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에 미리 밝혔지만, 마을에 흉흉한 소문과 함께 해(害)를 당한, 윗동네 손씨, 울 건너 이씨, 그 아랫집 연수 어르신, 전 이장님, 안마을 영술 아우네의 특징은 하나 같이 실내犬으로 길러도 무방한 소형犬들이다.
어쨌든 첫 피해자(사실 어느 쪽이 첫 피해자인지는 밝혀진바 없다. 다만 손씨네 집 개 얘기가 제일 먼저 알려졌음에...)윗마을 손씨가 어느 날 아침 우연히 대문 쪽을 바라보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생판 모르는 개새끼 한 마리와 자신의 집개가 열애를 하고 있더라는 것이다. 아무리 짐승이지만 진하게 사랑 나누는 것을 방해할 수 없어 못 본채 하고 넘겼는데 날이 가고 달이 차자 여섯 마리의 새끼를 낳았다는 소문이 들렸는가 싶었는데, 다음 피해자 울 건너 이씨의 기막힌 하소연은, 자신의 강아지는 나름 울타리 있는 견사를 만들어 키우고 있는데 어느 날 그 울타리의 밑을 파고 이 반장네 개새끼(더 숨길 것도 없음. 이미 다 아는 사실...)가 들어와 아예 며칠 째 동침(동숙)을 하고 있더라는 것이었다. 누구의 개인지를 아는 이씨가 몇 대 쥐어박고 쫓아 낸 적이 있었다는데 역시 날이 차고 달이 차자 다섯 마리의 새끼를 낳았다는 것이다.
두 집의 기막힌 사연이 알려지자 동시다발적으로 연수 어르신네 네 마리, 전 이장님네 다섯, 안마을 영술 아우네 네 마리....생일을 따져보지는 않았지만 거의 같은 시기에 깜둥이(이름도 없다. 하여 그냥 깜둥이로 부른다.)의 새끼들이 태어난 것이다.
그런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자 불만을 품은 마을사람 몇이(사실 이 몇을 내가 선동 했다. 나는 다른 것 보다....‘오늘도 하도 짖기에 깨어보니 3시5분이다.’)이 반장에게 정식으로 항의를 했다. ‘개새끼를 잡아 가두라고...’
그러자 이 반장은 자신도 마을에 씨를 뿌리고 다니는 놈을 잡아가두려고 별 짓을 다 했다는 것이다. 고라니 고기를 얻어와 던져주기도, 먹다 남은 삼겹살도, 순댓국집의 부속물을 얻어다 유인해 보기도,,,별별 짓을 다 해 보지만 잡히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더 기가 막힌 사연은 그러는 사이 남매인 제 오누이까지 근친상간을 하고 네 마리의 새끼를 마루 밑에 낳았는데 그것들을 끄집어내려고 했지만 그년마저 거부를 하는 바람에 모두 굶겨 죽이고 말았으며...멀리 가지도 않고 늘 집 앞에서 알짱거리며 아무리 유인을 해도 일정거리를 확보하고 도망을 다닌다는 얘기였다.
더불어 먹이를 주어도 먹지를 않으며 도대체 뭘 먹고 사는지? 자신도 의아하다며 나중엔 자신이 주는 먹이는 먹지도 않고 자신의 돌봄을 받지 않고 지내는 놈이니 자신의 개가 아니라는 강변을 하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들은 아랫집“‘선미 엄마’ 반장님! 그걸 말씀이라고 하세요? 길러서 팔아먹을 수 있는 거라면 그렇게 나 몰라라 방치했겠어요?”라며 야무지게 한마디 하자, 머쓱해 하며“좀 기다려 봐요들...내가 고기 좀 사다가 약이라도 발라 어떻게 해 볼 테니...”그랬던 게 벌써 서너 달이 지났지만 놈은 여전히 잡히거나 농약 바른 고기를 먹고 어찌 되었다는 얘기는 없다.

지금'방울이'의 몸은 이상징후를 보이고 있다. 불륜(?)을 저지른 죄가 미안한지 다소곳 하다.
며칠 전이다. “진이(큰 딸아이...)아버지 이것 좀 봐요...”라며‘방울이(코카스패니얼)’집 앞에서 나를 부른다. “뭔데..??”, “얘, 이상하잖아? 젖이 부풀어 오르고....뭔가 좀..?” 그러고 보니 뭔가 부자연스럽다. 아내의 말대로 신체에 변화가 있다. 순간 나는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내...이! C..!@#$%”그리고 건너에서 고추를 따고 있는 이 반장에게 달려갔다. “형님! 나 좀 봐요!”,“아! 또 왜그랴~!”,“왜그랴고 머시고 간에....아! c ..정말...!? 나는 그 개새끼 때문에 잠 못 자는 거만 알았는데..이런! 썅놈의 개새끼....우리 집‘방울이’까지 건드려...”라고 천등산 한 쪽이 허물어지도록 냅다 소리를 질렀다. 처음 움찔하던 이 반장, 남 속상하는 건 둘째고 킥킥거리더니“아이고! 저걸 어쩐디야~아..!”

지난 초복날'콩이'는 일곱 마리의 새끼를 낳았는데, 그 중 두 마리는 서울 집(며느리가 길고양이 퇴치용으로...)으로 보냈고, 두 마리는 이곳 단위 농협 직원 달라기에 보냈고 이제 세 마리만 남았다.
어제 저녁 앞 집 이PD, 최公, 마을 이장 그리고 나, 이PD네 집에서 막걸리를 한 잔 하며 마침 지나가는 이 반장(이 반장은 술 담배를 전혀 않는다)을 불러 모시고“형님! 그 개새끼 어떻게 좀 해 봅시다.”라고 제안을 하자 여전히‘고기 좀 사다가 농약 발라서 어떻게 해 보겠다.’는 대답뿐이다. 말인 즉 그랬다간 혹시라도 동물보호협횐지 뭔지에서 알면 고발당할 것이니, 파출소나 119에 연락해 보자는 중론을 모았으나....과연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지...?

세 마리 중 두 마리는 이 반장을 주기로 했는데...이 반장 손에 가면 6개월이든 1년이든 키워서 개 장사에게 팔아치우는데...망설여 진다. 이 중 숫놈 한 마리는 잘 키워서 천등산 등산 다닐 때 데리고 다닐 계획이다. 그래도 차라리 큰 개는 분양이 쉽다. 피해를 입은 소형견들은 개 장사에게 공짜로 가져 가래도 안 가져가니 피해 가정의 고민꺼리인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놈은 무엇을 보고 놀랐는지 또 짖어 대고 있다. 얘기를 끝내고 보니 어쩌다 개새끼 때문에 사람이 고양이에 방울 달아주는 쥐가 되어 버렸다. 저 개새끼가 비명횡사 하지 않으려면 잡히기라도 해야 할 텐데...

놈은 지금도 화살표 어딘가에서 짖고 있다. CCTV를 통해 방금 찍은 따끈따끈한 사진이다.
덧붙임,
다른 집도 다 그러하지만, 이 마을 최고 연장자(87세) 연수 어르신은 불륜의 씨앗이 제대로 분양이 안 되면 끌어 묻겠다고 하신다. 어찌 산 놈을 묻기야 하겠는가마는 마을의 잉여 개새끼들 운명이 일촉즉발이다. 우리 방울이는 또 어쩌고...아~!!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