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했던 대로 어제 늦은 저녁 쌍둥이 어미 아비는 쌍둥이를 데리고 올라갔다. 쌍둥이에게 몇 차례인가의‘할아버지 안아 주고 가~!’를 시켰다. 품안에 안기어 살포시 풍기는 어린 것들의 체온과 체취. 정말 보내고 싶지 않지만 어쩌랴! 쌍둥이도 일주일 여 만에 보는 어미 아비를 따라 즐거운 마음으로 길을 나섰으나 10분도 채 되지 않아 저희들 주위에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없음을 알고 울고불고...달리는 차중에서 급히 전화가 오고‘할머니 할아버지 내일 갈 테니 빠이빠이’ 하자며 달래고 차마 눈물 없인 못 볼 이별의 아픔을 겪으며 쌍둥이는 어제 밤 서울 저희 집으로 간 것이다.
어제 오후 떠나 보내기 아쉬워....사진 찍자고 하면 저 놈의 V짜는 왜 그리는지...??
사실 지난 2월말 쌍둥이가 떠나고 얼마지 않아 이곳유아원 수녀 원장님이 전화가 왔다. 쌍둥이 때문에 교사 한 분을 더 고용 했었는데 곧 계약을 취소해야 한다며“혹시 다시 올 계획은 없으시죠?”이어서 만약 혹시라도 그런 계획이 있으면 미리 최소한 한 달 전에는 말씀해 주십사고 전화를 주신 터다. 쌍둥이가 이곳에 있을 땐 20평은 족히 될 너른 방에 겨우 6-7명의 원아와 교사가 두 분씩이나 매달렸다. 그리고 서울로 전학(?)을 가서보니 소위 구립(종로구 산하: 사립유아원은 경쟁이 심해 갈수도 없고...)유아원이라는 곳이 대충 15평 정도에 20여 명의 아이들이 콩나물시루처럼 바글 거린다. 뿐인가? 두 분의 교사가 그 콩나물시루를 관리 한다니....과연 유아교육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쌍둥이들은 잠시도 가만 있지 않는다. 불공대천의 원수가 쌍둥이로 태어 나는지 10분도 못 참고 싸운다. 이 놈들 뜯어 말리느라 하루가 다간다.
가끔 유아원이나 유치원에서 교사들의 횡포가 뉴스 되는 걸 본다. 콩나물시루에서 한둘의 말썽 많은 콩나물이 있다면 옆의 콩나물도 병들 수 있을 것이고....그래선 안 되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쌍둥이인 제 형제끼리도 하나가 울면 따라 우는데 하물며 20여 명의 아이들이 서로 시시각각으로...끔찍할 것 같다. 예수님 부처님도 성질 안 낼까? 얘기의 핀트가 몹시 비뚤어 졌지만, 쌍둥이 서울로 전학 보내고 그곳 분위기 살펴 본 후 생각이 난 것들이다.
쌍둥이는 동생이 덩치가 더 크단다. 우리 쌍둥이도 역시 동생 주아가 크다. 싸움을 하면 주아가 힘으로 밀어 붙인다. 언지 수아를 패대기 치고 좋아라 하는 주아.
그런데 예수님과 부처님께서 성질내시기 전 한달 남짓 동안 쌍둥이들 감기가 벌써 두세 차례 들었단다. 이곳에서는 없었던 현상이다. 콩나물시루 때문이다. 머릿수가 많으니 감기 앓는 녀석도 비례할 것이고 공간이 좁아터지니 전염의 속도 또한 배가 됐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언니 수아가 항상 먼저 시비를 거는 편이다. 언니의 권위 때문인가? 주아는 언니의 횡포를 못 견뎌 하다가 결국 실력행사에 들어가고 항상 먼저 울음을 터트리는 쪽은 언니 수아다.
사실 지난 주 토요일 쌍둥이가 내려오며 감기를 달고 내려 왔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하루 지나며 기침을 멈추고 열이 내려가는 것이다. 너른 장소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니 어린 것들이지만 벌써 신체 바이오나 리듬을 체득하는 것 아닐까? 복잡한 서울 생활(?)에서 특히는 아프지나 말아야 할 텐데...어제 밤 더 보채지는 않았는지....이런 것들이 무슨 애틋한 정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보다 위생적이고 너른 환경에서 유아교육을 받아가며 호연지기를 배우는 것도 나쁘지 않을 텐데.... 갸륵한 우리 딸내미가 효녀다. 제 엄마 아빠 힘들까 보아 쌍둥이를 데려 간다니 더 이상 할 말과 명분이 없다.
그렇다고 항상 피나는 싸움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다정할 때도 있다. 동생 주아의 얼굴에 개구장이 표정이 역력하다.
그나저나 어찌 하다 보니 쌍둥이와의 재회를 기뻐할 시간도 없이 이별의 아픔만 나열한 것 같다. ‘회자정리(會者定離), 거자필반(去者必返)’이라고 하지 않든가. 만나면 헤어지는 게 정한 이치고, 간 놈은 반드시 돌아오지 않는다든가. 쌍둥이가 이곳 천등산으로 다시 돌아 올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 정히 힘들면 쌍둥이를 반드시 돌려 보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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