용 팔아서 화물차(농사짓는데 꼭 필요하다.)로 바꾸면 혹시 몸이 아팠을 때 짧게는 반시간 길어도 한 시간 이내 웬만한 도시의 응급실에 도착한다. 뭐, 아주 죽을병이면 대도시에 있다하여 살아나겠는가? 그리고 요즘 119구급차 서비스는 도농을 가리지 않는다. 또한 아이들 교육도 마찬가지다. 생각에 따라서는 복닥거리는 대처의 학교보다 빈말 좀 보태서 거의 1:1교육수준에 올라있는 시골학교가 훨씬 알뜰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마트? 요즘은 아무리 소도시라도 병원과 마찬가지로 반시간이면 어디든 국내굴지의 마트들이 한두 개 경쟁적으로 들어와 있다. 해방 그리고 625, 419, 516 보릿고개가 있던 시절이 아니라는 의미다. 산골도 사통팔달로 도로망이 이어져 있다는 뜻이다. 더구나 요즘 귀농인 정착을 위해 나라에서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잘만 활용하면 부농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착을 하지 못하고 도시에로의 귀소본능(?)을 자극하는 것은 왜 일까? 한마디로 정의 하라면 원주민의 텃세를 극복하지 못하거나 주민들과 융화하지 못하고 불목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스스로 못나서 그런 것이다. 이런 인간들 보면 대개가 책임감이 없거나 우쭐거리거나 난 척하는 군상들이다. 아니면 처음부터 성격상 새로운 사회에 적응을 못하는 폐쇄성 질환을 앓고 있는 못난이들이거나.
요즘은 우리나라가 살기 좋다고 역이민을 오는 사례도 많지만,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아메리칸드림 어쩌고 한다. 소위 꿈을 안고 이민을(5대양6대주 통 털어...)가는 것이다. 미국을 예를 들자면 그곳은 흑백 나아가 인종갈등 없나? 터줏대감도 아닌 백인이 주류사회를 만들어 갈등하는 세계 아닌가? 또 유럽은 어떤가?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이나 유색인종에 대한 린치나 폭력이 늘 상존하는 세계가 아니던가? 그러나 우리나 그들의 성공한 얘기를 들어보면 언어마저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그런 악조건의 환경이나 갈등을 이겨내고 오늘을 이룬 것이다. 그런 것에 비하면 말 통하지, 귀농(귀촌)하는 자들에게 혜택 또는 우대정책을 해 주는 나라가 우리 말고 또 있을까? 이렇게 좋은 환경 속에서도 정착하지 못하는 것은 위에 열거한 그런 류의 인간들 때문에 그런 것이다.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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