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오가시다가 익은 건 따 잡수세요.”,“아이고! 말만 들어도 고맙네. 문샘!”,“어차피 땅에 떨어지면 아무도 못 먹으니 그렇게 하세요.”, “알았어! 고마워 문샘!”옆집 문 선생(평택 某고교의 현직교사다)과 나눈 대화다. 토요일 아침 일찍 와서 약간의 농지를 돌아보고 저녁 늦게 돌아가는 문 선생 내외. 언제나 먹을거리가 있으면 쟁반을 받쳐 들고‘맛이나 보세요.’딱 한 마디 남기고 돌아가는 문 선생의 사모님.
예년과 달리 우리 집에도 금년엔 자두가 꽤 많아 열렸다. 그런데 우리 집 대문을 들어서면 문 선생의 자두나무가 두어 그루 앞을 가로막는다. 그 나무들엔 자두가 잔뜩 달려 있고 제대로 관리가 안 되니 자두는 자꾸 낙과를 하는 관계로 아깝다며 문 선생이 내게 제안을 한 것이다. 말은 그렇게 나누었지만, 주인 없는 과일을 어떻게 따먹겠는가. 그리고 그게 아니더라도 우리 집에 잔뜩 한데. 그저 이웃으로서 마음 씀씀이가 고마운 것이다.

엊 그제 우리 집 뒤안에서수확한 옹애(자두를 경상도에선 옹애라고도 한다)들. 어떤 건 너무 익어 물러 터졌다.
바로 옆집 문 선생과는 좀 별스런 일로 친해졌다. 처음 만나던 날 우리 집 들어오는 진입로와 마당 일부가 자신의 땅이라며 이참에 돌려 줄(새 집을 짓는다는 소문을 들었다며..)것을 요구하기에 기분이 언짢고 당돌한 사람으로 여겼다. 그러나 남의 땅을 차지하고 있다면 당연히 돌려주어야겠다고 측량을 의뢰 했다. 그런데 측량을 해 보니 오히려 문 선생이 내 땅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바야흐로 직접 키운 토마토를 수확하기 시작한다.
측량결과를 놓고 다시 만났다. ‘어쩌시겠습니까?’,‘.....’, 할 말이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제안을 했다. 이 결과를 인정 하겠느냐고 묻자 그는 선선히 수긍했다. 공인기관에서 했으니 믿겠다는 것이다.“그러면 됐습니다. 지금 차지하고 계시는 땅은 그냥 이용하십시오. 단, 내가 아니면 문 선생이 혹시 이주를 할 때 그 점을 새로운 주인에게 분명히 전달합시다. OK?", "Yes sir!" 그렇게 해서 그 사태(?)는 마무리가 되었다.


대문입구에 있는 문샘네 자두나무 오가다 따 먹어라고 하지만 쉽게 할 수가 없다 익어서 떨어진 것도 부지기 수다.

가지 일부가 우리 집으로 넘어와 불편하다. 다음에 만나면 자두 수확 후 좀 잘라 달래야 겠다.
어차피 농사를 지을 것도 아니고 또 설령 짓는다고 해도 그 자투리땅이 꼭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럴 리 없지만 만약 누군가에게 땅을 판다면 등기상의 서류로 주고받는 것이지 대지나 토지를 삽으로 떠서 보여주고 매매하는 것은 아니잖은가.

문샘이 차지하고 있는 이 불루베리 밭이 내 땅이다.

뿐만 아니고 이 소나무 밭도 일부 내 땅이고...

문샘이 처음 나를 만났을 때 이 도로의 반이 자신의 땅이라고 주장 했지만 오히려 소나무 밭 일부가 내소유라는 걸 안 뒤, 우리는 좋은 이웃이 되었다. '좋은 이웃은 누군가가 무엇이든 양보 해야 만들어지는 것'(오병규 금언록 발췌)
어쨌든 그 일이 있은 후 얼마 뒤 주말을 이용해 내려 올 때면 그렇게 친절할 수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문 샘은“형님! 제가 형님으로 모셔도 되지요?” 불감청이나 고소원이라든가? 마다할 리 없었다. 그리고 그와는 호형호제하는 좋은 이웃으로 지내고 있는 것이다. 문 샘네는 과수 나무가 꽤 된다. 사과, 자두, 밤, 대추, 복숭아, 딸기 특히 불루베리는 이 마을에서 처음 시도하고 또 그만이 수확을 한다.

좋은 이웃이 있고 텃 밭에서 나오는 재료로'웰빙 식단'을 만들어 먹는 요즘은 행복한 나날이다.
내게도 있는 과일(자두, 밤)을 수확하기만 하면 그러지 말래도 꼭 한 바구니 씩 보내오며 맛이나 보란다. 참으로 좋은 이웃이고 언제고 좋은 이웃으로 남을 것이다. 문 샘은 은퇴 후 꼭 이곳에서 정착한다며 잘 살아 보잔다. 생각해 보면 처음 그를 만났을 때 내 땅 내 놓으라고 악을 썼으면 어찌 됐을까? 좋은 이웃은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