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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전원주택귀농카페"라는 곳에 가입한 적이 있었다. 당시는 좋은 땅을 구해 보자는 의도였고, 그곳에 올라오는 여러 소개를 통하여 역시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를 돌아다녔지만 마땅한 장소가 없다가, 마침 이곳(청풍명월의 고장)에 먼저 정착한 친구의 친구 권유로 그의 집을 방문했다가 그 분위기에 쏠려 결국 이곳을 택하여 토지를 구했던 것이다. 고로 그 후로는 이곳 카페를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어느 날 '부동산 직거래' 사이트가 있는 것을 알고,수수료를 지불하고 광고를 낸지 약 보름 만에 땅이 팔리게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으니 어찌 아니 흥분이 되지 않겠는가?
50대 후반 들어 노후에 멋진 전원생활을 꿈꾸며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 일원을 돌아다니며 적당한 땅을 물색하다 친구의 권유로 문경 모처에 임수배산 지형을 발견(?)한 것은 4-5년 전이다. 산이 깊어 계곡이 수려할 뿐 아니라, 그럼에도 민가 20여 호가 옹기종기 모여 살기에 외롭지도 않아 다른 건 따지지도 묻지도 않고 요구대로(다운 계약서와 매매당일 천여만 원 더 달라는 것, 그만큼 당시는 그 땅이 맘에 들었었다) 덜컥 사버렸다. 첨엔 그곳의 입지가 너무 맘에 들어 매주 내려가 회심의 미소까지 지으며 빈 땅을 바라보고 돌아오곤 했다.
그리고 얼마 후 1억여 원을 들여 대대적(?)인 토목공사를 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그곳의 유지라는 놈의 소개로 토목공사업주를 만났는데 이 자가 공사는 뒤 전이고 조금 하다가 공사비 요구 또 조금 하다가 부가 경비를 요구 하는 것이었다. 처음 계약 당시 7-8천이면 아주 멋지고 족한 땅을 만들어 주겠다기에(원래 땅 가운데로 농로가 있어 땅을 합치고 한 쪽으로 농로를 내는 작업)쉽게 생각하고 시작한 공사가 4-5천만 원이 더 들었던 까지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치더라도 더 큰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사실 공사 기간 동안 본인이 갈 수 없어, 그곳 공사를 돌보아 달라는 나의 부탁을 받고 백수생활을 하던 큰처남을 내려 보냈는데 이 백수가 그곳 유지라는 놈과 어물쩍 어울리며 돈을 주고받고 해괴한 짓을 한 관계로 공사비와는 무관하게 수 천만 원을 손해를 입힌 것이다. 결국 이 사실을 알게 된 마누라는 미안함 때문인지 아니면 진짜 그래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멀어서 죽어도 문경은 내려가기 싫다는 것이었다. 마누라 이기는 강심장이 있는가 모르겠지만 나로선 불가항력이라 그 땅을 묵혀 둔 채로 다시 구하게 된 땅이 바로 청풍명월의 고장 하고도 천등산 아랫자락 동리였던 것이다.
아무튼 집으로 돌아와 소파에 엉덩이를 붙일 짬도 없이 또 나의 핸폰이 요란스레 괴성을 지른다. “여보세요?”, “아! 여보세요! 저 연세부동산 박재영실장입니다. 서류와 입금영수증은 잘 받았습니다. 그런데 매입자 분께서 매입 땅의 금액이 좀 크다고 보다 확실히 하자며 아래의 서류를 요구하십니다. 메모 가능하십니까?”, 마침 집에 있었으니“아! 가능합니다. 말씀해 보세요!”
“좀 많습니다. 첫째 재매매 알선보장관계서류, 둘째 부동산 책임 보장서류, 다음 중개사 보장서류, 마지막 보증 위약금 관계서류(이상은 놈이 불러 주는 대로 적은 것을 지금도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하는 것이다)이상입니다. 이것 역시 저희FAX(053)956-4926으로 빨리 보내 달라고 하십시오.”솔직히 이런 것도 있나? 싶은 게 약간 의심이 나긴 했지만, 의심 보다는 놈의 말을 따르기로 하고 열심히 적어 내려갔다. 그리고 잠시 후 나의 손은 자동적으로 핸폰의 숫자판을 누르고 있었다.
