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아주 오래 전 이곳에 올렸던 것이다. 오늘의 얘기‘술자리의 약속’을 쓰기 위해 잠시 참고용으로 다시 올린다.
제목: 하루 밤에 1억을 번 이야기. 2003/05/14 09:29
앞집 301호 수창이 아빠의 직업은 정확히 모릅니다. 서초동 어디선가 사업을 한다는 어렴풋한 얘기만 들었지요. 40대 초반인데 사업은 잘 되나 봅니다. 국산자동차 중 제일 좋은 에쿠슨지 하는 걸 몰고 다니는 걸 보니까. 사람이 그렇게 싹싹 할 수가 없습니다. 동네 앞 쓰레기 치우기, 주차장 청소하기 화단 정리하기 가가호호 점검해서 건축주에게 하자보수 요구하기 등등....무엇보다도 가끔씩 마주치면 ‘형님 사거리 포장마차에서 꼼장어하고 쐬주 한 잔하시죠’라며 곰살궂게 굴 때는 그렇게 예쁠 수가 없습니다. 돈을 누가 내든지 술 한잔하자는 사람이 젤 좋거든요. 아무튼 다정한 저의 이웃입니다.
지난 2월경이었습니다. 수창이 아빠와 포장마차에서 한잔 꺾는데, 돈이 몹시 급하다며 꿔 달라지는 못하지만 모모한 곳에 아파트 딱지가 있으니 몇 장 사달라는 겁니다. (그 날로 그가 소위 떴다방을 한다는 사실을 알았음)그만 술 기분에 그러마 하고 약속을 해버렸습니다. 다음날 저녁 어제의 일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수창이 아빠가 딱진지 뭔지 하는 서류를 물경 7개를 들고 저를 방문했습니다. 사실은 마누라와 전혀 상의도 하지 않았는데....난감하더군요.
사실 저는 이재(理財)에 밝지를 못합니다. 남들 다 한다는 재테크니 부동산 투기니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고 취미 또한 없습니다. 오척 남짓 눕힐 수 있는 집 있으면 그만이지 죽을 때 가져가는 것도 아니고..... 손사래를 흔들고 눈짓을 아래위로 하는 마누라를 무시하고 은행금리 보다는 낫겠지 하는 생각으로 그 중 3개를 삼남매에게 하나씩 준다는 기분으로 한 장에 분양시세 보다 2천만 원씩 얹어서 덜컥 사버렸습니다.
그 일로 마누라와는 자주 다투었지요. ‘현장에 가보지도 않고 어찌 그렇게 무모한 짓을 하느냐?’라는 잔소리와 함께....솔직히 많은 후회가 왔지만 기왕 엎질러진 물을 어쩌겠습니까. 그러구러 시간이 흘러 마누라도 저도 그것에 관한 싸움의 상처는 아물고 또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어제 저녁입니다. 귀국하여 마누라에게 귀국 보고하고 저녁을 먹을 참이었지요. 수창이 아빠와 엄마가 갑자기 왔습니다. 인사치레로 저녁 함께 먹자고 하니까 ‘형님! 저녁이 급한 게 아닙니다.’라며 다급해 하며 사정을 하기 시작하더군요. 지난 2월에 저에게 판 딱지 좀 다시 팔라며......저는 아~ 이 사람이 여유가 좀 생겼나 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얘기하는 게 이상한 쪽으로 흐르더라 이겁니다.
사실 그 딱지를 사 놓고도 주공에 가서 3남매 앞으로 명의이전만 시켰지 현장이 어딘지 어떤 식으로 아파트가 올라가는지 가보지도 않고 알아보려고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아파트 현장이 이번에 ‘신도시 개발’로 발표가 났다는 것을 어제야 듣고 알았습니다. 수창이 아빠 말로는 3개에 대충 1억 가까이는 된다고 하는 전언과 함께....
이런 경우 어쩌면 좋겠습니까? 부부가 함께 찾아와 사정을 하니, 그동안 호형호제하며 지내온 이웃집에 돈 욕심이 나서 거절 할 수도 없고.... 하여 오늘 2개를 다시 넘겨주기로 하고 수창이네를 돌려보냈습니다. 그렇다고 그냥이야 줄 수 있겠어요? 애초의 가격에 오백씩만 더 붙이고 주기로...물론 보너스로 술 한 잔 거하게 사는 것도 잊지 않더군요. 그래서 어제 저녁 하루 밤에 만져 보지도 못한 1억 벌었다는 얘기를 한 것이니 너무 욕하지 마십시오 들.....(그러나 어쨌든 2장 X 500=천만원 벌었음)
혼자 산골에 남아 있다하여 할 일을 않고 빈둥거리지만은 않는다. 오히려 아내와 둘이 있을 때 보다 일을 더 빡세게 한다는 게 맞을 것이다. 다만 일을 할 때 아내의 존재가 없음에 신명이 나지 않을 뿐이다. 그저 묵묵히....
우리 집 위쪽으로 某공기업을 은퇴한 최公(최씨, 최형!, 최 선생! 하기 뭣해 이렇게 호칭함)이 이주한 것은 1년 전이다. 크게 친하지 않기에 조우하면 그저 목례정도로 지냈는데 지난 겨울 마을회관에서 자주 상면하고 또 내가 6-7세 많은 관계로 서열(?)이 대충 확립되면서 요즘은 제법 반가운 척하며 지내고 있다.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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