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의 얘기가 시작되기 전 나도 집히는 데가 있다. 그날 새벽 1시쯤에 수아의 울음소리 때문에 깼다. 늘 새벽이면 나를 찾는 수아지만 의외였다. 보통은 아무리 빨라도 4시 경인데, 새벽 1시라니...그래도 급히 어린 것을 안고 내 방으로 와(안 그러면 다른 쌍둥이가 깨어 쌍고동이 울린다.)재웠는데....그리고 난 나대로 잠이 오질 않아 컴을 켜고 새벽신문을 보다가 썰도 풀고, 그런데 잘 자던 수아가 갑자기 자지러지며 제 엄마를 열심히 찾는다. 아무튼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을 하기에 녀석을 안아들고 어르고 다독이고 다시 재웠는데 얼마 있다가 또 엄마를 부르며 통곡을 한다. ‘이 놈이 꿈을 꾸었나?’ 이번엔“수아야! 할머니한테 갈까?”그러자 눈을 감은 채로 고개를 끄덕이는 녀석을 제 할머니에게 데려다 주고 그렇게 그 밤을 하얗게 보냈는데....(물론 이 때 까지도 마누라와는 어떤 대화도 없이....)
아침에 주아는 그 밤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 채 열심히 깔깔거리고 흥얼거리고 제 할머니 바지자락을 붙잡고 잘도 노는데 수아는 도대체 일어날 줄 모르고 까부러져 있는 것이다. 아니 아주 축 널어져 있다. 그 광경을 보고 걱정스럽긴 하지만 말도 못하고 거시기 마려운 강아지처럼 왔다갔다 불안해하는 나를 보고 마누라가 입을 연다.“엊저녁 잠을 못자서 지금 잠이 오는 모양 이예요!”삼남매를 키워 시집장가 보낸 저력의 마누라 말을 믿을 수밖에. 그렇게 시간여를 보냈지만 여전히 수아는 축 널어진 채로 일어날 줄을 모른다. 결국 강제로 아이를 깨워 밥을 떠 먹였으나 도저히 먹지를 않는다.(원래 수아는 주아에 비해 입이 짧고 먹성이 좋질 않다.)치즈 한 조각에 요거트 한 병을 거의 강제로 먹이다시피 하고 유아원엘 데려다 주었고, 가는 과정엔 제법 조잘거리고 떠들고 했으며 유아원 저희 방으로 들어가며 배꼽인사를 땅에 닿을 듯...그렇게 명랑하게 했었는데... 그런 수아가 갑자기 문제가 있다며 유아원에서 제 할미 쪽으로 전화가 왔고, 그 전화를 받자마자 마누라도 수저를 들지도 못하고 달려 왔다는 것이다.
수아를 데리러 유아원으로 가는 사이 마누라는 얘기를 시작한다. 유안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그날에 있었던 알림장 살피기이다. 무얼 먹었는지? 어떤 놀이를 했는지? 누구와 싸웠는지? 때렸는지? 고집을 피웠는지? 등등의 유아원에서의 생활기록을 생생히 알림장에 써서 보내준다. 그날 특이 동향은 없었는데 점심시간에 미역국을 먹었다는 것이다. 수아가 미역국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그날 저녁부터 한 밤까지 설사를 세 차례나 했다는 것이다.“그걸 왜 이제 얘기해!?”항의 하듯 하는 내게“언제 말할 기회나 있었어!?” 하긴“......”제 성질 못 이겨 사흘씩이나 말할 기회조차도 주지 않았던 것이다.
수아를 병원에 데리고 가봐야겠다며 미리 연락해 두었기에 수아와 주아(그렇게 뜯고 싸워도 둘 중 하나가 안 보이면 또 난리가 난다. 하여 함께 조퇴를 시킴.)는 조퇴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아무튼 그길로 20여분 거리의 충주 소아전문병원으로 달려가니‘약간의 감기 끝에 오는 증상’이란다. 그리고 크게 걱정하지 말라는 안심 표 보너스까지 첨언해 주며. 기꺼운 마음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나와 마누라는 밀린 사흘치의 수다를 떨고 있었다. 쌍둥이가 없었더라면 어땠을까? 아직도 마누라와는 냉전을 하고 있을까? 아니 다시 또 마누라와 전투가 벌어지면 어쩌지? 만약 적에게 꼼짝 못 할 경우 오병규 병장은 누가 구하지? 전투는커녕 아예 받들어 모시고 살아야 하나? 아~! 잘나갔는데....말년에 이게 무슨 꼴이람.
수아는 오늘 이 시각에도 이 할애비의 품을 찾아와 깊이 잠들었다. 이제 한 달 후면 이러지 못해 어쩌지???
그러나 저러나 큰일이다. 쌍둥이가 3월이면 저희 집으로 간다니...웬만하면 이곳에서 자랐으면 좋으련만...제 아비 어미가 고집을 꺾지 않으니... ‘애 키우는 게 그리 쉬운 줄알어!?’라며 원망 섞인 푸념을 해 보지만, 제 새끼 보고 싶어 주말마다 내려오는 것도 못할 짓이긴 할 것이다. 그래도 그렇지... 내 방패를 데리고 올라가면 나는
그날 수아는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명랑모드로 돌아왔고, 여전히 저희끼리 서로 괴롭히고, 심술부리고, 싸우고, 울고.... 아이고! 이거뜨리....!! 사흘 간 서재에 처박혀 있을 때가 좋았는데....ㅎㅎㅎㅎ....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어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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