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내려온 다음해 초여름이 시작되며 나는 세상의 파리란 파리는 몽땅 우리 마을에 모여 사는 줄 알았다. 겉보기엔 이렇게 조용하고 청정한 마을에 파리라니.... 도대체 문을 열 수가 없었다. 약을 치고, 끈끈이를 처마 밑에 달고, 방충망을 했지만 그래도 어떻게 방으로 파리가 들어오는지... 귀촌을 한다며 이런 계산은 전혀 하지 않았던 것이다. 내가 이곳에 올 때는 그 전해(2010년)늦가을이었고 파리 따위는 없는 계절이었기에 아예 염두에 두지 않았던 것이다. 크게 후회를 하고 있을 즈음 문제의 땅을 판다는 소문이 들린다.
축사와 나만의 계곡은 여전히 제 자리에 있다. 내가 이 축사를 매입하고 난 후 동네 사람들은 내게 칭송이 자자하다. 우선 파리가 훨씬 줄어 들었다는 것과 계곡 상류에서 흐르는 물을 언제든지 다시 먹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향후 잘 좀 정비해 달라는부탁과 함께.
사실 여태까지 얘기한 최公네 집 뒤쪽은 소를 키우는 축사가 있었다. 대한민국의 모든 파리가 이곳에 다 모여 사는 것 같은 기분이 든 것은 바로 그 축사 때문이었던 것이다. 파리 떼의 창궐에 후회할 즈음 그 축사를 판다는 소문이 나자 나는 앞뒤 가릴 것 없이 중간 거간꾼을 내세웠다. 바로‘이 반장’ 형님이다. 밀고 당기고 흥정(내가 원래 보따리 장사꾼이니...)을 한 끝에 그 축사는 내 수중으로 들어왔고 소유권등기를 마친 다음날로 나는 그 축사폐기 작업을 벌이고 그곳에 근 100차(15t기준)가까이의 마사토를 사들이며 축사의 흔적을 아예 없애 버렸다. 당연히 파리도 없어졌을 뿐 아니라 그 인근의 팔리지 않던 땅들이 모두 매매가 된 것은 뒷날의 이야기고, 최公의 집은 내가 산 축사의 바로 옆의 땅을 사서 건축을 하고 오늘에 이른 것이다.
당시 올렸던 것을 잠시 빌려 옴. 사진상 우측으로 살짝 보이는 낡은 건물이 축사의 일부다. 저 맑은 계곡을 그냥 퍼 먹었는데 축사가 생긴 후로는 그렇게 못 했단다.
내가 사실 그 축사를 사려고 했던 것은 파리박멸의 목적도 있었지만 축사 옆으로 흐르는 계곡(내 땅에 대문을 해 달으면 아무도 드나들 수 없는 나만의 장소가 될 수 있는...)이 탐이 났고 또 축사 위쪽으로 개간을 할 수 있는 수천 평의 황무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뭐, 솔직히 얘기 한다면 그 황무지를 잘 개간하고 엄정한 절차를 거친 후 저렴한 시세로 내 사유지로 만들었으면 하는 속셈도 있었다.
축사에 붙어 있는 폐가.
어쨌든 축사는 내 수중으로 들어왔으며 부수적으로 파리박멸도 했고 그렇게 1차 목표를 완성한 얼마 되지 않은 때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내가 개간할 황무지 쪽으로 발길을 옮기는 순간 경악을 하고 말았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했던가? 온통 잡목과 갈대숲이던 황무지를 누군가가 말끔하게 정리하고 영역표시를 해 놓은 것이다. 마치 길 닦아 놓자 똥 장군 먼저 지나가는 격이었다. 세상에 이럴 수가? 치미는 분노에 며칠 밤잠마저 설쳤다. 결국 분노하는 마음을 추슬러가며 차근차근 수사망을 좁혀보니 범인은 참으로 엉뚱한 사람이었다.
당시 말끔히 정리 된 황무지 아래 화살표 밑이 내 땅이다. 표지에는 향후 양봉을 할 것이니 함부로 침입하지 말라는 식의 경고문이 세워진 것이다.
이곳에 정착하기로 마음을 먹고 땅을 매입할 때 김포사돈어른도 이곳이 마음에 드신다며 김포 댁을 팔고 이곳으로 정착하기로 약속을 하셨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나라경제문제로까지 번지는 때였으니 매매가 성사 되지 않았고, 정착을 꿈꾸시며 마음에 들어 하시던 주택과 땅을 다른 이가 먼저 사버렸는데 그는 서울 某중학교의 교장선생이라는 사람이었다. 내 수사망에 사로잡힌 그 범인이 바로 이씨 성을 가진 이 교장이었다. 수사망이 좁혀지자 그는 발뺌을 하며 자신이 아니라고 했지만 종래 그가 한 짓이라는 게 만천하에 드러났던 것이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바로 이 교장이 사주(범인)한 것이다.
축사가 있는 동안 그 일대의 땅이 도통 팔리지 않았지만, 내가 그 축사를 없애버린 이후 땅 값이 수만에서 어떤 땅은 근 10만 원 이상 호가 되며 팔려나갔다. 최公의 집이 들어선 곳도 그 중의 하나였고. 누군가 그 땅을 샀다는 소문이 들렸다. 그런데 그 땅을 산 사람이 이 교장의 사촌이라는 소문이 들렸고 그가 바로 최公이었던 것이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최公과 이 교장은 고종과 외사촌 간이었다. 그들의 사이가 그렇게 소문이 났을 때의 일이다. 이 교장이 나의 희망에 분노를 일으키게 한 사건이 있을 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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