“여보세요? 이과장님 계십니까?”, “아! 네, 접니다. 오xx고객님이시죠!?”이젠 거의 자동적이다. 전국적으로 500여 개의 부동산과 거래 한다며 두어 번 통화한 내 이름을 기억해 주는 것조차 기특하고 대견한 마음이 든다. “아! 예, 저~ 문경 연세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는데 재매매 알선보장관계서류,,,,,”등등을 읽어 내려가자, 기다렸다는 듯“아! 그 친구들 정말 똑똑한 친구들입니다. 그게 있어야 원만하고 확실한 거래가 이루어지거든요. 제가 설명을 좀 해 드리겠습니다. 첫째, 재매매 알선보장은.....어쩌구저쩌구 고주알메주알 이러쿵 저러쿵......좔좔좔.... 알아 들으시겠습니까?”, “아뇨! 난 통 무슨 말이 무슨 말인지...원! 뭐, 아무튼 거래에 필요한 서류라니 필요한 것이겠지요?, 그리고 어쨌든 지금 내가 취해야할 일들은 뭡니까?”그러자 이 놈이 기다렸다는 듯“이것은 경비가 좀 비쌉니다. 이것을 다 보장 받으려면 500만 원이 필요합니다. 아까 그 계좌로 입금시키시면 30분 내로 문경으로 FAX보내겠습니다.”
순간, 바로 그 순간 뒤통수를 망치로 얻어맞는 기분을 느꼈다. “아! 이게 바로 부동산 사기라는 거구나. 아! 이렇게 당하는 거구나.”찰라의 느낌이 사기라는 확신이 든 것이다. 그러나 내가 취할 방법이 없다. 놈에게 겨우 한다는 한마디가“나, 이 계약 않겠소!”, 그러자“아니!? 고객님! 왜 그러십니까? 30분 내로 서류를 보낼 수 있다니까요!?”, 갑자기 분노가 밀려 온다. 돈 보다, 이런 시러배 잡놈들에게 인생을 산만큼 살았다는 놈이 철저하게 당했다는 생각에 온몸이 전율한다.“야이! 개새끼야! 돈68만 원 처먹고 모자라서 500만 원? 에라이! 개새끼들”이미 회수할 수 없는 돈이라는 걸 알고 욕 한마디로 끝을 맺을 수밖에 없다.
사실 조짐이 이상 했다. 조금만 신경을 아니 조금만 의심을 했어도 이렇게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처음 직매 싸이트에 수수료를 지불하고 원하는 금액을 올리고 얼마 있지 않아 그런 전화가 왔다. ‘여기 문경인데, 문경 물껀을 그 동안 정성을 들여 작업이 거의 완성되어 가는 중인데 그런 광고를 냈느냐며 불만스런 전화가 1차 있었고, 며칠 전 곧 매매가 성립될 것이니 자신들의 작전대로 움직여 달라는 것이었다. 내가 매매 싸이트에 올린 금액보다 비싸게 매매가 될 것 같으니 그 이상의 금액은 인정해 달라는....뭐 솔직하게 얘기하는 게 나쁘지 않을 것 같아 몇 천이나 아니면 그 이상도 내가 원하는 금액만 보장해주면 상관 않겠다고 했던 것인데....매매가 성립될 것이라는 그날은 내가 원한 금액(3억)보다 1500만 원을 더 받았으나 그 중 절반인750만 원만 인정해 주시고 나머지 750만원은 복비도 필요 없고 내게 되돌려주겠다는 것이다.
솔직히 내가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이 부분에서부터 놈들을 의심했어야 했다. 세상에 어떤 중개사가 더 받아 낸 매매대금을 매도인에게 되돌려 준다는 말인가? 나는 오히려‘참 양심적인 부동산도 있구나...???’했을 뿐 당장 골치 아픈 문경 땅이 팔리는 것에만 환호작약했고 미처 사기꾼의 농간을 전혀 짐작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제 사기극은 끝났다. 일금68만 원이 어찌 아깝지 않겠는가마는 이번 사기극으로 이런 유형의 부동산 사기극도 있다는 교훈을 얻은 것은 68만 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이 글을 읽는 독자제현께서는 모든 부동산거래에 신중을 기하셔야 겠지만 특히 이런 아류의 사기극엔 크게 참고가 되셨으리라 미루어 짐작하면 금액의 다소를 떠나 겨자씨보다 작은 일이지만 이 사회에 경종을 울릴 수 있어서 얼마간 보람(?)조차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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